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의 시대

nasica 2008. 7. 11. 23:12

저는 군대를 카투사로, Finance 부대를 나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야전 훈련은 1년에 딱 2번 정도 했었고, 실탄 사격도 1년에 2번 정도만 했었습니다.  그래도 유탄 발사기도 쏴봤고, 권총이나 M60도 만져봤지만, 결국 한번도 못만져보고 제대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총검 !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훈련병들이 자해를 하거나 장난치다 사고칠까봐 그런 것 같은데) 논산 훈련소에서는 총검을 안주더군요.  그리고 미군은 원래 총검을 안주는 것인지 또는 Finance 부대라고 안주는 것인지, 저희 부대 무기고에는 총검은 없었습니다.

 

총검, 즉 bayonnet 의 유래는, 17세기인가... 프랑스 바스크 지방의 농민들이 프랑스군과 싸우다가 탄약이 떨어지자 급한 김에, 가지고 있던 단검을 총구에 꽂아 썼던 것에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그 마을 이름이 Bayon 이라고 하네요.  믿거나 말거나.  아무튼 이후로 총검은 유럽 군대에서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처음에는 바욘 마을 사람들처럼 그냥 단검 손잡이를 총구에 틀어막는 방식의 총검이었으나, 나중에 링 모양의 소켓이 달린 총검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18~19세기의 긴 머스켓 소총에 이 긴 총검을 꽂으면 그 길이가 웬만한 창 부럽지 않았기 때문에, 유럽 전장에서 이 총검은 무척 인기가 있었습니다.  특히 당시 이 머스켓 소총의 형편없는 발사 속도와 명중률로 인해, 이 총검이 사실상 전투의 승패를 결정짓는 일도 많았습니다.  이 당시 러시아의 명장 수보로프 장군이 남긴 명언이 있습니다.  "총알은 빗나간다.  하지만 총검은 그러지 않는다."

 

그러므로 당연히 당시 군사 전문가들은 총검에 대해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사실, 총검이라는 것은 그렇게 다루기 쉬운 무기가 아닙니다.  쓸데없이 너무 무겁고, 또 찌르기 외에는 그렇게 쓸모가 있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총검술 훈련도 많이 시켰지요. 

 

이 글의 제목, 즉, "The point always beats the edge"는 Sharpe 시리즈에서 몇번인가 나오는 말입니다.  처음 나오는 곳이 아마 인도에서의 일화인 Sharpe's Triumph 였을 겁니다.  거기서 Sharpe는 일종의 격투장에서 인도인 전사와 1대1 대결을 벌여야 하는데, 짧은 창과 인도식 검을 쥐고 있다가, 자신이 창을 갖고 검을 인도인에게 던져줍니다.  그러면서 나오는 말이 저 구절입니다.  즉, 언제나 찌르는 무기가 베는 무기보다 뛰어나다는 것이지요.


저도 군대에서 총검술 훈련을 받았지만, 사실 총검술의 동작은 크게 2가지입니다.  찌르기와 젖히기지요.  베기는 거의 동작이 없습니다. 

군대는 베는 것보다는 찌르기를 언제나 선호했던 모양입니다.  동서양 어느 군대나, 칼보다는 창을 기본 무기로 선택했습니다.  칼이나 검 같은 날이 달린 무기는 장교들이나 가지는 무기로 인식되었지요.  사실 그건 금속 부분이 조금만 들어가는 창이 제조 비용이 더 쌌기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  하지만 찌르기가 베기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일본식 검도에서도 찌르기는 위험한 동작이라고 해서 경기에서는 금지되어 있거나 하지 않던가요 ? 


중국 무협지에서는 백일도 천일창 만일검이라고 해서, 도(刀)는 백일이면 익히고 창은 천일이면 익히고 검은 만일을 익혀야 한다고 해서 역시 베기보다는 찌르기가 더 어렵다고 묘사됩니다.  참고로 중국의 검은 찌르는 용도이지 베기 동작은 비교적 적습니다.


참고로 고대 그리이스에서도 칼은 정말 어쩔 수 없을 때의 보조 병기였고, 주무기는 창이었습니다. 그때문에, 로마의 그리이스 진출시에, 글라디우스라는 검을 주무기로 사용했던 로마군과 맞부딪힌 마케도니아군은, 로마군에게 당한 시체들을 보고 크게 겁을 먹었다고 합니다.  그리이스군과 주로 상대했던 마케도니아군은, 화살이나 창에 당한 상처는 많이 보았지만, 칼로 크게 베인 상처를 보고는 그 끔찍함에 겁을 먹었다고 합니다.  뭐 제 생각에도 그런 것 가지고 겁을 먹을까 싶은데, 아무튼 Livius라는 로마시대의 그리이스 역사가가 기록한 것에 따르면 그렇게 되어 있더군요.

 

 


나폴레옹 전쟁 당시, 장교들이나 경기병들은 굽은 군도, 즉 sabre를 무기로 들고 다녔습니다.  그러나 이런 군도도, 끝부분의 날만 날카롭게 갈았고, 나머지 부분은 날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Sharpe 본문을 읽다보면, 그 이유는 베는 것보다는 찌르는 것을 더 독려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글쎄요, 정말 그런 이유에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언제 봤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TV 다큐멘터리를 보니, 1차세계대전 당시의 기병들도, 나폴레용 시대의 기병들처럼 끝부분만 날카롭게 한 군도로 무장되어 있었다고 하더군요.


Sharpe's Siege 편을 보면, 프랑스군의 칼베 장군이 전투를 앞둔 비오는 날 아침, 당번병에게 자신의 군도를 맡기면서, 칼끝을 날카롭게 갈라고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물에 젖은 옷은 마른 옷보다 베기가 더 어렵기 때문에, 비오는 날은 주로 베기보다는 찔러야 한다면서 말이지요.

 

 

 

나폴레옹 전쟁 당시의 링 소켓 형태의 총검은 그 단면이 3각형이었습니다.  즉, 얇은 칼날이 중심 부분을 축으로 약간 꺾여 있었다는 거지요.  그 이유에 대해서 좀더 흉칙한 상처를 만들기 위해서라는 둥 뭐 다양한 설이 있습니다만, 의외로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렇게 좀 구부려놔야 상대방의 몸에 칼을 콱 꽂을 때 칼이 안부러지고 좀 튼튼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베기가 좀 어렵지 않겠습니까 ?  그래도 걱정없는 이유 아시겠지요 ?  군대에서는 무조건 베기보다는 찌르기거든요.

 

 

아무튼 이렇게 링 소켓 형태의 총검에서 벗어나 요즘 쓰는 것과 비슷한, 손잡이가 달린 소드 형태의 총검을 채택한 것은 영국의 제 60 로열 아메리칸 라이플 부대였습니다.  이들은 영국군이 게릴라전 초기 형태로 싸우던 미국 독립군과의 전투 경험에서 배운 교훈을 살려 만든 부대였습니다.  당시 다른 영국군 레드코드 부대들이 Brown Bess 머스켓 소총을 쓰던 것에 비해, 이들은 Baker 라이플 소총을 썼는데, 이 Baker 라이플은 Brown Bess에 비해 다소 짧았습니다.  그래서 총검전에서 불리함을 만회하기 위해 칼날이 좀더 길어졌고, 또 이들은 유격병으로 싸웠으므로 숲 속에서 위장용 나뭇가지 등을 자르기 위해 손잡이가 달린 총검이 주어졌다고 합니다.

 

이러 형태의 긴 총검은 1차 세계대전까지 이어집니다.  디스커버리 채널인가에서,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 총검 훈련 모습을 담은 기록 필름을 보여주었는데, 와, 생각보다 꽤 위협적이더군요.  일단 당시의 긴 소총에 긴 총검을 꽂으니 일단 길이가 아주 깁니다.  이 긴 리치를 이용하여 재빨리 적군의 총검을 젖히고 푹 찌르는 동작을 주로 연습하더군요.  또 당시의 참호전에 맞추어, 적의 참호로 재빨리 뛰어들면서 참호 아래에 웅크린 적군을 푹 찌르는 훈련을 하는데, 흠, 글쎄요, 그건 좀 무리가 있어보였습니다.  한번이라도 실수하여 적을 찌르지 못하면 바로 골로 가는 겁니다.  그렇게 좁은 참호에 그렇게 긴 총검을 들고 뛰어드는 것은 결코 현명한 생각 같지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레마르크의 명작 '서부 전선 이상없다'를 보면, 적의 참호를 공격하러 돌격할 때는, 총은 아예 내버려두고, 끝을 날카롭게 간 야전삽과 수류탄만 들고 가는 것이 유행이라고 되어 있더군요.  실제로 울퉁불퉁한 지면을, 적의 기관총 사격을 받아가며 진격할 때는 볼트 액션식 소총을 조준 사격하며 뛰어가봐야 별 소용이 없으니, 그것도 나쁘진 않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나더, 역시 '서부 전선 이상없다'에 나오는 이야기지만, 연합군 병사들은 톱니가 달린 총검을 소지한 독일군을 포로로 잡으면 절대 살려두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는데, 위키에 나온 설명을 보면 당시 연합군 병사들은 일부 독일군이 연합군 병사들의 팔다리를 그런 총검으로 자르는데 썼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독일군 공병이 연장의 일부로서 그런 총검을 소지했다고 하네요. 

 

그 이야기가 나오니, 또 총검 표면의 홈에 대해 설명이 빠질 수 없습니다.  제가 고딩 때 들은 이야기인데, 총검 표면에 세로로 긴 홈이 나 있는 이유는, 그 구멍으로 피가 쫙 뿜어져 나와, 총검이 적병의 몸에 꽂힌채 안빠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고 하더군요.   실제로 그 홈의 영어 명칭도 blood groove 또는 fuller 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잘못된 이야기고, 실제로는 그냥 총검을 더 가볍게 만들려고 그런 홈이 있다고 합니다.

 

2차 세계대전만 해도, 양 군대 사이에 총검을 이용한 백병전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거의 못들은 것 같습니다.  일본군의 반자이 돌격은 좀 예외인데, 사실 미군은 그런 반자이 돌격에 대해서도 총검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그냥 총을 쏴버렸다지요 ?  자동 화기가 일반화되면서, 사실 총검은 이제 쓸모가 없어진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 전선의 롬멜 장군꼐서 이런 말을 하셨죠 "백병전에서 이기는 쪽은 총알이 하나 더 장전되어 있는 병사"라고. 2 차대전 이후로는 총검이 그 효율성을 잃은 것 같습니다.
'총검은 영원한 친구다~' 영국의 착검한 머스킷부대가 착검하고 방진을세웠더니 기병이 접근을 못했죠 말의 공포 심리때문에 그때문에 나폴레옹의 주무기인 기병대 특히 퀴러시어 부대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패튼 장군은 기병 장교 시절 찌르는 검에 우월성을 주장해 미기병대에
많은 찌르는 검을 보급 시켰다고합니다. 또 당시 월간 기병 저널에 나폴레옹이
바그람 전투중 기병들에게 '찔러,찔러!'라는 말을하는 그림이 올라왔다 합니다.
2차세계대전 총검전이 드물었지만 프랑스 해방전때 미군이
총검 공격으로 고지를 탈취하고, 벌지 전투때는 미군 소대가 착검후
뒤치기를 시도하여 독일군을 잡아낸 사례도 있습니다.
총검이 아직도 쓰이는 때가 있긴 한데, 미군이 이라크에서 하는 짓을 보니 시가전에서 문을 열 때(당기는 문) 조금이라도 더 떨어져서 열기 위해 착검을 하고 총검으로 문을 열더군요.
Blood groove라는 것은, blacksmithing이 발달한 20세기 전에는 칼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마치 프랑스군의 boyonet 날이 가운데 구부러진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리고 bayonet 단독 사진은 영국군의 초기모델인데, 날이 없고 뾰족했기 때문에, 상처가 크진 않았습니다만, 속의 상처를 치료하기 전에 겉의 상처-피부가 먼저 닫히는 바람에 상처가 곯는 경우가 많아서 독일군이 고생했다고 합니다.
90년대 군번 출신입니다. 90년 중반부터는 규정이 좀 바뀐건지, 제가 논산 훈련소에 있을 때는 총검술 훈련에 한정해 당일자로 총검을 지급하더군요.

덕분에 실제 타이어 찌르는 연습은 원없이 했습니다.... --; 날이 안 선 총검으로 타이어를 찔러보니 생각보다 잘 안 들어가더군요.

찌르기 위주로 가르치는 이유가, 일반적인 베기로는 사람의 뼈나 근육을 뚫고 내장이나 중요 장기에 타격주기 힘들어 그렇다고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야쿠자들이 사람 찌를 때 두 손으로 찌르는데... 한 손은 단도를 꽈악 잡고, 다른 손으로는 밀어넣지 않으면 잘 들어가질 않아 그렇다고 그러더라구요...
글 잘 읽었습니다.
최근 이라크 전때도 고립된 일부 미해병대 병력이 총탄이 떨이지자 착검하고 이라크 저항군이 들어오기를 기다렸다가 총검공격을 가해 격퇴한 사례가 있어서 사실 총검의 효용성이 많이 떨어졌다곤 하지만 최후의 병기로서 훈련 안할 수가 없습니다.

글라디우스로 당한 시체를 보고 겁먹은 마케도니아군이라... 창에 의해 죽은 경우 비교적 시체가 깨끗하지만 베기용 칼에 당하면 팔다리 날아가거나 배가 갈라져 내장이 쏟아 나오는등 시체가 지저분(?)해지니 별로 아름답지는 않았을겝니다. 일반적으로 베기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기는 힘들기 때문에 총검술에서 베기보다는 찌르기를 강조할 수 밖엔 없겠죠. 또한 도검과 달리 착검한 소총은 꽤나 무겁기 때문에 베기동작을 함부로 했다가는 측면을 내보여주어서 꼼짝없이 반격에 당하기 쉽기 때문에 역습을 견제하기 쉬운 찌르기 동작이 보다 실전적이라 생각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칼날을 약간 구부려 만드는 목적은 본문 설명처럼 칼날을 좀 더 강하게 만들려는 이유와 함께 찌른 칼날이 좀 더 잘 빼게 하기 위함도 있습니다. 칼날이 납작하면 칼이 몸에 박혔을 때 일종의 진공상태가 되어 잘빠지지 않게 되는데, 칼날의 홈이 있으면 그 홈으로 공기가 들어가 칼날이 상대적으로 더 쉽게 빠지게 됩니다. 위에 잠깐 나온 설명처럼 상처 모양이 깨끗하지 않으면 상처에서 피가 더 많이 나오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무기중에 칼날 단면 모양이 벤츠 자동차 마크처럼 삼각별 모양으로 생긴 칼(일종의 손창)도 있습니다.

다른 분의 설명처럼 찌르는 것이 베는 것보다 훨씬 쉽습니다. 일단 베기보다 공격 거리가 더 길고(베기를 하려면 찌르기 하는 적의 공격 거리 안쪽으로 접근을 해야 합니다) 에너지도 덜 듭니다. 대형을 이루고 있는 부대에서라면 베기보다는 찌르기가 공격과 방어에 있어 더 효율적입니다. 따라서 대개 각각의 엘리트 군인을 훈련시키는 목적이 아니라 단기간에 부대를 훈련시키는 경우라면 칼(sable) ('刀'와 '劍'은 다릅니다) 보다는 창(spear)이 더 효율적입니다.

일본 검도에서 목찌르기는 허용되는 기술입니다.
칼을 몸에 찌르면 진공상태 혹은 근육 수축 등의 이유로 안빠진다고 하는건 총알이 회전해서 사입구보다 사출구가 더 크다는 말과 함께 대표적인 한국군 미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