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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당림(唐林:드엉럼)이라는 하노이 근교의 옛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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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여행기/베트남 2019

2020. 1. 27.



연기 자욱하게 피우고 뗏(Tet)이라는 설맞이 음식 장만에 여념이 없는 베트남 전통 복장의 노부부입니다.

양쪽 기둥에 비록 인쇄한 것이지만, 대련도 보이고 국화 화분이 양쪽 옆에 있고 열심히 떡이라도 만드나 봅니다.

음식 솜씨 좋은 부인의 모습을 미소 띤 얼굴로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남편의 모습에서 따뜻함마저 느껴집니다.



이렇게 오래 살며 부부가 설음식을 장만하는 일도 복 받은 부부의 삶이 아닐까요?

이번에는 손자 손녀까지 합세했으니 우리 세대에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어디에 또 있을까요?

진정 사는 도중에 행복한 일이란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chuc mung nam moi(쭉멍 남 모이)?

우리가 이 마을을 찾은 때는 음력설 전이었습니다.

이 말은 아무래도 새해가 다가왔으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아니면 말고...



드엉럼(Đuong Lam)이라는 마을은 한자로 당림(唐林)이라고 부르는 하노이 근교의 옛 마을입니다.

이곳은 이미 당나라가 이곳을 지배했을 때 신당서 지리지에 이곳을 안남도호부에 소속된 당림현(唐林)으로 표기했기에

아마도 이전부터 이곳을 당림(唐林)이라고 불렀겠지요.



그러니 마을의 역사 또한 무척 오래되었다는 의미가 아니겠어요?

따라서 마을에는 아직도 오래된 가옥이 많이 남아있기도 하거니와 이 마을에만 내려오는 전통 양식이나 축제 또한 많기에

베트남 정부에서 그 중요성을 인정해 드엉럼을 베트남 최초로 국가역사문화유적지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네요.



오래된 마을이라 이곳에 오래도록 터를 잡고 살아온 유서 깊은 명문 가문이 네 개나 있다고 합니다.

지앙(Giang:江), 응우옌(Nguyen:阮), 판(Phan:潘), 하(Ha:何) 씨라고 합니다.

이들은 모두 가족 사당을 가지고 있다네요.



위의 사진에 보는 몽푸정(蒙阜亭:Đình Mông Phụ)은 네 개의 드엉럼 마을 중 몽푸 마을의 중심입니다.

이곳은 마을의 대소사를 의논하고 조상에 대한 제사를 올리는 장소로 1533년에 처음 세웠다고 합니다.

그러니 지금의 마을회관과도 같은 목적으로 지었지 싶습니다.



예전에는 아무래도 마을 공동체 정신이 강했기에 가능했지 싶습니다.

음력 4월 4일에는 봄을 알리는 개춘례도 이곳에서 열었다고 합니다.

개춘례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칼렌다마지오처럼 봄맞이 축제겠지요?

그런데 베트남에 늘 더운 나라이기에 북부 지방을 제외하고는 봄은 있기는 한가요?



중앙에 있는 본채는 여러 번 증,개축을 거듭하며 마지막으로 손 본 것이 1858년이라 하니 제법 오래된 건축물입니다. 

건물이 정면과 좌우에 마주 보는 품자(品字) 형식으로 지었네요.



우리나라 절에 가면 볼 수 있는 운판이나 편경 그리고  목어처럼 생긴 것도 보입니다.

이곳을 제당으로 사용되었기에 이런 도구가 있나 보네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매달려 있는 물건은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기둥도 아닌 것이 마치 기둥처럼 기둥 사이에 섞여 나도 기둥?

하도 생긴 것이 기이해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혹시 아들 낳기를 기원해 베트남 변강쇠로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했지요.

그래서 뒤로 돌아가 보니 가운데 부분을 파내어 공명음이 나도록 했으니 우리나라의 목어 역할을 했지 싶습니다.

그렇다면 물고기 모양으로 만들어야지 흉측한(?) 모양으로 만들어 늙은이 기를 팍!! 죽이는 겁니까?



이 몽푸정은 건물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서까래나 대들보의 조각은 자꾸 올려다보게 하네요.

그러나 관리가 조금 허술해 보이기도 하고요.



입구에 세운 베트남 전통 패방 같은 네 개의 기둥 중 오른쪽에 보면 명명 15년 조(明命拾五年造)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이 말은 민망 15년은 1834년이라는 의미니 거의 200여 년이나 되었다는 말이지 싶습니다.



입구로 들어서면 제일 가운데 앞에 보이는 건물이 제례를 올리는 장소로 보입니다.

이 건물을 자세히 보면 이곳에 온 보람이 느껴집니다.

얼핏 보면 볼품없는 건물로 보이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목각 예술 솜씨가 대단히 뛰어난 곳으로 보입니다.



지붕의 장식은 마치 잡상처럼 만들어 올렸는데 용이 모습으로 보이네요.

같은 의미로 만든 것이겠지만, 모양은 이렇게 나라에 따라 다르네요.

재미있는 것은 드엉럼의 모습이 하늘에서 보면 마치 용의 형상을 닮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용의 머리 부분이 바로 위의 사진에 보듯이 몽푸정 지붕 위에 있지요.

이게 카멜레온이지 어찌 용이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카멜레온처럼 생겼지만, 용이 확실하답니다.

이런 형식은 예전에 중국 장벽고보라는 마을을 갔을 때 보았던 것과 같은 방법이네요.



용의 두 눈은 몽푸정 양쪽 건물 옆에 위의 사진처럼 우물 형태로 만들었답니다.

용의 수염을 주변 골목길로 나타냈고 꼬리는 이웃 마을인 사이(Sai) 마을이라고 하네요.

꿈보다 해몽이라고 여기도 그런 이야기가 있는 곳입니다.




지붕을 너무 날카롭게 만들어 새도 앉지 못할 정도로 보입니다.

용만이 올라가 있는데 새가 앉으면 용의 권위에 흠집이 생길까 봐 그랬을까요?

추녀 끝은 위로 힘차게 올라간 모습으로 중국 명조 시대의 건물 형태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듭니다.

건물 내부 천장이나 대들보와 서까래에 새긴 목각은 아주 볼만 합니다.



삼면에 기둥만 보이고 벽이 없는 일종의 정자로 보이기도 하고요.

기둥의 굵기가 엄청납니다.



지금도 많은 주민이 살아가고 있기에 오래된 전통가옥과 근대와 현대의 가옥이 함께 공존하고 있습니다.

그냥 골목길을 걷다 보면 시골 마을을 걷는 기분이 드는 곳이죠.



많은 사당이 남아있고...

제법 오래된 고가가 즐비하고요.

우리 눈에는 어설퍼 보이는 장식이 보이지만, 이 또한 이들의 전통 장식이 아니겠어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드엉럼 마을은 베트남 정부에서 가장 먼저 국가역사문화유적지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곳이랍니다.

그러나 아직은 많은 부분에서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지 싶습니다.

현재 많지는 않지만, 20.000동(우리 돈 1.000원 정도)의 입장료도 있는 마을입니다.

오래된 고가와 함께 살아가는 주민이 편리하고 새롭게 다시 개축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개축하더라고 옛 모습이 상처받지 않게 개량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