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지(부추) 꽃을 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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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2020. 9. 9.

8월 31일

정구지(부추)는 주요한 식재료 중 하나입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부침개를 부치고, 밑반찬으로 김치를 담그며, 국수를 만들 때는 고명으로 쓰이기도 하고 돼지국밥과 재첩국에도 정구지는 꼭 들어가는 채소입니다.

 

정구지는 경상도 방언이며 표준어는 부추인데요, 예로 부터 부추를 일컫는 말로 부부간의 정을 오래도록 유지시켜준다고 하여 정구지(精久持)라 하며, 신장을 따뜻하게 하고 생식기능을 좋게 한다고 하여 온신고정(溫腎固精)이라 하며, 남자의 양기를 세운다 하여 기양초(起陽草)라고 하고, 과부집 담을 넘을 정도로 힘이 생긴다 하여 월담초(越譚草)라 하였고, 장복하면 오줌줄기가 벽을 뚫는다 하여 파벽초(破壁草)라고 하였다고 할 정도로 많은 별명이 있습니다. 또 '봄 부추는 인삼·녹용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과 '첫물 부추는 아들은 안 주고 사위에게 준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아들에게 주면 좋아할 사람이 며느리이니 차라리 사위에게 먹여 딸이 좋도록 하겠다는 의미를 가졌다고 할 정도로 첫물 정구지는 우리 몸에 좋다고 합니다.

 

정구지 꽃은 예쁩니다. 그러나 꽃이 필 때는 정구지가 억세지기에 식용으로 하기에는 마음이 선뜻 내키지 않습니다. 예쁘다고 마냥 꽃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꽃구경하느라 씨앗이 영글어 떨어져 정구지밭이 엉망이 되었거든요. 하여 정구지 꽃대를 베었습니다. 아까운 마음이 들긴 했지만 잡초매기와 정리를 하는데 힘이 많이 들었거든요.

 

정구지는 특유의 향이 있는데 벌과 나비는 이 향이 좋은지 정구지밭에 가면 꼭 몇 마리씩 앉아 있습니다. 그러나 다가가면 포르르 날아가버립니다.

 

정구지밭은 매실나무가 있는 밭에 재배를 합니다. 그런데 매실나무 아래에 꽈리 아주 많이 났습니다. 처음 꽈리는 계단의 감나무 아래에 심었는데 씨앗이 날렸는지 흙을 퍼 나르면서 뿌리가 달려왔는지 알 수 없지만 거름이 좋다 보니 튼실하기까지 합니다.

 

꽈리 뒤쪽에는 달개비가 또 만발했습니다. 달개비는 닭의 장풀로 달개비라고도 불리는데 닭장 근처에서 잘 자라고, 꽃잎이 닭의 볏과 닮아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풀밭, 습기가 있는 땅, 길가 등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1년생 잡초로서 높이 15~50cm로 깁니다. 줄기는 옆으로 비스듬히 자라고 마디가 굵고 마디 부분이 흙에 닿으면 마디에서 뿌리가 나오며, 잎은 달걀 모양으로 어긋나고 잎의 끝은 뾰족하며 밑부분이 얇은 잎집으로 줄기를 덮고 있습니다.

달개비도 예쁜 꽃이긴 한데 농작물 재배를 하는 밭에서는 잡초로 취급합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시작한 일인데 가위로 정구지를 베니 손가락이 아파 정구지 낫으로 베었습니다. 이런 낫이 있는지 몰랐는데 황진이님이 미니 낫을 들고 다니며 우리 텃밭에서 정구지를 베었기에 철물점에서 구입했습니다.

가위보다 효율적이었습니다.

 

베어낸 정구지와 달개비 등 잡초가 산을 몇 이루었습니다. 이대로 두면 정구지 씨방이 영글어 익어 씨앗이 떨어지기에 모두 안아 언덕으로 던졌습니다. 언덕에 정구지가 날 경우에는 뿌리가 언덕을 보호할 것이며 꽃이 피면 언덕이 예쁠것 같아서요.

꽈리가 쓰러져 있지만 세울 엄두가 나지 않아 그대로 두었습니다. 그러다 태풍이 지나갔습니다.

 

뒤쪽의 달개비를 베어 내니 밭이 홀가분해졌습니다.

 

작은 잡초는 그대로 두었더니 밭이 깨끗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볼만합니다.

 

태풍이 내린 비에 정구지가 쑥 자라 있었습니다. 9월 3일

다시 꽃대가 올라오기는 하겠지만 새로 자라는 정구지는 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