노을이 아름다운 구절초 명품 십리길, 구석의 상처가 덧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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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가본 곳

2018. 10. 16.

10월 14일

경남 구절초를 검색하니 밀양의 구절초와 역시 밀양 수산의 구절초가 검색되었습니다. 수산은 낙동강변의 마을로 4대강공사가 한창이었던 때에 경블공과 네티즌이 함께 지율스님의 전시회와 함께 낙동강 순례를 했으며 우리는 당시 낙동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우리의 활동은 한시적이었으며, 이후 언제 만나서 그길을 다시 걸어보자고 했지만 각자 생활이 있다보니 당시 순례길과 전시를 했던 곳을 찾지 못 했습니다.

수산다리는 창원 대산과 밀양 하남을 잇는 다리로 옛다리와 새다리가 있는데, 이제 전설처럼 들리겠지만 몇 년전 4대강공사로 그 다리 아래의 낙동강에서는 끊임없이 모래가 퍼올려졌으며 주변에는 모랫바람이 불었습니다. 이명박의 자랑인 4대강공사현장인 수산다리 아래의 낙동강 둔치로 갑니다.

- 경남낙사모의 아름다운 해산식 2010.12.31 

 

준공표지석입니다.

- 낙동강 살리기 16공구 사업

- 공사구간 : 하남읍 수산리 - 명례리 일원 (5km)

                 창원시 대산면 일동리 - 유등리 일원(8km)

- 발주청 : 국토해양부 부산지방관리청

 

명례리는 명례성당이 있는 곳이며 강건너의 유등리는 대산미술관이 있는 곳입니다. 당시 명례성당에도 갔으며, 대산미술관 방문후 낙동강 둑에도 올라 공사현장을 다 봤습니다.

 

 

공사현장 입구에는 아래의 안내판이 있었으며 강의 모래는 파서 기계로 끌어 올렸으며 포크레인으로 퍼서 트럭에 실어 날랐습니다.

이렇게 끌어올린 모래는 준설토라는 이름으로 인근 농경지를 메우는 이른바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했는데, 농지 리모델링 사업은 4대강 사업으로 발생하는 준설토를 인근 농경지에 성토해 농지를 하천 수위보다 높이는 사업입니다. 우리는 이날 삼랑진에 들려 생림으로 왔는데 당시 생림의 논에도 모래무더기가 그득했었습니다.

즉, 낙동강사업 공사장에서 나오는 모래로 강변의 농지를 높이는데, 기름진땅에 모래를 성토하면 그 논밭이 구실을 하겠습니까.

 

 

2010년 장맛비가 쏟아진 7월 18공구 청암지구 농지리모델링 현장입니다. 논에 부은 모래가 장맛비에 다 쓸렸습니다.

 

 

2010년 역시 장맛비가 많이 쏟아지던 날 이웃 천부인권님과 수산다리에 멈춰 4대강 공사현장을 비를 맞고 찍었으며, 건너 곡강정에 가니 수산다리와 4대강 사업현장이 보였습니다. 곡강정 위에는 본포나루에서 쫒겨난 '알수 없는 세상'이 있는데 우리는 우연히 그집을 만났으며 그곳에서 본포나루가 보입니다.

'알 수 없는 세상'은 부산, 경남, 울산은 물론 멀리 서울에서 온 문인들이 즐겨 찾는 '사랑방' 구실을 했는데, 집이 하천부지인 제방 위에 있어 수해 등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이 집을 철거하겠다는 통보를 보냈습니다.   
주인인 장윤정 시인은 "그동안 이 곳을 아끼는 지역 문인들이 국토관리청과 창원시 등에 나루터를 살려달라는 진정을 여러 번 냈으나 현행법상 곤란하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어려웠던 시절 우리 부모 세대의 정취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문화유산을 잃게 생겼다"며 뜻있는 지역민과 문인들이 나루터 살리기 음악회를 열었으며, 부산 경남지역 문인, 시민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1만 명 나루터 철거반대' 서명운동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많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세상'은 철거가 되었으며, 장윤정 시인은 밀양 초동의 곡각정 위로 추적추적 걸어 갔습니다.

 

가끔 생각합니다. 뇌경색이 4대강 공사현장을 본 후 발병되어 다행이라고요. 그전에 병이 발병되었다면 진알시나, 언소주활동을 그만둔것처럼 마음만 방방뛰고 지율스님 사진전이나 낙동강 순례를 하지 못 했을 겁니다. 결코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지만 그 현장에 함께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이명박은 4대강 사업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데 현재 다스로 법정에 섰지만 4대강 사업으로 꼭 법정에 서기를 희망합니다.

 

 

억울한 마음을 가라앉히며 구절초 구경에 나섰습니다. 새수산다리와 둔치에 자리를 잡아가는 소나무입니다. 보기에는 그럴듯 했습니다.

 

 

강변에서 농사를 짓는 이들은 대부분 임차를 합니다. 그 농지를 갈아엎고 농민을 내쫓은 후 그 위에 자전거길과 구절초, 메타쉐콰이어나무, 배롱나무를 심었습니다. 4대강 공사 현장을 보지못한 이들에게는 아주 그만인 자전거길이며 꽃길이며 행사장입니다.

노을이 아름다운 명품 십리길이랍니다.

낙사모 마지막 함안보 전시회를 마치고, "감히, 그 물고기 다시 노닐고, 함초롬했던 풀꽃 다시 피어나길 바라며, 함안보로 지는 해 낙동강을 차올라 낙동강으로 지기를 희망합니다."라고 했습니다. 과연 노을이 아름다운 십리길일까요. 설사 노을이 아름답다고 한들 원래의 모습만큼 자연스럽겠습니까.

 

 

둑너머에 보이는 산은 창원의 산입니다. 창원과 밀양은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있습니다.

 

 

 

4대강 공사후 강변은 농지대신 체육공원이나 꽃길이 조성되어 있는데, 의령의 기강나루테크는 이용하는 이가 없어 아주 황폐했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사실을 잊어 간다는 것은 무서운 일입니다.

 

 

부부인 듯 한 분들이 자전거를 세우고 구절초와 함께 풍경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낙동강과 꽃길 사이에는 꽤 넓은 터가 있었는데 억세와 갈대가 공존했으며 풀꽃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달맞이꽃옆의 식물은 흔히 야관문이라고 하는 비수리입니다.

 

 

 

구절초를 만나러 오는 이보다 저전거 하이킹을 즐기는 이들이 더 많았습니다.

 

 

키가 큰 나무는 메타쉐콰이어이며 맞은편의 작은 나무는 배롱나무이고 간혹 느티나무와 은행나무도 식재되어 있었습니다.

 

 

은행나무입니다. 은행나무앞에 뽕나무가 있었는데 관리를 해 주어야 할 듯 했습니다. 심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마침 중간에 강을 보러 가는 길이 있었기에 갔습니다. 왕버들과 함께 나팔꽃, 만수국아재비같은 잡풀이 있었습니다. 새수산교가 보입니다.

 

 

강 건너편은 창원시 대산입니다.

 

 

잡풀이 우거졌기에 강가로는 갈 수 없었습니다.

 

 

지금보다 더 늦은 지난해 가을 강건너편 유등리에서 이쪽(밀양 수산)을 보며 찍었던 풍경입니다.

 

 

가을이면 많이들 헷갈려하는 갈대와 억세입니다.

위는 갈대며 아래는 억새입니다. 갈대가 산만한 것에 비해 억세는 차분합니다.

 

 

약 850m를 걸었습니다. 첫번째 정자가 나타났습니다. 벤취에 하얀 뭔가가 있어 다가가니 아기모자였습니다.

 

 

아기가 가을나들이를 나왔다가 구절초에 취해 모자를 떨어뜨린 모양입니다. 누군가가 구절초 세송이를 놓아 두었습니다. 따듯한 마음이지요.

 

 

이제 양쪽에 구절초가 피었습니다.

반가운시를 만났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입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구절초는 자세히 보지 않아도 예쁜꽃입니다.

뒷쪽에는 풀꽃 3이 있습니다.

기죽지 말고 살아 봐

꽃 피워 봐

참 좋아

구절초는 생명력이 강하며 번식력도 강한 식물이기에 절대 기죽을 일이 없는 꽃입니다.

 

 

 

자전거는 잊을만하면 쌩지나갔고 얼라아부지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나갈때는 함께 나가지만 목적지에 도착하면 따로 놉니다.

 

 

 

나도 기념사진 하나 찍어 주소. 무얼 할 때인지 자세가 엉거주춤합니다.

 

 

돌아보니 수산교가 또 보였습니다. 우리는 이즘에서 돌아섰습니다. 가도가도 구절초꽃밭이며 상처인 낙동강변이니까요.

 

 

첫번째 원두막을 지나니 아까 있던 하얀모자가 그대로 있었습니다. 얼라엄마가 디숭궂은 여인네인 모양입니다.

 

 

하얀구절초 한송이를 꺾어 분홍구절초옆에 두었습니다. 그때 지나가던 여자분이 예쁜데 사진을 찍어도 될까요 했습니다. 그 여자분은 모자와 구절초를 제가 소품으로 이용한 줄 알았던 모양입니다. 저도 모자가 있기에 구절초 한송이 더 두고 찍었습니다. 예쁘죠?

 

 

 

좋은 일과 좋은 기억만 가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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