達山法師 오복주머니

공수래 공수거해야 할 나그네 인생길이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하길 바라면서....!

< 그냥 웃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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達山法師 詩와 글 모음~!

2020. 6. 8.

< 그냥 웃어야지 >

                             

                                      ___ 達山法師 씀 ___

 

이빨이 빠지면 지붕 위로 던지면서

까치한테 새 이빨 달라하고

 

손등 위에 모래를 꾹꾹 눌러 쌓으면서

두꺼비한테 새 집 달라하고

 

지나가던 뱀을 보면 자기 나이 먹은

수 만큼 손가락을 땅에 놓고 밟아주고

 

자치기 하다가 막대기에 눈을 찔려서

하마터면 시력을 상실할뻔 하였고

 

저수지에서 신나게 물놀이 하다가

어깨에 힘이 빠져서 황천길 갈뻔했고

 

길 위에 잡초를 몰래 묶어 놓고

에먼 사람 발 걸려서 넘어지게 하고

 

새총으로 새 잡는다고 설치다가

옆집 장독 깨지는 소리에 줄행랑치고

 

참고서 전과 사야된다고 거짓말로

돈 타내서 군것질거리 사먹고

 

점심전에 도시락 미리 먹어버리고

오후 수업시간 내내 쫄쫄이 시달리고

 

물고기 잡아서 고무신에 넣고 까불다가

허공으로 물고기는 날아가고

 

막걸리 한 주전자 심부름 하다가

돌부리에 발이 걸려서 박살이나고

 

친구하고 싸움박질 하였는데 내가

먼저 코피가나서 개망신을 당하고

 

황소 잔등 위에 올라탔다가

한걸음도 못가서 내동댕이 쳐지고

 

처음 담배 피웠을 때 어질어질 하여

방향 감각을 잃고 구름타나 싶었고

 

처음 술 마셨을 때 멍해진 머릿속이

영락없는 꿈속인가 싶었고

 

마른 미역귀를 욕심껏 뜯어 먹고

물을 마셨다가 배가 터지는줄 알았고

 

비료 포대로 눈설매 타다가 엉덩이가

돌부리에 걸려서 오만인상 다 써봤고

 

망치로 못을 박다가 잘못 내리쳐서

손톱이 깨지는줄 알았고

 

한겨울에 내복도 없이 학교 다니면서

십오리 산속길에 동태가 될뻔 하였고

 

우리 동네에 처음 전기가 들어온 날

한밤중에 마을 잔치가 벌어졌고

 

우리 동네에 처음으로 까만색 행정

전화가 설치되던 날이 꿈만 같았고

 

대나무통에 눈 넣고 사카린 넣어서

아이스깨끼 만들던 때가 애잔하고

 

팽이치기 연날리기 썰매타기

자치기 딱지치기 하던 때도 그립고

 

콩 서리 참외 서리 보리 서리

오이 서리 밀 서리 하던 때도 그립고

 

뻐꾸기 울고 부엉이 울고 개구리 울고

소쩍새 울던 초저녘 달밤도 그립고

 

요즘들어 왜 그런지 순박했던

옛시절을 자주 회상하는걸 보면

나도 이젠 세월이 좀 갔나보다

(*)

 

___ 2020년 6월8일 / 達山法師 올림 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