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의 시대

nasica 2008. 6. 7. 01:13

 

 

Post Captain by Patrick O'Brian (배경: 1804년 프랑스 연안) -------------------

 

(여자 문제로 주인공 잭 오브리 함장은 절친한 친구이자 군의관인 스티븐 매투어린과 불편한 관계가 됩니다.  게다가 잭이 지휘하는 Polychrest호는 애초에 설계상의 문제점이 많은 엉터리 군함인데다, 매우 심술궂은 선임사관에게 불만이 많은 수병들은 거의 반란 일보 직전 상황입니다.)

 

오브리 함장은 방금 배의 수석 목수와 매우 얹짢은 내용의 대화를 나눈 것이 분명했다.  그의 책상에는 볼트가 뽑힌 채 반쯤 썩은 나무 뭉치 하나가 놓여있었고, 함장의 얼굴에는 수심과 걱정이 가득해 보였다.  그는 스티븐이 들어오자, 어색하게 머뭇거리며 (천정이 낮은 선실로 인해) 고개를 숙인채 일어났다.

 

"이런 면담을 요청하게 되어 무척 유감입니다, 함장."  스티븐이 말했다.  "하지만 내일 밤 선상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군함이 프랑스 해안이 보이는 곳까지 접근하면 말입니다.  수병들의 의도는 이 군함을 생-발레리 항으로 끌고 가는 것입니다."

 

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미 분위기를 대략 파악하고 있었는데, 스티븐의 말이 그의 심증을 확인해 주었다.  수병들이 눈을 내리깔고, 아주 비참해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는 모습이라든가, 한밤중에 24 파운드짜리 포탄이 랙을 벗어나 갑판 위를 굴러다니는 것을 보고 반란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의 군함은 바로 그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설계상 잘못으로 인해) 산산조각 나는 중이었고, 그의 수병들은 의무와 충성으로부터 점점 떨어져나가고 있었다. 

 

"누가 주동자인지 말해주겠소 ?"

 

"그렇게는 못하겠습니다, 함장님."  스티븐이 말했다.  "저를 뭐라고 생각하실런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절대 밀고자는 아닙니다.  저는 이미 충분히 말을 했고, 어쩌면 너무 많이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안되는 것이 당연했다.  많은 군의관은. 여러 계급의 사람을 접하고 있었으므로, 반란자들에게 동정심을 가지고 있었다.  노어에서의 군의관도 그랬고, 불운한 데이비슨은 그런 일로 인해 봄베이에서 교수형까지 당했었다.  그의 당번병인 킬릭이나, 누구보다도 그에게 충성을 다하는 조타장 본덴조차도, 당연히 반란이 일어나기 직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텐데, 반란 주동자가 누구인지 자기에게 고자질을 하지는 않을 것이었다.

 

"날 보러 와줘서 고맙소." 그는 뻣뻣하게 말했다.

 

스티븐이 나가고 선실 문이 닫히자, 오브리는 머리를 손으로 감싸고 앉아 절망에 가까운 감정에 빠져들었다.  이렇게 나쁜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나더니, 이젠 이런 험악한 전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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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2MB 대통령이 대대적인 국민 저항에 부딪혀 고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여태까지 파악한 바로는 자기가 저지른 과오에 대해 사과하고 있지도 않고, 또 과오라고 생각하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또 국민들은 국민들끼리도, 어느 선까지가 정당한 국민 저항인지에 대해서 의견이 나누어지는 것 같습니다.  가령 이대로 시위대가 청와대 담을 넘어 대통령을 하야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또는 적법하게 뽑은 대통령이니 미워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는 것인지...

 

반란은 인류가 지배와 피지배 계급으로 나누어진 이래, 항상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 정치 행위입니다.  항상 지배 계급은 반란을 두려워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반란을 예방하려고 많은 궁리를 해왔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유교의 충효 사상입니다.  어려서부터 군사부 일체이므로 부모를 모시듯이 군주에게 무조건 충성해야 한다는 것을 주입 교육하는 것이지요.  효까지는 뭐 당연한 것이라고 치고, 충의 개념은... 사실 제가 무식해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잘 이해가 안갑니다.  특히 왕이 완전 똘아이일 때도 정말 무조건 충성을 다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말 동의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그래서 맹자를 좋아하는데, 맹자가 역성 혁명의 정당성을 최초로 정립했다고 하지요 ?  유교도 알고 보면 똘아이같은 군주에게도 무조건 충성하라고 가르치지는 않는 것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나라는 프랑스입니다.  (참고로 저는 프랑스 가본 적 없습니다.  아, 비행기 경유지로 드골 공항에 착륙한 적은 있었습니다.)  프랑스는 저를 별로 안좋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제가 프랑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혁명과 사상, 문화의 나라라는 이미지 때문입니다.  프랑스의 혁명기, 즉 삼색기는 자유 평등 박애라는 의미도 멋지고 그 색채 조화도 얼마나 카와이한지...  음... 또 이야기가 딴 데로 새는군요.  아무튼 프랑스는 1789년 대혁명 때도 그랬고, 나폴레옹 전쟁 때도 그랬고, 특히 1848년 혁명 때도 그랬고, 에밀 졸라의 '나는 규탄한다 (J’accuse)'에서도, 소설 레미제라블에서도 부당한 권력에 대한 저항의 정신을 항상 보여 주는 것에 대해서는 정말 존경심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군대에서의 반란은 어떨까요 ?  특히 완전 격리 상태에서 고립된 사회를 이루는 군함에서는 ?  영화 중에도 그런 것을 다룬 영화가 꽤 많지요 ?  가장 최근 영화로는 미 핵잠수함에서의 갈등을 다룬 1995년도 영화 '크림슨 타이드'가 있었지요.  군함에서의 선상 반란은 군대 내에서도 특히 엄하게 다루는 범죄입니다.  상대적으로 반란의 진압도 어렵기 때문에 더욱 그런 모양입니다. 

 

소설 속에서 채찍질을 좋아하지 않고, 싸울 때는 용감하지만 평소 부하들을 아끼는, 모범적인 함장으로 묘사되는 잭 오브리조차도 부하들의 반란에 직면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잭은 (당연히) 반란의 배후 세력을 스티븐에게서 알아내려 합니다.  하지만 절대 밀고자라는 불명예를 쓰고 싶지 않았던 스티븐은 말해 주지 않고, 또 잭도 굳이 알아내려 하지 않습니다.  반란의 배후 세력, 즉 반란의 원인은 바로 그의 늙은 선임사관 파커 중위 때문입니다.  이 나이 많고 무능한 선임사관은 무자비한 기강 제일주의자로서, 툭하면 수병들을 채찍질하고 학대합니다.  함장인 오브리가 아무리 그것을 타이르고 말려도 파커 중위는 그 버릇을 고치지 않았고, 그로 인해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던 수병들은 급기야 한밤중에 갑판 위로 포탄을 굴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밤중에 갑판위로 포탄을 굴린다'라는 것의 의미는 [165호] 한밤중에 갑판 위를 굴러가는 포탄 소리http://paper.cyworld.com/sharpe/2349698 ) 를 참조하십시요.

 

결국 이 난국을 우리의 주인공 잭 오브리는 어떻게 해결할까요 ?  일단 오브리는 자기 휘하의 해병대 장교에게 경계 강화를 시킵니다.  (예나 지금이나, 심지어 2008년 한국의 2MB조차도 권력 유지를 위해서는 해병 전우회에 의존하는군요.)  그리고 바로 반란 예방에 나섭니다.  즉, 수병들과 직접 대화에 나서서 자신의 처지를 이해시킨 뒤 이들을 이끌고 원래의 임무인 프랑스 연안 공격에 나서는 것이지요.  그리고 반란의 원인에 대해 조치합니다.  즉 선임사관 파커 중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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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장면에서 이어집니다.)

 

"미스터 파커, 우린 임박한 반란에 직면해 있소.  난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가능한한 빨리, 폴리크레스트호를 전투에 돌입시킬 생각이오.  우리는 오늘 밤 숄류에 도착하기 위해 돛을 완전히 펼칠 것이오.  하지만 그 전에 난 수병들에게 직접 연설을 하겠소.  

...중략...

내가 수병들에게 연설을 끝내고 돛을 올리기 전까지, 내 명령 없이는 어떤 수병도 구타하거나 자극해서는 안되오."

 

"제가 의견을 말씀드려도 될까요, 함장님 ?"

 

"고맙지만 안 되오.  내 명령은 그게 전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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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잭 오브리는 수병들에게 솔직하게 '너희들의 반란 계획을 다 알고 있다'는 말로 연설을 합니다.  수병들은 '함장님 때문이 아니라 그 파커 개자식 때문이다' 라고 떠들어댑니다.  하지만 잭의 연설로 수병들은 반란을 포기하고 결국 그날 밤 프랑스 해안을 습격하여 빛나는 전공을 올립니다.  잭의 연설 내용은 무엇일까요  ?  핵심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너희들은 용감한 수병들이다.  나는 너희들이 자랑스럽다.

2. 반란은 어리석은 짓이며, 그건 너희들에게 결국 교수형을 안겨다 줄 뿐이다.

3. 너희들이 오늘밤 평소처럼 용감히 싸워준다면, 오늘 반란 건으로 처벌받는 사람은 전혀 없을 것이다.  내가 약속한다.

 

뭐 간단한 내용인데, 수병들은 그에 따릅니다.  결국 잭 오브리는 반란의 원인인 파커를 배제시키고, 반란에 대한 처벌이 없을 것을 약속하고, 그리고 수병들의 불만을 외부로 돌릴 전투를 끌어들임으로써 반란을 예방한 것입니다.  하지만 역시 기본 조건은, 평소에 수병들이 잭 오브리 함장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마 파커가 함장이었고 이런 연설을 했다면 씨알도 먹히지 않았겠지요. 

 

자, 잭 오브리는 이렇게 난관을 헤쳐나갔습니다.  우리의 2MB는 (아마 2MB와 비교되는 것에 대해 잭 오브리는 그렇게 유쾌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자신의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까요 ?  과연 우리 국민 대다수는 2MB에 대해서 신뢰를 가지고 있을까요 ?

 

저 개인적으로는 현 정권이 국민들을 솔직하게 진심으로 대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적어도 여태까지는요.  그저 국민들의 분노가 수그러들때까지 시간을 질질 끌며 이런저런 말로 당장의 위기만 넘기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2MB 각하, 일단 국민의 신뢰부터 얻으셔야 하는데, 그러자면 정말 솔직하게 국민을 대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  몽둥이 찜질과 물대포 말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프랑스를 가장 싫어합니다.(프랑스 사람이 아니고)
왜냐, 세계에서 가장 문화적인체 하면서 가장 문화제를 많이 약탈했고 자기 것인양 우기는 나라(일본과 동일)
그런 면에서 아랑 들롱 주연 영화 [라스페기]는 프랑스가 다른 약소국들을 상대로 어떤 씹사쿠짓을 했는가 잘 보여줬지요.
그리고 사르코지는 현직 대통령 시절 당시에 그런 짓들과 관련한 사과 요구에 대해 그럴 생각 없다고 답했고요(이 건에 대해 실제로 아랑 들롱 옹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에 대한 기사는 없더군요. 정말로 [라스페기] 마지막 장면에서처럼 기가 막혀서 껄껄 웃었을라나요?).
혁명의 나라라고 하지만, 그 실체를 알고나면 베토벤 선생이 나폴레옹에게 바친 악보의 겉장을 찢고 "어떤 영웅에게"라는 새 표지를 단 심정을 이해할 수 있지요.
프랑스 개 사기국가죠,,, 당한 나라가 한둘이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라팔 안사길 정말 잘한겁니다...
역 주행 잘봤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진심으로 대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진심이 아니라면 뭔가 꿍꿍이가 있다고 밖에 생각이 안들어서요.
오래 지난 6년 전의 글이지만 새로 다가옵니다. 2008년 6월에 2mb를 보고

‘현 정권이 국민들을 솔직하게 진심으로 대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저 국민들의 분노가 수그러들 때까지 시간을 질질 끌며 이런저런 말로 당장의 위기만 넘기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라고 한 평가를 지금 그대로 다시 써도 적절할 것 같군요.

우리 사회의 재난 발생패턴과 재난에 대한 대응패턴, 그리고 최고 지도자의 자질 부족, 다수의 국민이 그런 사람들을 추종하는 패턴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합니다. 한마디로 비합리적입니다. 합리적인 것을 피하는 경향이 다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