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날 볏짚으로 텃밭 월동준비(동해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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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2020. 11. 26.

11월 7일

단풍 나들이 글로 텃밭 일기가 미루어졌습니다.

11월 7일은 입동(立冬)이었으며 소설 (小雪)도 지났습니다.

겨울의 길목을 입동(立冬)이라 부르는데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드는 때입니다. 이때쯤이면 막바지 가을걷이를 하며 겨울채비를 합니다.
남부지방은 12월 초 중순에 김장을 하지만 중부지방은 입동 전후에 김장을 하며 무말랭이, 시래기 말리기 등을 합니다. 예전에는 땔감으로 쓸 장작 패기, 창문 바르기 같은 일로 겨울채비에 바빴습니다.

입동일에 여러 일을 했는데, 그중에 볏짚으로 텃밭의 월동 작물의 동해예방 작업을 했습니다.
월동채소는 굳이 월동준비를 해주지 않아도 되지만 혹시 얼까 봐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이웃 논에서 볏짚을 구해 채소위에 솔솔 뿌려줍니다.

다행인 건 위 동네에 두 가구가 벼농사를 한다는 겁니다. 그러기에 볏짚을 구할 수 있는데 그 가구들이 벼농사를 하지 않는 날에는 텃밭의 채소는 맨몸으로 겨울을 나야 합니다.

벼논입니다.

 

요즘은 기계로 타작을 하기에 볏짚이 기계에서 잘라져 논에 흩어지는데, 가장자리는 기계가 벼를 제대로 베지 못하다 보니 사람의 손으로 베기에 볏짚이 온전합니다.

- '나무' 아니고 ''입니다2006.08.30

 

탈곡 때 나온 볏짚을 갈고리로 모아 포대에 담은 후 우리 밭으로 옮겼습니다. 올케가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둘이서 할 때보다 셋이서 하니 여유로워 얼라아부지는 마늘밭에 볏짚을 뿌립니다.

텃밭의  월동준비는 볏짚으로 작물을 덮어 동해를 예방하는 정도입니다.
추수가 끝난 논의 볏짚은 태우거나 수거하기보다는 갈아주기를 함으로써 논의 유기질 함량을 높이고 지력을 향상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며, 볏짚이 있는 논은 보온효과로 새싹이 발아돼 철새들의 먹이를 제공하는데, 볏짚을 걷어냄으로써 철새에게 쉼터와 먹이를 통째로 앗아가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하니 벼농사를 짓는 분들은 볏짚을 논에 그대로 두면 좋겠습니다. (추수 후 볏짚 지붕을 교체하는 날은 참새들의 잔칫날이라고 할 정도로 참새가 지붕에 많이 날아들기도 합니다.)

덕분에 밭농사를 하는 이들도 볏짚을 쉬이 구할 수 있어 좋으니 일거양득이 됩니다. 또 볏짚은 제초를 위한 흙 덮개용으로는 제일 질긴 것으로 구하기도 쉽고 효과도 제일 좋다고 하는데, 풀의 발아를 막기 위해선 흙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덮는 게 요령으로 볏짚은 다른 잡초들과 달리 섬유질이 질겨 금방 삭지 않고 수명이 오래가는 장점이 있으며, 볏짚은 비닐처럼 걷어주지 않아도 됩니다.

 

마늘밭에 볏짚을 뿌리기 전과 후입니다. 보기에 마늘이 따듯해 보입니다.

 

양파밭입니다. 뒤로는 고추가 청청합니다.

 

어린 당귀가 있는 밭입니다. 당귀의 새싹이 월동이 가능한지 시험용이라고 할까요. 집으로 몇 포기 옮겨두고 나머지는 노지에 그대로 둔 채 볏짚을 덮었습니다.

 

김장 무와 적갓 밭입니다. 기온이 영상이기에 무밭에는 볏짚을 뿌리지 않았습니다.

무는 0℃ 내외일 때 비닐, 짚, 부직포 등을 덮어주고, -2℃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는 수확하여 임시 저장해야 하며, 배추는 0~-8℃까지는 비닐, 부직포, 짚 등을 덮어주고, -8℃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면 수확하여 임시 저장하거나 김장을 해야 하는데, 만약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 수확이 늦어질 경우 보관해둔 짚으로 덮을 예정입니다.

 

무와 자색무 옆의 대파입니다. 이랑이 산 모양이다 보니 고랑에 볏짚을 집중적으로 뿌렸더군요.

 

꽃에도 좀 뿌리소 했더니 화분 등에 볏짚을 뿌리면서 다음에 시간이 넉넉할 때 양껏 뿌리라면서 두 포대를 따로 두었습니다.

볏짚 뿌리는 일이 별거 아닌듯한데 작물에 볏짚을 뿌리고 나면 마음이 든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