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소국이 피니 가을이 깊어간다 / 10월 텃밭에 핀 꽃들

댓글 0

마음 나누기/맑은 사진 - 꽃과 …

2020. 10. 29.

10월 18 ~ 26일

텃밭의 작물과 화초가 예전만 못 합니다. 긴 장마와 폭염의 여파가 나타나는 거지요.

그렇지만 그래도 가을꽃이 피고 깊어 갑니다.

 

18일

봄날 이 꽃길은 찬란했으며, 이태전 가을에도 향기로웠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겨우 가을임을 알리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 정도로 제가 농부가 되어 가는 중임을 중명하는 꽃길이기도 합니다.

 

한때는 구절초가 많이 피어 구절초 꽃차를 만들고 했었는데, 장마와 폭염으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구절초밭입니다.

18일, 요양보호사 일을 쉬는 날이며 얼라아부지가 일요일임에도 일을 갔기에 오랜만에 일찍 텃밭에 갔더니 이슬이 맺힌 꽃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역시 청초한 구절초 꽃입니다.

 

꽃향유가 피기 시작했습니다. 잡초를 뽑으면서 흰색 꽃향유는 뽑아 버렸는지 올해는 피지 않고 보라색 꽃향유만 피고 있습니다. 꿀풀과 입니다.

 

그동안 꿩의비름인 줄 알았는데 야사모에 동정을 구하니 큰 꿩의비름이라고 합니다. 예초기로 잘라 겨우 꽃구경했네요.

 

장마 전에 순지르기를 3번 해 주어야 한다는 국화인데 모두 놓쳤습니다. 이 소국은 번식력이 강하기에 뽑아 다른 곳으로 옮길 예정입니다. 소국이 있는 화단은 너무 복잡하거든요.

 

순지르기를 하지 않았더니 키가 자라 쓰러졌습니다. 맞은편의 산부추는 계속 봉오리만 있습니다.

 

뜬금없이 꽃치자 한 송이가 피었습니다.

 

꽃치자를 지나 아래로 내려가면 여주 지지대가 있고 밭두렁에 금송화가 있는데, 이 꽃은 서리가 내려도 피어 있습니다. 뱀 퇴치용으로 심은 식물인데 색감도 좋으며 개화 기간이 길어서 좋습니다.

 

텃밭 문을 열면 계단이 나오고 재래종 작약이 피는 곳에 가을이면 황홀한 보라색 꽃을 피우는 아스타입니다. 꽃의 색이 환상적이라 배내골에서 얻어 와서 심었는데 이 화초도 예초기에 수난이 심합니다.

 

가을이면 오매불망 기다리는 향소국입니다. 향소국이 피어야 가을이 완성되는 듯하거든요.

늘어져도 혹여 꽃을 못 피우는 사태가 생길까봐 차마 손을 대지 못 하는 식물입니다. 먼곳에서 왔기에 그런가 봅니다.

향소국은 국화과의 다년초로 향기가 좋고 국화과 중 가장 늦게 피는 꽃으로 향기가 좋은 소국이라 '향소국'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향소국은 30~60cm 정도 자라고 7~11월에 꽃이 피는데, 실버 그레이의 아름다운 잎이 특징이며 추위에 강하고 목질화 된 가지들이 늘어지며 멋진 수형을 보여 준답니다.
* 목질화(木質化) : 식물의 세포벽에 리그닌이 축적되어 나무처럼 단단해지는 현상.

 

향소국 맞은편에서 미국쑥부쟁이가 있습니다. 미국 자리공이나 미국 실새삼처럼 혐오스럽지 않은 식물이기에 길거리에 핀 꽃을 한 포기 뽑아 화분에 심었습니다. 번식력이 무서우니까요. 그렇지만 꽃은 참 예쁩니다.

탁자 위에 올리거나 좀 단정한 곳에 두면 더 빛이 날 텐데 변화를 두려워하다 보니 항상 그 자리입니다.

 

요렇게요.

 

이제 쉼터인 평상 옆입니다. 대상화가 피어 있으며 6월부터 피운 별수국이 지금도 피어나고 있습니다. 수국은 장마철 꽃인데 참으로 별스러운 별수국입니다.

 

옆으로 참취 꽃과 웅덩이 옆에는 물봉선이 피어 있고 앞쪽의 무 밭에는 봉숭아도 피어 있습니다.

 

별수국입니다.

조카가 꽃을 보더니 하트 모양이라고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랬습니다.

 

계속 피어나고 있습니다.

 

불쌍한 대상화입니다. 한때는 정말 봄날이었는데 말입니다.

대상화는 미나리아재비목 > 미나리아재비과 > 바람꽃속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낮엔 덥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하다가 쌀쌀하기까지 한데, 서리를 기다리는 꽃 대상화(對霜花)의 또 다른 이름은 추명국(秋明菊)으로 가을을 밝히는 국화지만 국화과가 아닌 미나리아재비과입니다.

 

가을에도 봄처럼 보라색 꽃이 많습니다. 산 박하와 가운데는 여뀌이며 봄꽃인 제비꽃이 텃밭 곳곳에 피어 있습니다. 텃밭의 화초가 봄꽃부터 가을꽃 까지 피어 있으니 계절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23일

서리가 내리고 겨울잠 자는 벌레는 모두 땅에 숨는다 상강(霜降)입니다.

5일 만에 대상화가 꽃잎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테두리의 은빛선은 없어졌습니다. 스미는 향기는 어쩔 수 없지만 아까워서 꽃의 향기조차 맡지 못하고 그저 구경만 하며 휴대폰이나 카메라에 담기만 합니다.

 

꽃길입니다. 며칠 사이에 꽃향유가 눈에 띄게 피었습니다.

 

서서 꽃길 사진을 찍는 위를 보면 참다래가 주렁주렁이며, 아래에는 한 달 전에 파종한 꽃양귀비의 새싹이 초록 초록해지는데 다가오는 겨울을 어떻게 날지 걱정입니다.

- 양귀비(개양귀비) 씨앗 파종과 발아, 매화헐떡이 포기 나누기2020.10.04

 

국화과 중에 일찍 피는 구절초는 거의 끝물입니다. 가을이 참 짧습니다.

 

큰 꿩의비름도 지려고 합니다. 꽃향유는 절정이고요.

 

아스타도 절정입니다.

 

미국쑥부쟁이입니다. 워낙 많은 송이가 피어나다 보니 개화기간이 긴 듯보입니다.

 

파라솔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미국쑥부쟁이와 향소국이 있습니다.

 

향소국이 계속 피어나며 옆의 소국도 꽃잎을 열었습니다. 이 소국은 처음엔 다홍색이었는데 해마다 색이 변하는 듯합니다. 거름이 부족한가.

 

이태전 10월 24일의 꽃길입니다.

 

26일

다시 꽃길입니다. 지난해까지 많이 피었던 산국화를 뽑아 버렸더니 귀합니다.

노란 소국 맞은편에 아주 조금 있습니다. 이제 아껴야지.

 

마음대로 가지가 뻗친 노란 꽃이 산국화입니다. 뒤로 노란 소국이 있으며 옆으로 꽃향유가 있는데 꽃향유는 텃밭에 지천이지만 색이 예뻐서 두고 있습니다. 보라색은 빛에 따라 변하는데 환상적인 색이거든요.

 

소국보다 작은 산국입니다.

 

감나무 잎이 떨어지고 가을이 깊어 갑니다. 그런데 뱀을 만났습니다. 이 길이 조심스럽기에 뒷문으로 갔는데 마늘밭 비닐 위에 떡하니 누워 있었습니다. 추워서 빛이 필요했나 봅니다 한동안 그렇게 누워있더니 몇 십분 후에 가보니 없어졌습니다. 얼라아부지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비닐 구멍 속으로 들어간 게 아닐까 합니다. 며칠 후에는 볏짚으로 월동 준비를 할 참인데 나오면 어쩌나 벌써 걱정입니다. 한 마리가 온 텃밭을 헤집고 다니는 듯합니다. 서리가 내리고 겨울잠 자는 벌레는 모두 땅에 숨는다는 상강이 지났는데 말입니다.

 

18일 날 봉오리였던 향소국은 8일 만에 꽃잎을 많이 열었습니다. 텃밭의 그늘진 곳에서 일을 하면 손이 시릴 정도입니다.

 

향소국옆의 소국과 맞은편의 미국쑥부쟁이입니다.

이제 산부추만 피면 가을꽃이 다 피는 듯합니다.

 

산부추의 꽃봉오리인데 보랏빛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2년 전 약 한 달간의 국화과 꽃의 개화 상태 기록입니다.

-텃밭의 백만송이 국화, 구절초에서 향소국까지 국화과꽃들2018.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