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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들의 행진, 그리고 극장에서 게이 커플로 오해받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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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뉴스]/생활 & 문화

2009. 4. 29.

  글쓴이가 미국에 도착한 지 2주 정도 지났을 무렵의 일입니다. 필자는 당시 디즈니 랜드를 구경하게 되었는데, 수 많은 사람들이 빨간색 티셔츠를 걸치고 행진을 하고 있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당시, 글쓴이는 미국에도 붉은 악마같은 응원단이 있거나 무슨 단체 행사인가 싶어 그들을 응시하다가 자연스럽게 그 대열속에 묻히고 말았는데, 알고 보니 그들은 모두 동성 연애자였던 겁니다.  


  솔직히 한순간 상당히 당혹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도 모르게 실소가 터지더군요. 분명 흥미로운 상황과 마주쳤다는 생각이 강했었지만 한편으로는 종교적 ,도덕적 신념이 문득 떠올랐고, 나모 모르게 약간은 경직된 모습을 띠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후에 백인들의 교회를 다니면서 마크라는 미국 친구를 알게 되었고 그와 어울리면서 다른 이들도 많이 사귀게 되었는데, 그들에게 디즈니 랜드에서의 경험을 말했더니, 대부분 묘한 표정과 함께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그때의 기분이 어땠느냐 혹은 너도 사실 엄청 좋았지라는 식의 농담을 건네는 것을 보면서 미국의 평범한 남성들이 게이를 보는 시각이 한국보다는 상당히 유연하지만 그렇다고 전폭적으로 수용할만큼 호의적이지도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런 필자의 판단을  다시한번 확인시키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어느 일요일에 마크와 함께 극장에서 영화를 보기로 한 적이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그날 우리 둘이 입은 옷이 비슷했습니다. 위에는 흰색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었었는데, 모르는 이가 보면 서로 맞춰 입고 나온 것이리고 착각할만큼 우리 둘의 옷 차림이 비슷했던 겁니다. 당시 우리는 극장앞에서 서로 만나서 각자의 모습을 확인한 후 , 이런 우연이 있나라는 식으로 가볍게 농담을 주고 받으며 극장을 들어 갔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상영되기 전, 약 10여 분간의 시간동안 글쓴이가 주변을 둘러보니 남자들끼리만 앉아 있는 좌석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당시 필자는 내심으로 역시 미국은 한국과는 달리 남자들끼리도 극장에 잘 오는구나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가만히 보자니 그들의 행동이나 모양새가 지나치게 친근한 겁니다...

  게다가, 우리들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이런저런 말을 시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그순간, 이들이 게이 커플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글쓴이는 가만히 있었는데, 갑자기 마크가 그들에게 말하길, 우리는 게이가 아니라고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면서, 그들의 말을 중간에 끊어 버리더군요...

  영화가 끝난 후, 스타 벅스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마크에게 게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마크가 답하길, 자신은 게이들이 신이 창조한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행동을 하는 부류라고 믿고 있으며, 도대체 왜 그들이 아름다운 여성을 놓아두고 같은 동성을 좋아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지만, 그것도 그들 나름의 삶의 방식이기에, 굳이 간섭하거나 신경쓰고 싶지는 않다고 하더군요. 그의 이런 모습과 반응은 후에 다른 미국 남자들에게서도 대부분 비슷하게 보였습니다.

  여기에서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 평범한 미국(특히 캘리포니아!)의 남자들은 게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그들을 이해하지도 못하지만, 그들의 행위를 절대적으로 구속해야 된다라는 생각에는 회의적인 정도의 수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