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에 쑥대밭 된 텃밭, 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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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2020. 7. 24.

7월 24일

어젯밤에는 마치 하늘에 구멍이 난 듯 장맛비가 퍼부었습니다. 기사를 보니 부산은 정말 물난리가 났었습니다. 한때 부산에 살았다 보니 부산 뉴스에 자꾸 눈이 갔으며 잠까지 설쳤습니다.

텃밭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비가 살풋살풋 내렸지만 우산을 들고 텃밭으로 갔습니다. 도랑물은 꽐꽐했으며 텃밭 입구 계단은 빗물에 파여 마치 도랑 같았고 출입문쪽은 지반이 약해져 무너지려고 했습니다.

제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텃밭은 온통 초록초록이었습니다. 잡초밭이 되었습니다. 지난주 예초기작업을 하려고 하는데, 어차피 비가 또 내릴 거니 다음 주에 하자며 꼬셔서 봉하마을과 주남저수지 연꽃을 만나고 왔었는데 후회가 되었지만 늦었지요.

애지중지 꽃길입니다. 꽃길이 없어졌습니다. 글라디올러스, 뻐꾹나리, 봉숭아 등이 피었지만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꽃길에서 아래를 본 밭입니다. 작물이 어떤건지 잡초는 또 어떤 건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 아래밭입니다. 입구에 참외와 수박이 있고 가운데에는 참깨와 쑥갓, 상추, 대파 등이 있으며 뒤로는 배추, 청경채, 여주, 애호박 등이 있습니다.

 

참외, 참깨, 배추가 모두 녹았습니다. 어떻게 치우지. 차라리 텃밭을 버릴까.

 

익모초 꽃을 보려고 두었는데 너무 자라 가지가 부러졌으며, 옆에는 애호박이 종아리만큼 자랐고, 아래에는 뽑아 버린 양대 콩에서 싹이 났습니다.

 

위의 밭 아래 밭둑입니다. 잡초가 너무 자라 발을 들여놓기가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멀대처럼 키가 큰 고추밭입니다. 고추가 제법 익고 있었습니다. 해가 좋다면 홍고추 첫 수확을 할 시기인데 해가 언제 날런지 첫 수확을 언제 할지 기약이 없는 고추밭입니다.

 

고추밭 안쪽의 들깨와 정구지가 있는 곳인데, 들깨는 잎이 잘 자라주어 고마웠지만 정구지밭은 또 잡초밭이 되었습니다. 비를 맞으며 들깻잎을 땄습니다.

 

단호박과 맷돌호박이 어우러져 있는데, 단호박은 많이 따 먹었기에 수확할만한 게 없었습니다. 맷돌호박은 툭 떨어질까봐 그물망으로 싸 주었는데 옆의 호박이 더 컸습니다.

 

단호박 옆의 토마토와 방풍, 토란 등이 있는 곳입니다. 고구마순을 땄습니다.

 

오이는 소비가 되지 않기에 수확을 포기했습니다. 먹을 사람이 없습니다.

 

오늘 수확물입니다. 고구마순, 가지, 애호박, 들깻잎입니다. 집에 와서 깻잎을 살짝 찐 후 양념장을 발랐습니다. 갑자기 왜 이런 음식이 먹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 이래서 텃밭을 버릴 수가 없습니다.

 

자두입니다. 다가오는 휴일에 자두를 따자고 했는데 비가 오면 미루어질겁니다.

 

애지중지 수련입니다. 수련은 구입했을 때부터 계속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비를 맞으니 더 신선합니다.

이게 또 텃밭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