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머무는 곳

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드엉럼에서 선 떠이(山西) 고성까지 걸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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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여행기/베트남 2019

2020. 2. 8.



드엉럼에서 약 5km 떨어진 선 떠이 고성까지 걸어서 도착했습니다.

Son Tay Citadel은 1994년 베트남 정부로부터 국가적 역사 및 건축 기념물로 지정받은 곳입니다.

이미 복원을 끝낸 듯 깔끔한 모습이지만, 아직 완전한 고증을 거쳐 만들지는 않은 듯합니다.



1822년 응우옌 왕조 2대 왕이었던 민망(Minh Mang;明命) 왕 3년에 지은 고성으로

이 성을 지은 이유는 하노이 서북부를 지키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벌써 200여 년이나 된 아주 오래된 유적인 셈이지요.



당시 프랑스 출신의 요새 전문가였던 Vauban이 이 지역의 석재인 라테라이트(laterite)를 이용해 지었으며 외부 해자는

깊이 4m, 폭 20m, 길이 1,795m의 해자가 남서쪽 구석의 티치 강 (Tich river)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대단히 반듯한 모양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베트남이 프랑스 식민지배 아래 있을 때 독립하려는 베트남군이

조직적으로 반프랑스 운동을 벌였던 주요 거점이 되기도 한 곳이랍니다.

1946년 12월, 베트남 민주 공화국 정부 회의가 바로 이 자리에서 열리기도 했다니 베트남으로는 역사적인 곳이라네요.



지도상으로 보면 선 떠이 고성은 당시 탕롱이라고 불렀던 하노이를 수비하기 위해 아주 적절한 장소였다고 생각됩니다.

동북지역은 홍 강이 흘러 자연적인 방어선을 만들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민망 왕이 민망스럽게도 지금은 이런 유적을 제대로 복원하지 않고 공원으로 사용하려고 내버려 둔 듯하네요.

민망 왕은 당시 수도인 탕롱을 보호하기 위해 주변에 이런 성을 몇 개 지었다고 하지만, 대부분 사라졌다네요.

대신 후손은 금성홍기를 높이 올리기 위해 국기 대를 만들었네요.



시타델은 아주 네모반듯한 계획적으로 만든 고성입니다.

해자 밖으로 한 바퀴 돌아보는데 약 1.7km 정도 되네요.

그러니 내부의 길이는 가로, 세로 각각 400m 정도 되겠네요.



선 떠니 고성의 목적은 탕롱을 방어하기 위해 만든 성이지만, 왕이 몰래 순행할 때 머물기도 했던 곳으로

제일 가운데 있는 Gold Palace라고도 불리는 본궁은 하늘의 제를 올리는 곳으로 나라의 안녕을 빈 장소라고 합니다.

그때는 세상을 호령하며 떵떵거리며 살았겠지만, 지금은 누구나 그냥 드나들 수 있는 공원이 되었네요.



문이 잠겨있지만 틈새로 보이기에 내부 모습이 궁금해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역시 노란색을 좋아합니다.

게다가 하늘은 수입품 쿠키도 엄청나게 좋아하는지 수입 쿠키로 도배를 해놓았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변해가나 봅니다.

지금은 개나 소나 드나들지만, 그때는 안으로 들어간다는 일은 상상도 하지 못했을 테니까요.

그러나 본궁 박공벽 부분에 보이는 조각은 마치 치우천황이나 깔라 신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지금 고성의 내부는 국기대, 도안문 그리고 본궁 외에는 크게 구경거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런 유적이 좋습니다.

사람에 따라 현재의 모습이 구경거리가 없다고 하실 분도 계실 것이고 또 좋다고 하실 분도 계실 것입니다.



깃대를 세우는 탑이 하나 있고 대전으로 생각되는 본궁으로 들어가는 곳에

위의 사진에 보이는 도안문이라는 문이 있을 뿐입니다.



그래도 베트남에서 이 정도의 유적이 남아있다는 것은 색다른 발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베트남은 중부 지방의 후에(Hue)를 제외하고는 그럴듯한 유적이 별로 남아있지 않지요.



아마도 수많은 전쟁을 치르느라고 그렇게 되었을 듯합니다.

하노이에 있는 탕롱 황성이라는 곳도 사실 이번에 보니 제법 그럴듯하게 꾸며놓았지만,

11년 전에 왔을 때는 크게 구경거리조차 없었던 곳이더라고요.



그때는 바딘 광장의 호찌민 영묘에 눌려 누구 하나 찾아보지 않는 폐허였네요.

선 떠이 고성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담장이 재미있습니다.

적어도 성벽이라고 하면 외침에 대비해 쌓았을 텐데 여기는 그냥 내부와 외부를 구분하는 울타리 정도의 높이입니다.



얼핏 보기에 1.5m 정도의 높이로 보입니다.

처음부터는 그렇게 쌓지는 않았겠지만, 외침에 대비한 성벽으로는 허술해 보입니다.

그러나 성벽 외부에 제대로 만든 해자가 버티고 있어 허술함 가운데 아주 제대로 만든 방어시설인 셈입니다.



예전의 베트남 사람들의 키 높이가 작아서 이렇게 쌓았을까요?

아니면 그때는 전쟁이 없는 시기라 그랬을까요.

이 모두 해당하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네요.



각 방향으로 Ta, Cua Huu, Tien 및 Hau라는 모두 네 개의 문이 있고 문 양쪽에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대포가

양쪽으로 보이고 해자를 건너 드나들 수 있는 다리는 현재 남북으로 각각 하나씩 있습니다.

처음부터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정 중앙에는 Dien Thien Palace가 타일이 깔린 큰 안뜰이 있고 시타델 네 귀퉁이에는 6m 깊이의 큰 우물이 각각 있습니다.

또 성벽으로 사용한 석재는 이 지방에서 나는 라테라이트라는 붉은 사암입니다.

베트남이 좋아하는 붉은색이라 더 폼이 납니다.



그런데 북문으로 나가는 곳에 오래된 비행기를 전시해 두었습니다.

아마도 월남전 때 사용했거나 노획한 비행기로 보이는데...

누가 보면 이런 전투기를 이 시대에 일찍 생산 보유했기에 감히 외부의 적이 이곳은 넘겨다 볼 수 없기에

성벽 담장을 낮게 만들었다고 오해할 수 있겠네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좀 더 고증을 거쳐 원본에 가깝게 복원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만한 유적 터가 흔치 않잖아요.

지금은 입장료조차 없는 곳이지만, 입장료도 받을 정도의 유적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해자 안의 고성을 고성답게 꾸미면

이 또한 대단히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우리 한국인이 베트남 여행을 오면 여행 상품이 무척 단조롭다는 것을 느끼잖아요.

북부 지방의 여행이라 하노이 시내와 하롱베이와 닌빈 지역 정도가 전부입니다.

하노이에서 40km 정도 떨어진 멀지 않은 이런 곳에 반듯한 고성 하나 있다면 바로 옆에 있는 오래된 마을인

드엉럼과 더불어 1일 코스로 완벽한 곳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오지라퍼도 아닌데 별걱정을 다하고 다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