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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그린 2010. 4. 30. 18:35

 

 

 

바쇼

 

1644년 지금의 우에노 부근에서 가난한 하급 무사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어릴 적 이름은 긴사쿠, 본명은 무네후사였다.

그가 섬기던 주군이 하이카이를 좋아했던 탓에 문학의 세계에 눈을 떴다.  

23세 무렵 도세이로 이름을 바꾸고, 교토로 진출하여 기타무라 기긴에게 본격적으로 사사했다.  

이후 에도에서 당시 발흥하던 단린풍을 익혔으며, 35세에 이르러서는 하이쿠의 스승으로 독립했다.

그러나 당시 하이쿠의 주류를 이루던 재기어린 말장난과 경박한 해학에 한계를 느낀 바쇼는 37세에 선생의 자리를 버리고, 암자에 은거하며 두보나 백거이, 소동파 등의 시풍에 심취했다.

이 무렵 그를 따르던 한 제자가 그의 암자에 파초나무를 심었는데, 이때부터 그를 파초, 즉 바쇼라 부르게 되었다.  

이후 그는 4년여의 암자 생활을 정리하고 오랜 방랑의 길을 나섰으며, 여러 차례의 여행을 통한 수많은 기행문을 남겼다.

그중에서도 특히 7개월에 걸쳐 동북 지방을 여행하며 쓴 <오쿠로 가는 작은길>은 오늘날에도 그가 남긴 족적을 따라 여행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다.  

마침내 자신만의 독특한 색채로 하이쿠에 높은 문학성을 부여한 '쇼풍'을 창시한 바쇼는 1694년 나가사키로 가던 도중 오사카에서 객사했다.

 

 

하이쿠란?

 

5·7·5의 17음()형식으로 이루어진다.

 

원래 일본에는 중세 무렵부터 조렝카[]라는 장시()가 있었는데, 15세기 말부터 이 조렝카는 정통() 렝카[]와 서민생활을 주제로 비속골계화()한 하이카이렝카[]로 갈리었고, 에도시대에 이르러 마쓰오 바쇼[] 같은 명인이 나와 하이카이렝카는 크게 유행하였다.

 

이 하이카이렝카의 형식이

 

 

 제1구()는 홋쿠[]라 하여 5 · 7 · 5 의 17음으로 이루어지고,

 

 제2구는 7 · 7 의 14음,

 

 제3구는 다시  5 · 7 · 5 의 17음 등,

 

 

장·단이 교대로 엮어져 많은 것은 100구,  

짧은 것은 36구 등이 있다.  

마쓰오 바쇼는 이 렝카의 제1구, 즉 홋쿠를 매우 중요시하여 홋쿠만을 감상하기도 하였으며, 에도 중기 이후에는 이 홋쿠의 비중이 더 커졌다.  

메이지[]시대에 이르러 시인() 마사오카 시키[]는 렝카의 문예적 가치를 부정하고 그 홋쿠만을 독립시켜 하이쿠[]라 이름하였는데 이것이 정착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해학적이고 응축된 어휘로 인정()과 사물의 기미()를 재치 있게 표현하는 이 하이쿠는 일본의 와카[]와 함께 일본 시가문학의 커다란 장르를 이룬다.

 

 

풀 배게 신세

개도 겨울비에 젖나

밤의 목소리

 

 

풀 배게는 여행지에서 잠을 청하는 바쇼의 상태를 짐작하게 한다.

그런 그에게 어둠속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것도 거리가 좀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 들려온다.

개는  쓸쓸한 겨울비를 견디기 어려워 울고 있는 것.

바쇼도 겨울비에 젖는다.

낮선 여행지에서 겨울비를 맞는 처량한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길가에 핀

무궁화는 말에게

먹혀 버렸네

 

 

말을 타고 가던 자신에게 펼쳐진 순간적인 상황을 담담하게 펼쳐보였다.

말과 인간이 꽃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다.

인간에게는 무궁화는 감상하고 향기를 맡을 수 있는 대상이지만

말에게는 먹이가 된다.

바쇼의 선적교양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한지붕 아래

기녀도 잤느니라

싸리와 달빛

 

 

 

한지붕 아래 바쇼와 함께 아름다운 기녀도 묵고 있다.

바쇼가 묵고 있는 뜰에는 싸리가 그득히 피어 있고,아름다운 달빛이 비치고 있다. 

이 하이쿠는 바쇼가 이치구리의 숙소에서 묵게 된 날 밤에 지은 것이라고 한다.

그는 그 때 바로 옆방에 젊은 여자와 나이든 남자가 슬픈 얘기를 하는것을 듣게 된다.

여자는 기녀고

내일이면 헤어지기 때문에 여자는 불안하게 한숨을 짓고 있다.

다음날 남자는 바쇼에게 여행길에 그녀와 동행해달라고 부탁했지만,

바쇼는 부처님의 자비가 여자에게 반드시 내릴 것이니 안심하고 돌아가라는 말을 남기고 이별했다고 한다.

 

 

오랜 연못에

개구리 뛰어드는

물소리 "텀벙"

 

 

일본의 하이쿠를 이야기 할 때마다 등장하는 유명한 작품이다.

아주 조용한,인기척이 없는 오래된 연못가.

이미 봄도 깊어진 어느날 ,개구리 한마리가 연못에 뛰어들었다.

주위가 너무나도 조용하고 평온했던 만큼 한순간에 정적이 깨졌지만 곧 정적의 상태로 돌아간다.

고요함이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느낌이다.

개구리와 관련하여 일본의 전통적인 시(詩) 형식인 와카(和歌)나 렌가(連歌)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울음소리다.

그에 반해 연못에 뛰어드는 개구리 소리는 참신함이 돋보인다.

오랜 연못은 한적고담(閑寂枯談)의 풍취가 물씬 풍겨진다.

오랜 연못과 텀벙..소리는 미묘한 균형을 취하며 시정을 더욱 깊게한다,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번개를 보면서도
삶이 한 순간인 걸 모르다니


한밤중에 잠이 깨니
물항아리
얼면서 금 가는 소리



내 앞에 있는 사람들
저마다 저만 안 죽는다는
얼굴들일세


너무 울어
텅 비어 버렸는가
이 매미 허물은


눈 내리 아침!
얼마나 아름다운가
평소에는 미움받는 까마귀조차도



오래된 연못
개구리
풍덩!



봄의 첫날
나는 줄곧 가을의
끝을 생각하네



우리 두 사람의 생애
그 사이에
벗꽃의 생애가 있다



물고기는 무엇을 느끼고
새들은 무엇을 느끼는가
한 해의 마지막 날



절에 가니 파리가
사람들을 따라
합장을 하네


작년에 우리 둘이 바라보던
그 눈은 올해도
내렸는가


*참고*

 하이쿠 시인 바쇼(1644~1694)의 여행 규칙

같은 여인숙에서 두 번 잠을 자지 말고, 아직 덥혀지지 않은 이불을 청하라.

몸에 칼을 지니고 다니지 말라. 살아 있는 것을 죽이지 말라
같은 하늘 아래 있는 어떤 것, 같은 땅 위를 걷는 어떤 것도 해치지 말라.


옷과 일용품은 꼭 필요한 것 외에는 소유하지 말라.
물고기든 새 종류든 동물이든 육식을 하지 말라. 특별한 음식이나 맛에 길들여지는 것은 저급한 행동이다.

'먹는 것이 단순하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말을 기억하라.

 
남이 청하지 않는데 스스로 시를 지어 보이지 말라. 그러나 요청을 받았을 때는 결코 거절하지 말라.

위험하거나 불편한 지역에 가더라도 여행하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꼭 필요하다면 도중에 돌아서라.

말이나 가마를 타지 말라. 자신의 지팡이를 또 하나의 다리로 삼으라.

술을 마시지 말라. 어쩔 수 없이 마시더라도 한 잔을 비우고는 중단하라.

온갖 떠들썩한 자리를 피하라.

 
다른 사람의 약점을 지적하고 자신의 장점을 말하지 말라. 남을 무시하고 자신을 치켜세우는 것은 가장 세속적인 짓이다.

시를 제외하고는 온갖 잡다한 것에 대한 대화를 삼가라. 그런 잡담을 나눈 뒤에는 반드시 낮잠을 자서 자신을 새롭게 하라.


이성간의 하이쿠 시인과 친하지 말라. 하이쿠의 길은 집중에 있다.
항상 자신을 잘 들여다보라.

다른 사람의 것은 바늘 하나든 풀잎 하나든 취해서는 안 된다. 산과 강과 시내에게는 모두 하나의 주인이 있다.

이 점을 유의하라.


산과 강과 역사적인 장소들을 방문하라. 하지만 그 장소들에 새로운 이름을 붙여서는 안 된다.


글자 하나라도 그대를 가르친 사람에게 감사하라. 자신이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면 가르치지 말라.

자신의 완성을 이룬 다음에야 비로소 남을 가르칠 수 있다.

 
하룻밤 재워 주고 한 끼 밥을 준 사람에 대해선 절대 당연히 여기지 말라.

사람들에게 아첨하지도 말라. 그런 짓을 하는 자는 천한 자이다.
하이쿠의 길을 걷는 자는 그 길을 걷는 사람들과 교류해야 한다.

저녁에 생각하고, 아침에 생각하라. 하루가 시작될 무렵과 끝날
무렵에는 여행을 중단하라.


다른 사람에게 수고를 끼치지 말라.
그렇게 하면 그들이 멀어진다는 것을 명심하라. 

 

출처 : *티트리*
글쓴이 : *티트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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