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지 보러 오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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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가본 곳

2019. 6. 11.

6월 9일

산청은 너무 멀제?

1박 해야 제대로 구경을 하지요.

그럼 다혜원 갑시다.

다혜원?

삼랑진 산중턱에 있는 허브농원, 전에 갔잖아. 라벤더 두 개 사야지.

 

10년만에 다혜원 허브월드로 갔습니다. 그 사이 산중턱까지 전원주택들이 들어 섰습니다. 이곳에서 뭘 해 먹고 살지?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림같은 전원주택들은 고개를 돌때마다 나타났습니다.

 

다혜원 허브월드

그런데 간판이 없었습니다. 입구의 작은 집 창문이 열려 바람에 드나들긴 했지만 사람이 없는 듯 했습니다.

갑시다. 나가는 집 같네.

그러거나 말거나 살풋살풋 걸어 안으로 들었습니다.

 

 

여름꽃이 피기는 했지만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10년전 열정의 허브월드는 분명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계속 걸어 들어 갔습니다.

 

 

텃밭이다. 사람이 있나 보나, 잡초도 하나 없네.

다른 곳과 달리 작은 텃밭에서 사람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변의 매실나무도 수확을 마쳤습니다.

 

 

샤스타 데이지와 개망초가 어울렸습니다. 주인장은 어디로 가셨을까.

 

 

오래전 이 자리에는 예쁜 카페가 있었으며, 하우스도 있었습니다. 큰맘먹고 아이스커피를 팔려 드릴려고 했는데 점방이 없어지고 텐트가 있었습니다.

 

 

나무상자 텃밭에는 상추가 있었습니다. 우리 텃밭과는 달리 상추가 야무졌습니다.

 

 

방금 다녀 온 안태호가 보였습니다.

 

 

누군가가 와서 얼라아부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주인인줄 알고 인사를 하기에 우리도 구경 온 사람인데 마치 나가는 집 같다고 했답니다. 그 노부부와 우리는 따로 다혜원을 걸었습니다.

 

 

다혜원은 계단식 화원으로 뒷쪽으로 들어 위로 가니 차가 두 대 있었습니다. 사람이 살기는 사나 보다.

장미덩쿨을 이렇게 예쁘게 올려 두었는데 사람이 없다면 이상한 일이지. 그 윗쪽에도 주택이 들어 섰습니다.

한때는 힐링의 정원이었지만 이제 마지막 방문이 될 수 있으니 알뜰히 둘러 보기로 했습니다.

 

 

예전의 다혜원 냄새가 나는 풍경입니다. 이랬습니다. 화초 하나 하나에 정성을 가득 담아 길러 낸 그런 곳이 허브월드였으며, 작은 허브를 구입했지만 이름표까지 달아 주었습니다. 여기서 허브엑기스도 구입했습니다.

 

 

지고 있는 영산홍 너머로 안태호가 또 보였습니다. 여기는 해발 500m입니다.

 

 

차는 있는데 주인은 어디로 갔을까. 가만히 앉아 꽃을 찍었습니다.

 

 

한련화와 샤스타 데이지, 섬초롱꽃입니다.

나중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올라 와서는 섬초롱잎을 가르키며 곰취같다고 하기에 섬초롱이라고 했습니다.

그 사람들은 부동산에서 나온 주인과 손님인 듯 했는데, 우리에게 전원주택지 보러 오셨냐고 물었습니다. 우리는 구경왔다고 했지요.

그런데 다혜원을 왜 그만두었느냐고 물어 보니 자녀들이 다 자랐으며, 워낙 넓다보니 관리에 어려움이 있어서 전원주택지로 분양한다고 했습니다.

아~

비록 10년만에 다시 찾았지만 허브하면 다혜원이는데 아쉬운 마음이 밀려 들었습니다.

얼라아부지에게 그랬습니다.

여기다 전원주택을 지으면 화초가 있으니 참 좋겠다고.

다 뒤집을 건데 꽃이 남아 있겠소.

그런가, 그렇겠네. 화초가 다 죽겠네. 아깝다.

 

 

 

 

이 예쁜 열매는 무슨 나무의 열매일까?

잎이 크며 열매의 색은 싱그러웠습니다. 키가 큰 이 나무는 비탈길을 따라 몇 그루가 있었고 하늘정원쪽에도 있었는데 얼라아부지가 호두나무 열매라고 했습니다. 나는 모르는 게 왜 이리 많을까.

 

 

꽃밭이 대파밭이 되었네. 이른 봄에는 산수유꽃도 피었겠네.

10년동안 무심했던 게 죄송했습니다. 그랬습니다.

 

 

마당에 고른 잔디가 있는 하늘정원입니다. 노부부는 정자에서 햇빛을 피하고 있었습니다.

정성으로 일군 화원을 버리야 하는 마음은 어떨까요. 잔디 하나에도 땀이 배였을 것이며 쌓아 올린 돌담 하나에도 땀이 고였을 텐데 이제 전원주택지랍니다.

 

 

 

봄에는 복사꽃도 피었구나.

 

 

 

우리는 빈손으로 다혜원보다 더 높은 천태산을 달려 천태호로 갑니다.

천태호의 주소는 양산시 원동면 용당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