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쟁이의 수다/공연을 이야기하다

느낌있어kkk 2010. 1. 29. 20:10

  뮤지컬 시카고를 한마디로 한다면?이라는 질문이 있다면 나는 바로 제목처럼 써서 답을 내겠다.  쭉쭉빵빵 소위 죽인다는 여자들이 치정 등의 문제로 사람을 죽인 이야기. 바로 뮤지컬 시카고이다.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무대, 가장 섹시한 무대라는 모토로 공연되고 있는 이 무대는 확실히 시카고라는 도시에 대한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어렸을때는 시카고가 뉴욕만큼이나 화려하고 자극적인 도시일 줄 알정도니까 말이다.

 

 

 2000년 한국에서 초연이래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컬 작품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시카고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항상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했던 작품인 만큼 이번 성남 공연도 뮤지컬을 잘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알 인순이 최정원 옥주현 등의 호화 캐스팅으로 돌아왔다.

 

 

 내가 시카고를 보고 반한 이유는 나오는 인물들 모두가 다 매력적이라는 거다. 하나같이 모두 이기적이다. 살인범인 벨마와 록시하트, 그녀들의 변호사 빌리, 심지어 등장하지도 않는 시카고의 주민들까지도 이기적이다.

 그녀들은 이렇게 말한다. 너 잘못이야. 사람을 죽여놓고 천연덕스럽게 이렇게 말한다. 아주 끈적한 재즈 음악에 맞춰서. '쿡 카운티의 경쾌한 여섯 살인자'라고 불리는 여인들은 왜 사람을 죽였는지 말한다. 여동생과 바람이 난 남편, 싱글이라고 했지만 실은 여섯 부인을 거느린 남편, 심지어는 짝짝 껌을 씹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죽음을 자초했다고 이여자들은 말한다. 실제로 이 무대는 이 뮤지컬 중에 베스트에 들만큼 아주 멋있었다. 여섯명의 여자가 무대의에 의자를 놓고 아주 요염하게 춤을 춘다. 모두 블랙 코드의 옷에 몸매를 자극적으로 내놓고 말이다. 사람을 죽여놓고 살인이지만 범죄는 아니다라고 말하는 그녀들. 아주 이기적이다.

 변호사 빌리도 이기적이지만 매력적이다. 자신이 예수님을 변호했다면 역사가 달라졌을 꺼라고 말할만큼(사형을 당하지 않게 할수 있다는) 자신의 실력에 아주 자신만만하다. 자신이 변호하는 사람이 무슨 죄를 지었던 어떤 직업의식이나 소명을 갖지 않고 오직 돈, 돈으로 그는 일을 한다. 그는 소송에서 이기기 위해 연정 등 치사한 그 어떤 술수도 가리지 않는다. 이기적이다.

 무엇보다도 이기적인건 시카고의 주민들이다. 이들은 살인사건을 마치 지금의 예능프로그램처럼 즐긴다. 그리고 열광한다. 하지만 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사건이 일어난다면 싫증난 인형처럼 던져버리고 얼마못가 기억조차 하지 않는다. 이들이 바로 죄수들과 변호사들을 이기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내가 본 공연은 최정원, 옥주현 주연의 공연이었다. 둘다 워낙 유명한 여인네들이니까 기타 설명은 생략.

 

 

 초대 록시하트였다는데 이번에는 벨마로 돌아온 최정원 씨다. 록시하트와 벨마는 매우 다른데 벨마를 정말 멋지게 소화해낸걸 보니 그녀의 록시하트도 궁금하다. 벨마의 베스트 무대는 단연 'All That Jazz'. 난 이 무대를 보면서 재즈라는 단어의 어감이 참 끈적거린다고 생각했다. 벨마는 아주 요염하며 농익은 여성이다. 어린 여자들은 따라할수 없는 뭔가 중년의 농염함이라고 할까.. 인생이 그런거지라며 허무하게 굴다가도 욕심을 부리면 가장 전투적이 되는 그녀. 

 가창력또한 말할것 없이 멋졌다. 가요에서는 절대 들을수없는 창법들로 노래를 부르니까 정말 노래로도 사람을 유혹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엄청난 고음처리와 닭살돋는 기교는 많이 없었지만 뭔가 물이 출렁이듯 그런 느낌을 받았다.

 

 

 록시하트 역에 옥주현씨다. 옥주현씨는 2008년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록시하트 역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이 옷이 제 옷마냥 잘 어울린다. 이번 2010년 공연도 기대해볼만 하다.

 록시하트는 젊은 여자로 자신을 사랑해주는 남편을 따분해하며 자극적인것을 좋아하는 여성이다. 결국 자신에게 마음이 떠난 남자를 총으로 쏴 죽이는데 이 이야기가 바로 시카고의 시작이다. 그녀는 곧 시카고에서 사랑받는 살인범이 되고 그녀는 그 사실을 매우 즐긴다. 신문에 살인범 록시하트 이름이 뜬 것을 보고 자신의 꿈은 신문에 나는 것이었다며 보람차해할 정도. 주인공, 화려함, 관심을 갈구하는 그녀는 젊은 여성답게 귀엽게 섹시하다. 옥주현씨가 원래 이런 목소리였나 싶을 정도로 앙증맞게 노래를 불러서 조금 놀랐을 정도. 물론 고음처리는 옥주현 씨 특유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실 난 가수출신들의 뮤지컬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저번에 박지윤씨 무대를 봤는데 좀 많이 실망을 해서. 일단 성량이 너무 부족하고 노래와 연기를 동시에 해야하는 뮤지컬의 특성을 잘 소화해내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다. 각자 알맞는 무대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옥주현씨는 뮤지컬 무대가 더 맞아보일정도. 사실 가요 무대에서도 여러번 오바.... 적인 제스처를 취해서 화자가 되기도 했었으니까.

 

 

 어쨌든 시카고는 참 멋졌다. 라이브로 들을수 있는 재즈연주도 좋았고 섹시한 의상들과 노래들도 볼거리와 들을거리를 100% 충족시키는 무대였다. 무대위에서 담배를 피우는 퍼포먼스나 반짝이는 은빛 구두를 신고 탭댄스를 추는 장면도 단연 압권. 또한 적절하게 첨가된 유머적인 요소도 하하하 웃을 수 있을 만큼 재밌었다. 다만 어떤 리뷰를 보니 가족들과 함께 볼 뮤지컬이라 했는데 나는 비추다. 가족들이랑 티비보다가 민망한 장면이 나와도 뻘쭘해지는데 이 뮤지컬을 같이 보기는 좀, 친구와 연인을 추천한다. 물론 성적인 유머를 같이 보고도 뻘쭘하지 않을 사이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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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열리고 있는 성남아트센터의 교통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지만. 주변에 정말 아~무것도 없다. 마땅히 저녁먹을 곳도 없고. 산속에 있는거 같고. 저녁먹을곳도 없었다는... 휴.

 어쨌든 화려한, 섹시한, 머 이런 형용사를 찾는 다면 이 뮤지컬 시카고를 추천한다. 정말 죽~이는 무대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