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초기 작업, 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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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2020. 7. 8.

6월 27일

벌써 몇 번째인 줄 알 수가 없습니다. 처음으로 할 때는 일 년에 몇 번이나 예초기 작업을 하나 세어 봐야지 했는데 횟수가 거듭될수록 까먹게 됩니다.

요즘은 보름 만에 예초기 작업을 하는 듯하며 이른 봄과 가을에는 횟수가 요즘처럼 많지 않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 함께 텃밭일을 할 때는 뒷문을 이용합니다. 입구부터 잡초가 꽉 찼습니다.

 

대추나무를 예초기로 날릴까 봐 나무 근처의 잡초는 낫으로 베고 있었습니다. 하여 저도 목단과 봉숭아 주변의 잡초를 손으로 뽑았습니다. 이른 봄에 심은 목단을 지난번 작업 때 날렸기에 주변에 나뭇가지를 덮어 두긴 했지만 작업을 하다 보면 안 보일 것 같아서요.

 

얼라아부지는 보호구를 착용합니다. 예초기 작업은 위험한 작업이다 보니 무릎과 머리에 보호구를 착용합니다. 하면서 웅덩이 주변의 그릇을 치워 달라고 했습니다.

텃밭에서는 의외로 많은 용기들이 필요한데 바구니와 밑이 막힌 그릇, 바가지 등입니다. 웅덩이 주변에는 언제나 웅덩이 물을 펄수 있도록 몇 개의 딸기 대야를 비롯하여 그릇이 있는데, 바로 놓을 경우 빗물이 고이면 장구벌레가 생기기에 엎어 두는데, 이 그릇을 집을 때마다 혹시 뱀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작은 독사가 그릇 크기만큼 똬리를 틀어 앉아 있었습니다.

근처에 뱀퇴치용 봉숭아를 심어 두었는데 소용이 없는 듯합니다.

 

텃밭농사 몇 년이면 이제 뱀을 무서워하지 않을 때도 되었건만 다리가 많은 벌레나 다리가 없는 건 여전히 무섭습니다.

뱀이다 하니 얼라아부지가 어데 어데 하며 두리번거리기에 웅덩이를 가리켰습니다.

긴 장대로 톡톡 쳐서 장대에 걸어 울 밖으로 버렸습니다. 공생 좋습니다. 그러나 뱀은 너무 징그럽습니다.

그리곤 우리는 그릇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얼라아부지 역시 장구벌레와 뱀을 생각했다고 합니다.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입구 언덕의 돼지감자부터 아래의 바랭이까지 모조리 베었습니다. 그러면서 호박 덩굴도 몇 날렸습니다.

 

웅덩이 주변도 깨끗해졌습니다. 창고에서 갈고리를 가져와 웅덩이에 떠 있는 베어진 잡초들을 건져내었습니다.

 

정구지밭을 거의 다 맸을 무렵 정구지밭까지 왔습니다.

조마조마하며 나중에 보니 꽈리와 봉숭아는 무사했는데 백합은 조금 날렸습니다.

 

맨 위의 밭입니다. 밭두렁에 쑥이 특히 많은데 참외덩굴도 피하고 두렁의 피마자와 아욱도 잘 피해 작업을 마쳤습니다. 얼음물을 가져가길 다행이었습니다.

 

29일

작업을 마친 텃밭을 다시 한번 점검했습니다. 그 사이 베어진 풀이 마르고 있었습니다.

 

언덕의 잡초도 잘 베어졌으며 정구지밭도 깨끗해졌습니다. 이날 저녁은 너무 피곤하여 나가서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