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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뉴스통신 2020. 6. 3. 16:04

▲ 김경현 선임기자

 

[내외뉴스통신] 김경현 선임기자 = 세상사람 모두가 한결 같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데다 선하다면 굳이 법(法)이라는 시스템은 필요치 않을 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기 때문에 시스템을 만들어 모두의 안녕을 도모하는 것일 테고.

 

지난해 20대 국회가 한창이던 때 한동안 인치(人治)라는 용어가 정치권에 회자됐었다. 집권여당을 비판하기 위한 것으로 딱히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그러고 보면 통(統)치, 정(政)치, 합(合)치, 법(法)치, 인치 등등 모두 ‘다스리다’라는 뜻의 ‘치(治)’자를 쓴다. 따지고 보면 누가 누구를 다스리던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지났으니, 이제 우리사회와 맞지 않는 한자임에도 말이다.

 

앞서 열거한 용어들 중에 우리사회에서 가장 크게 쓰였으며 한 시대 억압의 상징으로 대변됐던 용어가 ‘통치’다. 그리고 요즘은 대체로 ‘국정운영’으로 바꿔 쓰고 있고. 하지만 ‘바르게 다스린다’는 의미의 ‘정치’란 용어는 고대 중국의 유교 경전 ‘상서(尙書)’에 처음 등장해 지금까지 계속해 쓰이고 있다. 아마 적절히 바꿀만한 단어를 찾기가 곤란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아무도 그 뜻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20대 국회는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남기고 저물었고, 오늘(5월 30일) 21대 국회가 시작됨으로써 새로운 역사의 장(場)이 열린다. 지난 20대 국회를 되짚어보면 우리시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용어 중에 으뜸이 ‘정치’가 아닐까 싶다. 다스린다는 것도 마뜩찮지만 여야를 불문하고 전혀 바르지 않은 행태로 일관하다가 막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해본다. 정치란 용어 대신 현대사회 민주주의 국민국가에 어울릴 만한 용어가 없을까를. 기자의 빈약한 어휘력과 상상력은 별반 새로운 용어를 떠올리지 못한다. 그래서 다스린다는 의미의 ‘치(治)’자 대신 ‘이르다(도달하다), 다하다, 이루다’라는 의미의 ‘치(致)를 쓰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그렇게 바꿔보면 ‘정치(政致)’는 ‘바르게 이르다(도달하다)’ 혹은 ‘바르게 이루다’로 해석될 텐데, 정치인들 스스로 목표하는 이념, 철학, 정책을 바르게 달성하거나 이룸으로써 ‘법치주의’라는 시스템에 부합하지 않을까.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법치’의 뜻도 변해야 할 테다.

 

4·15 총선은 비례위성정당 출현과 코라나19 재난지원금 지급 이슈로 전대미문의 선거가 됐지만, 어쨌든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도 주권을 행사했고 국민의 대표를 선출했다. 그리고 오늘부로 21대 국회가 시작되고.

 

이는 앞서 언급했듯이 국민의 대표들이 국민의 뜻을 본격적으로 받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결코 국민을 다스리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스스로 주인임을 망각하고 왼쪽 눈을 감고 사는 사람이나 오른쪽 눈을 감고 사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 현실이기는 하다.

 

하지만 두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대다수 유권자들은 ‘이 사람이라면 다르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대표자를 뽑았는데, 정작 그들을 지칭하는 용어에는 ‘다스리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으니 정치인들의 행태가 변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하여 제안하고자 한다. 21대 국회와 언론은 정치(政治)의 한자 뜻을 정치(政致)로 바꿔 쓰자. 그리하여 정치인들 스스로 정치(政致)하게 만들고, 또한 스스로 법치(法致)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그럴 때 향후 국회(의회정치)는 이념(진영)을 통한 여론몰이 정치가 아닌 ‘생활정치’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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