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머무는 곳

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걷는 즐거움이 있는 보르조미(Borjo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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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보르조미

2020. 5. 11.



아제르바이잔에서 조지아 시그나기에 도착해 그다음날 조지아 심 카드를 사서 휴대전화에 장착해 잘 사용했습니다.

조지아 심 카드는 대체로 문제없이 어디서나 잘 터지더라고요.

다만 메스티아에서 찰라디 빙하를 갔을 때 산속에서는 불통이었지만요.



그곳이 오지는 오지였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부터 심 카드가 꺼져버렸습니다.

15일짜리라 15일이 지났다는 말이네요.



이제 오늘부터 조지아에서 3박 4일만 지나면 아르메니아로 갈 예정이라

새로운 심 카드를 구입하기에도 그렇고 하여 그냥 조지아 자동차처럼 버텨보기로 합니다.

조지아는 생산 중단된 중고차를 많이 수입하기에 부품 공급이 쉽지 않아 위의 사진에 보듯이 사고 후 범퍼가 없어 버팁니다.



2019년 2월 24일 금요일의 이야기입니다.

지난밤에는 잠시 보르조미 중앙 공원만 산책하고 들어왔습니다.



오늘은 원래 계획에 바쿠리아니(Bakuriani)로 다녀올 예정이었으니 포기하고 그냥 트레킹이나 하렵니다.

일행 모두는 우리처럼 장시간 걷는 트레킹에 합류가 어려워 보여 부부 둘만 다녀오려고 합니다.

물론, 함께 가자고는 했지만, 모두 포기하겠다고 했지요.



나머지 네 사람은 케이블카를 타고 공원 위로 올라가 보르조미 프레토(Borjomi Plateau)에 올라 전망을 보고 걸어서

숲길을 따라 내려오면 보르조미 센트럴 공원 안으로 바로 들어올 수 있어 공원 구경을 한다고 하네요.

이렇게 코스를 잡으면 케이블카 타는 비용만 내고 공원 입장료를 내지 않고도 공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보르조미에는 기차역이 또 하나 있는데 보르조미 기차역(Borjomi Railway Station)은 이름과는 달리

오히려 보르조미 중심지에서 조금 멀리 동쪽에 있어 혼란이 올 듯합니다.



다만, 이곳은 보르조미 공원 기차역(Borjomi Parki Railway Station)에서 한 정류장 떨어진 곳으로

우리 같은 여행자가 보르조미 인근에 있는 바쿠리아니(Bakuriani)로 갈 때 많이 이용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트빌리시까지 타고 갈 기차는 밤에 들어와 이곳 기차역에서 밤을 새우고 새벽에 떠납니다.



기차에 행선지를 알리는 표지판으로 아마도 보르조미에서 출발해 트빌리시로 간다는 의미겠지만...

적에게 내 행선지를 알리지 말라고 했을까요?

우리 같은 외국인은 전혀 알 수 없잖아요.



또 기차역 게시판에 붙여둔 안내문으로 조지아 말을 모르는 사람은 도저히 읽을 수 없습니다.

아마도 보르조미에서 트빌리시는 아침 7시 05분과 오후 16시 45분에 두 편 출발한다는 말이고 티켓은 기차 안에서 팔고

요금은 2라리라는 의미가 아닐까 혼자 생각해 봅니다.



보르조미 센트럴 파크 입구 방향으로 들어가다가 왼쪽을 보면 위의 사진에 보이는 Borjomi Plateau로

올라가는 입구가 보입니다.



올라가는 입구 벽에 위의 사진에 보이는 그림이 붙어있습니다.

이른 아침이라 차도 없고...



조금 경사가 있는 오르막이기는 하지만, 아주 상쾌한 기분으로 걷습니다.

한참을 걸어 오르자 산 위에 평평한 길이 시작됩니다.

아침 산책은 보약보다 좋다고 합니다.



위에 오르면 지형이 평평한 곳이기에 이래서 보르조미 고원(Borjomi Plateau)이라고 부르나 봅니다.

걷는 즐거움이 있는 보르조미입니다.



잠시 걸으니 대관람차인 고원 대관람차(Plateau Wheel)가 보입니다.

그 앞은 공원 입구에서 출발하는 케이블카 정류장이 있고요.

케이블카 정류장 부근에 아래로 내려가는 오솔길이 보입니다.



우리는 더 전진합니다.

워낙 이른 아침에 숙소에서 밥을 해 먹고 나왔기에 아직 이곳에는 여행자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공기도 맑고 인적마저 끊긴 곳이기에 산책하기에는 이보다 더 좋은 곳도 없습니다.

여기에 올라온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처음 보르조미에서의 계획은 1박 후 오늘 새벽에 7시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한 정류장을 간 후

보르조미 기차역에서 내려 30여km 정도 떨어진 바쿠리아니로 갔다가 올 계획을 했습니다.

짧은 거리지만, 기차가 2시간 정도 달린다고 하니 얼마나 천천히 달리는 겁니까?



걷는 속도보다는 빠르지만, 자전거를 타고 달린다면 이보다 빠르지 않겠어요?

두 도시 간은 마슈룻카도 운행하지만, 느리게 가는 귀여운 기차를 타는 맛에 여행자가 타겠지요.

그 기차는 아주 천천히 두 량만 연결해 운행하는 기차로 꾸꾸시카라고 부르는 귀여운 기차라고 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꾸꾸시카라는 기차는 달릴 때 내는 소리가 꾸꾸시카 꾸꾸시카하며 달린다고 해 붙인 이름이라고 합니다.

바쿠리아니는 전원 마을로 스키장이 겨울에는 유명하고 트레킹도 할 수 있고 리프트를 타고

해발 3.000m 정도까지도 올라갈 수 있는 고원지대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불편한 일행이 있어 함께 가기도 또 우리 부부만 가기도 그래서 그냥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여행이 누구와 함께 가느냐에 따라 더 즐거울 수 있어 악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번 여행은 정말 힘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 사람은 우리 때문에 힘이 들었겠지만요.

여행이란 이렇게 성격이 맞지 않는 사람끼리는 절대로 함께 떠나서는 안 되나 봅니다.

서로가 상대를 불편하게 생각할 테니까요.

정말 좋은 경험을 한 여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