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토종닭 한 마리 코스요리, 4인이 먹고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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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우야든둥 잘 묵자

2019. 8. 28.

8월 3일

이튿날 숙박은 대흥사 근처로 잡았습니다. 100년 유선여관으로 하고 싶었는데 욕실과 화장실이 실외에 있었으며 공동사용이라 작은 아이가 불편해 할 것 같아 큰아이가 황토 한옥을 예약했습니다.

폰으로 검색을 하니 나름 괜찮은 것 같았는데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 리뷰와 딴판이었습니다.

출입문은 뻑뻑했고 방안에서는 냄새가 많이 났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다른 곳을 잡을 수 없었기에 짐을 풀었습니다.

얼라아부지가 해남 토종닭 한 마리 코스요리가 있다기에 검색을 하니 '해남 통닭거리'가 있었는데, 완도에서 숙박소가 있는 삼산면으로 가는 도로변에 있었습니다.

진솔통닭이 '알쓸신잡'에 나왔다기에 그곳으로 전화를 하니 영업을 마감했다고 했습니다. 해가 길지만 시골이며 시간이 있다보니 그런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숙박업소의 주인에게 근처 괜찮은 밥집을 알려 달라고 하니 옛날에 영업을 했다면서 '태양정'에 전화를 하여 영업중이냐고 물어 보더니 그곳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라고 했지만 시골 사람의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는 멀 수도 있기에 우리는 차로 이동을 했습니다. 근처에 대흥사와 계곡이 있다보니 민박집이 많았으며, 태양정에 도착하니 마당(주차장)에 차가 꽉 차 있었습니다.

숙박업소의 사장님과 통화를 하신 태양정의 사장님이 우리를 반기며 방으로 안내 해 주었습니다. 손님이 방금 나갔는지 밥상은 아직 치워지지 않았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사장님이 다시 오셔서 밥상을 치우고 주문을 받았습니다.

태양정은 오리전문점인 모양이었습니다. 닭 한 마리 코스도 가능했습니다. 우리는 토종닭을 부탁했습니다.

 

 

 

여름 보양식으로 삼계탕을 많이들 먹는데 해남에서는 닭 한마리로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 냅니다. 닭을 즉석에서 잡아 육회도 나온다고 했는데 더위탓인지 육회는 나오지 않았으며 닭주물럭이 먼저 나왔습니다.

남도답게 다양한 밑반찬이 나왔는데 생선구이는 어딜가나 나오는 듯 했습니다. 모두 리필이 가능했는데 우리는 옥수수샐러드를 몇 접시나 먹었습니다.

 

 

닭주물럭이 푸짐했습니다. 중간에 가스불이 약했기에 가스를 교환하여 구웠습니다.

꿩과의 조류인 닭은 알과 고기를 얻기 위해 가축화된 동물로 닭고기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소비하는 가금육으로 어느 요리에나 잘 어울리며 개별요리가 되기도 합니다.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닭 요리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 함량은 상대적으로 낮아 건강식을 찾는 현대인에게 안성맞춤인 식재료입니다. 또한 소화·흡수가 잘되고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는 물질이 많아 체력을 보충하는 보양식으로도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 많이 찾는 음식이기도 합니다.

닭고기에 함유된 메티오닌은 간의 해독작용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며, 가슴살에는 철새가 장시간 비행할 수 있는 힘의 원천으로 밝혀진 피로회복 물질 이미다졸디펩티드가 많이 함유돼 있다고 합니다.

기름이 흐르는 구멍에 풋고추를 끼워 구멍을 막았습니다. 나중에 고추가 타기에 다른 고추로 갈았더니 서빙 언니가 구멍을 내지 않고 고추를 끼우면 터진다고 하며 고추를 뚝 잘라 다시 끼워주었습니다.

 

 

이어 닭날개구이가 나왔습니다. 토종닭이라 크다보니 낡개도 4인이 먹을 수 있도록 튀겼습니다. 옛날 통닭을 먹는 기분이었습니다.

닭고기는 어떤 요리라도 다 맛있습니다.

 

 

닭주물럭이 익어 갑니다. 익어 가는 냄새에 뱃속에서는 계속 꼬르륵 거렸습니다.

 

 

상추에 주물럭을 올리고 장아찌와 촌된장도 올려 크게 한 입 먹어 봅니다.

 

 

주물럭을 다 먹어 갈즘 백숙과 녹두를 넣은 닭죽이 나왔습니다.

 

 

백숙에는 한약재와 밤, 대추가 들어 있었으며 백숙의 찰밥을 먹는 사이 닭죽이 적당히 퍼졌습니다.

 

 

처음 나왔을 때는 희멀겋던 닭죽은 시간이 흐르니 농도가 알맞게 되었으며 양도 많아 졌습니다.

 

 

맛의 시작 땅끝 해남답게 푸짐한 저녁식사가 되었습니다.

 

 

닭죽과 백숙 모두 남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더 먹어라고 하니 사육하냐면서 배가 부르다고 했습니다.

닭 한 마리로 4인이 먹고 남았습니다.

우리 지역에도 닭요리를 하는 곳이 제법 있는데, 대부분 한방백숙이나 불고기입니다. 그것도 한 마리씩. 그런데 해남에는 한 마리를 알뜰하게 요리를 했기에 여기서 장사하면 대박치겠다고 했을 정도의 닭 한 마리 요리였습니다.

 

 

우리가 묵은 숙박업소입니다. 대흥사 근처다보니 시골이었으며 공기는 좋았습니다. 우리가 저녁 식사를 하고 돌아오니 대구의 한 교회에서 단체로 민박을 하는지 마루에서 고기를 굽고 있었기에 냄새가 많이 났으며, 새벽부터 찬송이 계속 이어졌기에 우리의 아침은 생각보다 일찍 시작되었습니다. 남에게 덕은 베풀지 못 하더라도 민폐짓은 하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습니다.

그리고 냉동실에 생수를 넣어 두었는데 다음날 아침이 되어도 얼지 않았으며, 샤워용품도 개인이 챙겨가야 하며 머리빗도 챙겨 가야 하는 숙박업소였습니다. 하여 전날 묵었던 달빛 한옥마을은 호텔이었다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가깝다면 다시 강진 그집으로 가고 싶었을 정도였습니다. 요금은 강진과 같았는데 아침 식사는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혹여 해남 여행시에 참고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유선여관을 몇 컷 올립니다.

유선여관(유선관)은 대흥사 입구에 있으며,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한옥으로 원래는 대흥사를 찾는 신도나 수도승들의 객사로 사용했다고 하나 40여 년 전부터는 여관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서편제 등 영화촬영장소였기도 하며 1박 2일팀도 다녀간 숙소입니다.

야트막한 담장 너머 아담한 마당 한복판에 있는 정원을 중심으로 부드러운 곡선미가 돋보이는 건물들이 미음 자 형태를 이루고 있었는데, 사진을 찍기 위해 들렸지만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공간이었습니다. 벌교의 보성여관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였는데 보성여관은 도심에 있다면 유선관은 계곡을 끼고 있으며 주변이 트여 있습니다.

 

 

 

 

 

 

 

이제 대흥사로 갑니다.

'산사, 한국의 승지승원(Sansa, Buddhist Mountain Monasteries in Korea)'이란 이름으로 한국의 13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된 대흥사는 25년전 아이들이 어렸을 때 꼭 한 번 방문한 사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