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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남 2010. 7. 7. 12:10

이런남자 어때요?

 

 

 

 처음 만나던 날,  내가 좋아하는 보라색 가디건을 입고 나온 남자.

 

언젠가 종로거리를 걷다가,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토토로 인형을 사줬던 남자.

 

내 손에 갖고 있던 짐을 들어주면서,  “그 손 심심하지 않아요?” 하며 슬며시 손을 잡아주던 남자

 

☆  “니가 해 준 아침을 먹고 싶어”라고 말하기보다

                                                        너와 함께 아침을 먹고 싶어”라고 말하는 남자.

 

나보다 먼저 집에 들어오면,  밥을 해 놓고 기다리는 남자.

 

일요일날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일어나 “배고파”라고 말하면, 

                                                                    냉장고에서 만두를 꺼내 노릇노릇 구워주는 남자.

 

☆ 아직도 차가운 이른 봄날, 문을 열었더니 작은 화분을 꺼내면서

                                                    “봄을 선물해 주고 싶어서요”라고 상기된 얼굴로 말하는 남자.

 

 

 

☆  “내 미래 속에는 항상 당신이 있다”고 말해주는 남자.

 

회사에서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내게 전화해 위로를 찾는 남자.

 

☆ 내 생일날, 우리 엄마표 미역국을 끓여주겠다며  들깨를 가득 푼 엉터리 미역국을 끓이던 남자.

 

☆ 바닥 물걸레 청소를 해야한다 하면    내가 할테니 그냥 두라고 말해주는 남자.

 

☆ 내가 그토록 기다리던 서른살이 되던 그 때, 밥솥으로 만든 빵위에 생크림을 얹어서

                          예쁜 케익을 만들어 주고 초를 꽂아  나의 찬란한 서른살을 축하해 주던 남자.

 

 

☆ 마트에서 파리지옥을 산 날,

      파리지옥이 먹을 벌레가 있어야 한다며 밤새 3마리의 모기를 잡아 파리지옥 입에 물려주는 남자.

 

☆ 해주고 싶은게 너무 많지만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게 없다며 슬퍼하면서도,

                                                           그래도 평생 당신에게 감사하며 살겠다고 말하는 남자.

 

를 만난 후 삶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해져서,

   혼자일 때는 돌보지 않았던 건강까지 생각하며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아야 겠다고 다짐하는 남자.

 


당신은 자유로운 영혼인데, 나는 그러기에는 너무 부족한 사람이라   

                                                                                  당신을 불행하게 할까봐 고민하는 남자.

 

☆ 언젠가 나와 함께 시골에 가서 텃밭을 가꾸면서  조용하고 너그럽게 살자고 말하는 남자.

 

나를 꼭 닮은 딸아이를 갖고 싶다는 남자.

 

☆ 나와 함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같은 꿈을 이야기하는 남자.

 

 

☆ 드라마나 영화에서 슬픈 이야기가 나오면,  나보고 울지 마라 하면서

                                                                                     어느샌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그 남자.

 

 ☆ 짠한 그 이야기에 슬퍼할 줄 알고 울 줄 아는 남자.

 

☆ 태어나서 한번도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아본 적 없다고 말하는 나를 꼭 안으며

                                             “내가 잘해줄게”, 그런 내가 안타까웠는지 서글프게 울던 남자.

 

☆ 더운 여름 내가 잠들지 못하면 등을 토닥토닥, 따뜻하게 재워주는 남자.

 

 

☆ 많이 가지지 못했지만 더 가지기를 바라지 않는 남자.

 

☆ 가끔 내가 싫어하는 게임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남자. 

                                                    그래도 내가 싫다고 칭얼대면 달려와 달래줄 줄 아는 남자.

 

☆ 당신이 아픈 것보다 내가 아플 때 더 아파하는 남자.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같이 보다가 어느새 나보다 더 야구에 빠져버린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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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런 남자와 살고 있습니다.

 
 
 

취재일기

김규남 2010. 5. 25. 08:33

농익은 삶이 펼쳐지는 그곳, 부안에 가다 

 

2010년 4월 17일~18일 미니미니와.

 

이곳 부안은 오후같은 느낌, 어르신같은 느낌, 천천히 흘러가는 느낌,

내일모레면 터질것같이 잘 익은 여드름같은 느낌.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난생 처음 전북 부안을 찾았다.

이곳은 버스를 타면서 서로 인사를 나누는 고향같은 곳이며,

중간 정류소에 정차를 할 때 운전기사 아저씨가 밖에서 담배를 피고 음료수를 마시고 오는 곳이며,

아직 미완성의 마실길을 걷다가 지쳐있을때, 낯선 아저씨가 차의 옆 자리를 비워주는 곳이다.

 

 

 

<<<채석강의 노을, 부안의 아름답게 느린 버스, 서로 인사를 나누는 승객들>>>

 

 

그리고 이곳은

 

이제는 더이상 나이테를 더할 수 없는 죽는 나무뿌리가,

시간을 멈추고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곳이고,

내소사 문의 나무꽃무늬 조각이 사람들의 손길로 그 모양을 잃어가는 곳이기도 하며,

이곳을 지켜온 신성한 나무에 소원을 기대는 곳이기도 하며,

부처님에게 바치는 등 안에 소원들을 적어넣은 곳이기도 하다.

 

 

 

<<<내소사 산림욕길, 내소사 꽃무늬, 부처님오신날 등,

이곳을 지켜주는 오래된 그리고 신성한 나무>>>

 

 

그리고 이곳은 아마

나와 정말 많은 추억을 나눈 미니미니와

그녀의 결혼전 마지막 함께하는 여행일 것이며,

그리고 여행은 계획이 필요하단 생각을 하게 만든 최초의 여행이다.

 

 

한국농어촌공사 2기 블로그기자단 활동중

자유기고가 김규남

 
 
 

進眞, 여행을 떠나다

김규남 2010. 3. 26. 10:35

[유럽여행] 出發

 

2008년 3월 27일 목요일 PM6:20  인천공항 43번 게이트 앞 (날씨,, 맑음)

 

LAVAZZA 커피 한잔과 활주로에 조금씩 내려앉는 저녁노을을 보면서 이제서야 내 가슴이 조금씩 뛰기 시작함을 느낀다. 공항에 오는 길에도 설렘과 두려움은 일정부분 같은 거라며, 두려움이 없기에 설렘또한 없는거라 굳게 믿었다. 그러나, 단지 즐길 여유가 없었을 뿐임을, 이제야 알겠다.

 

언젠가 친구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여행은 결혼식과 같은 거라며, 식장에 들어가기 직전엔 정말 도망가고 싶어지는 거라고. 지난 며칠동안 마치 도망가고픈 신부의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결과는 이미 알았을 것이다. 그 신부는 두려움을 이기고 누구보다 찬란한 축복을 받으며 혼인을 서약할 것을.

 

아직은 이 여행이 내게 무엇을 가져다줄지 모르겠다. 오히려 내게 악이 될지도, 약이 될지도.

적어도 가지 못해 주변을 후회하는 일은 없겠지.

적어도 내 무용담에 두세명 정도는 더 멋진 여행을 계획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적어도 내가 생각한 것을 실행에 옮기는 행동파 인간은 되어야 겠다. 머리와 가슴 그리고 발이 함께 움직이는 사람 말이다.

 

혼자 공항에 앉아, 이곳을 거쳐간 수많은 선구자들을 생각했다. 얼마나 많은 시간과, 또 얼마나 많은 생각과 추억들을 이곳에 담아 두었을까. 그래서인지 공항은 언제나 설레는 곳이다.

 

이곳에 밤이 온다. 이곳에 밤이 오면 나는 떠난다. 잠시 비우고 새로운 곳을 탐한다.

 

아빠의 "구경 잘 하고 와라"라는 평범하지만 가슴깊은 말에 난 마치 어린아이마냥 즐거웠다.

 

그런데 엄마아빠는 공항에 와 본 적이 있었던가? 머지않아 부모님께도 공항의 설렘을 선물해야겠다.

 

그리고 나는, 떠날 그곳으로 出發!

 

돌아온 지금.

역시 떠나길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