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머무는 곳

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코카서스 3국 여행기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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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아/예레반

2020. 10. 6.

멋진 노을입니다.

하루의 끄트머리인 저녁노을처럼 우리 여행도 이제 그 끄트머리에 서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국제공항의 늦은 밤 풍경이지만, 백야 현상으로 초저녁으로 보입니다.

 

2019년 6월 4일 화요일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오늘의 일정은 먼저 공항으로 간 다음 러시아 S7이라는 처음 들어보는 항공사를 이용해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로 간 다음 그곳에서 같은 항공사를 이용해 다음 날 인천 공항으로 가는 일정입니다.

 

공항으로 가는 차편은 예레반 도착한 날에 예약해둔 바로 그 차입니다.

아침 11시 숙소로 와 달라고 미리 이야기했기에 쉽게 공항까지 왔습니다.

8박 9일 동안 아르메니아 일정 모두를 함께해준 고마운 기사지요.

고마운 마음에 준비해간 수선과 손톱깎기 등 선물을 드렸습니다.

 

예레반 츠바르트노츠 국제공항은 현대식으로 깨끗하고 아름답게 지어놓았네요,

실내에는 미술작품 전시도 해놓았네요,

 

예레반에는 두 개의 공항이 있습니다.

국제공항은 예레반 공항이 아니라 츠바르트노츠 국제공항입니다.

 

국제공항 전용이라 여행객이 많지 않아 붐비지 않아 좋습니다.

 

S7이라는 항공사는 아마도 처음 들어보신 분이 많으실 겁니다.

이 항공사를 이용한 저도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처음 들어본 항공사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 여정이었습니다.

 

예레반 출발 시각은 14:25분으로 적당한 시각에 출발하네요.

도착지는 모스크바가 아니고 노보시비르스크라는 도시입니다.

 

노보는 영어로 New라는 말이고 시비리스크는 시베리아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신 시베리아라는 말로 러시아가 시베리아를 개발하며 새로운 시베리아라는 신도시를 만들었나 봅니다.

 

이 항공사를 이용한 것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예레반에서 한국으로 오는 항공편을 검색하던 중

가장 저렴하고(편도 35만 원 정도) 중간 경유 시간이 가장 짧았고 동선 또한 가장 짧은 편이기에 직항이 없는

예레반에서 우리나라로 오는 비행편으로는 모든 면에서 월등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비행편이었습니다.

 

오후 19시 25분에 노보시비르스크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노보시비르스크 공항에 도착하자 공항 여직원이 기다리고 있다가 고맙게도 경유하는 우리 일행만 별도로 안내해

검색 없이 입국 심사대 앞으로 데려가 바로 환승 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네요.

 

우리가 타고 갈 비행기는 이곳 시각으로 새벽 2시에(우리나라와의 시차 2시간) 출발합니다.

6시간 정도 제법 긴 시간을 공항에서 기다려야 하지만, 경유에서 이 정도면 참을 만하잖아요.

새벽 2시에 출발해 인천공항에 아침 9시(비행시간 5시간)에 도착했네요.

공항 안에 면세점 구역은 한산합니다.

 

이제 오늘 이번 여행의 마지막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늘 부부 둘만 다니다가 처음으로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제법 긴 44일간의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번 발칸반도 여행도 네 사람이 다녀왔지만, 그때는 어려움이나 불편함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다녔던 나라도 네 나라나 되고 이번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사람들과 함께하게 되며

많은 어려움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기에 일찍 여행을 생각하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서로 간에 많은 대화와 검토를 했다면,

서로 간의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조금은 줄일 수 있었겠지만 그리하지 못했습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과 함께하는 이런 여행은 각자 따로 행동하면 쉽지만, 함께 하면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우리 여행 계획이 이미 거의 끝나 확정한 후에 합류하겠다고 했으니 함께 하실 분은 무조건 우리 여행 일정에

100% 수용해야 하든지 아니면 비슷한 일정으로 각자 취향대로 따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완전히 그들만의 새로운 여행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어디로 여행하느냐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요.

서로의 음식의 선호도가 달라 식당 이용에도 조율하여야 하는 문제가 있고요.

또 체력이 다르기에 움직이는 양에 따라 앞서거나 뒤처질 수 있는 점도 생길 것이고요.

 

숙소 문제도 좋은 숙소를 선호하는 분이 계시고 도미토리와 같은 저렴한 숙소 아무 곳이나 선택해도 되는 분이

계시고 이동에 주로 택시를 이용해 움직이고 싶은 분이 계시고 그냥 그곳 현지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되는 분이 계시죠.

좌우지간 문제점을 안고 우여곡절 끝에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여행지에 도착했다고 해도 보고 싶은 것이 다르기에 이 또한 서로의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입장료를 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도 누구는 꼭 들어가 봐야만 하지만, 또 그런 곳은 피하는 분도 계시고요. 

여행이란 아주 간단한 것처럼 보이나 사실은 사람마다 추구하는 방법과 접근하는 방법이 모두 다르기에

같은 곳을 여행하더라고 백인백색이라고 해도 될 겁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점은 사실 현장에서 조율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기 책임 아래 일행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자기 여행만 하면 되는데 일행에게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부탁하고...

우리가 서로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있는 사이도 아니고 처음 만나 여행하는 사람들끼리 말입니다.

가장 힘든 일은 함께 움직였던 일행으로부터 받은 무례한 말과 행동과 성희롱과 몰카같은 일을 겪은 일입니다.

 

따라서 같이 여행을 떠난다 해도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면 되지 싶지만, 어디 그런가요?

다니다 보면 서로가 불편해질 수 있고 그런 불편함이 하나씩 쌓이다 보면 서로가 오해하고 불편한 관계로

발전되기 마련이지요.

한 사람의 무례하고 잘못된 행동이 일행 모두에게 미치는 영향은 여행 전체를 망칠 수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런 불편함 때문에 중도에 서로 헤어져 따로 여행하는 분도 많습니다.

차라리 그렇게만 하면 또 문제는 쉽게 해결되겠지요.

우리 때문에 상대가 불편했을 수 있고 상대로 인해 우리가 상처받을 수 있지요.

중간에 헤어지지 못한 이유는 여성 두 분은 전혀 여행에 대한 준비가 없이 저만 믿고 따라 왔고

부부는 남편이 걷는 일이 쉽지 않아 힘들어하기에 중간에 무례한 행동으로 따로 다니자고 했지만,

며칠 따로 다니다가 슬그머니 우리 뒤에 합류하기에 매몰차게 따로 다니라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런 여행을 마치고 나면서 여행에 대한 즐거움보다는 두려움이 앞섭니다.

우리 부부는 매년 가을이면 무조건 배낭을 챙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여행을 떠났지만.

처음으로 2019년 가을에는 이번 여행의 힘들었던 기억 때문에 여행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돌아와 집사람은 여행 중 일행으로부터 받은 무례한 행동 때문에 3개월이나 사람 만나는 것을

기피하기도 했고 여행 중 그로부터 받은 무례한 언행에 1주일간이나 아프기도 했었습니다.

그동안 개인적으로 힘든 여행에 대한 넋두리만 했던 이야기를 읽어주시느라고 무척 힘드셨지요?

 

이런 이야기도 개인 블로그이기에 저만이 느꼈던 감회를 적어보았습니다.

혹시 모르는 사람과의 동행을 생각하신다면 깊이 생각하시고 사전에 많은 대화를 나눈 후

여행 전반에 걸쳐 충분한 교감 후에 떠나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이것으로 우즈베키스탄과 코카서스 3국 여행기를 끝냅니다.

 

문득 조항조님의 노래 "고맙소"라는 곡의 가사 앞부분이 떠올라 몇 자 적습니다.

이 나이 먹도록 세상을 잘 모르나 보다
진심을 다해도 나에게 상처를 주네
이 나이 먹도록 사람을 잘 모르나 보다
사람은 보여도 마음은 보이질 않아....

어쩌면 이번 여행을 마치며 제가 느꼈던 마음을 그대로 보여 주었던 말이 아닌가 생각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