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어쩌구 저쩌구

좋은사람 2020. 8. 23. 08:42

무흘구곡(武屹九曲)-

 

서시

1; 봉비암(鳳飛巖)

2; 한강대(寒岡臺)

3; 무학정(舞鶴亭)

4; 입암(立巖)

5; 사인암(捨印巖)

6; 옥류동(玉流洞)

7; 만월담(滿月潭)

8; 와룡암(臥龍巖)

9; 용추(龍湫)

 

* 개요; 무흘구곡(武屹九曲)은 조선 중기의 대학자인

한강(寒岡) 정구(鄭逑 1543~1620), 경상북도 성주군 수륜면 신정리의

성주댐 아래쪽 대가천(大伽川)에 자리한 제1곡 봉비암(鳳飛巖)에서부터,

댐을 지나 김천시 증산면 수도리의 수도암(修道庵) 밑 계곡에 자리한

9곡 용추까지 약 35구간의 맑은 물과 기암괴석의 절경을 읊은 칠언절구 한시를 말한다.

성주군에 제1~5곡이 있고, 김천시에 제6~9곡이 있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승경지로, 폭 넓은 계류를 형성하여 여름철에는 피서객으로 붐빈다.

그는 제1곡에서 9곡에 이르는 과정을 단지 아름다운 자연만 추구한 게 아니라,

도학의 근원을 찾기 위한 일종의 실천적 여정(旅程)으로 표현했다.

중국 주희(朱熹)의 무이구곡(武夷九曲)을 본받아 붙인 이름이다.

회연서원(檜淵書院) 앞 도로변에 嶺南第一勝地 武屹九曲이라는 표석이 있다

(디지털김천문화대전 인용 수정). 필자의 작시(作詩)에 경헌 정동박 씨의

한시비(漢詩碑)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역사성이 풍부해서 그런지 몰라도, 여러 시비가 산재해 있어 시의(詩意) 획득에

장점도 있지만, 반면에 혼란스럽기도 하다. 안내판은 참고하지 않았다.

필자의 고향은 성주군과 경계인 경북 고령군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라고, 하마터면 놓칠 뻔 했다.

한국 초유의 시조로 읊었으니, 옛 정취와 비교해보기 바란다.

 

서시

꿈에 본 무이구곡(武夷九曲) 여기로 옮겨왔나

구십 리 굽이마다 이학(理學)을 심었으니

맑은 맘 기르려 거든 옥계(玉溪) 길을 밟으오

 

1곡 봉비암(鳳飛巖)

 

깎아진 절벽 아래 깊은 소 휘감을 적

대안(對岸)의 늙은 갈대 한풍(寒風)에 목욕하니

봉황은 날아가 버리고 성긴 대숲 남았네

 

* 경북 성주군 수륜면 신정리. 근래에 4차선 도로로 확장된

  성주 고령간 33번 국도와 접하고 있다. 성주에서 약 15km 지점이며,

  회연서원 뒤편 낮은 산봉우리로 대가천(大伽川) 변이다.

 

* 정구의 칠언절구 한시 감상. 이하 9곡까지 같음.

   첫째 굽이라 여울가 낚시 배가 두둥실/

   석양빛 강물 위에 낚시 줄이 얼기설기/

   자질구레 인간 잡념 까마득히 잊고서/

   내 안개 속에 노질함을 그 누가 안단 말고

   [一曲灘頭泛釣船  風絲繚繞夕陽川  誰知捐盡人間念  唯執檀槳拂晩煙].

 

2곡 한강대(寒岡臺)

 

동그란 봉우리는 계란형 미녀인데

누대 위 멋진 선비 생뚱맞게 돌부처로

안개 낀 모래톱에는 따오기가 노래해

 

* 봉비암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으며, 9곡 중 접근성이 가장 까다로운 곳이다.

  암봉은 갓말 부락을 통해야 진입할 수 있다. 암벽 전체를 관망하려면,

  돌아가서 수성리 수국 부락을 경유하여 대가천 냇가로 접근해야 한다.

  한강 정구 선생의 호를 따서 명명했다. 최근 봉우리에다 8각 정자 한강정을 세웠다.

* 따오기; 중국의 싼시성(陜西省) 양현(洋縣)에서만 서식한다.

  과거 국내에서는 겨울철새(나그네새)로 많이 찾아왔지만,

  1974년 판문점 주변에서 4개체, 19772개체, 197812월 경기 파주에서

  1개체가 확인된 것이 마지막 기록이다. 이후 20081017일 중국으로부터

  따오기를 기증받아, 경남 창녕 우포늪 인근 복원센터에서 인공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자료목록에 위기종(EN)으로 분류된 국제보호조다.

  “따옥따옥또는, 애기 울음소리를 내기도 한다.(야생조류필드가이드 발췌 수정)

 

* 둘째 굽이라 미녀가 봉우리로 화하여/

  봄꽃으로 가을 단풍 단장을 고이 하니/

  저옛날 초나라의 굴원이 알았다면/

  한 편의 이소경을 또 지어 보탰으리

[二曲佳妹化作峰  春花秋葉靚粧容  當年若使靈均識  添却離騷說一重].

 

3곡 무학정(舞鶴亭)

 

건널 강 없다면야 빈 배를 굳이 감춰

신선은 날아가고 정자만 덜렁 남아

바위는 누런 학이 되 청류 위서 춤추네

 

* 3곡은 성주 무주간 30번 국도 금수면 무학1리 넉바우 부락과,

   배바우부락 중간 지점 무학천변에 위치하고 있다.

   봉비암에서 약17km 거리로 자동차로 이동시간은 약 26분 소요된다.

  최근에 진입로 데크 공사와 표지판이 새로 설치되었다.

  무학정이 서있는 바위모양이 배 모양을 닮아 선암(船岩)

  , 배바위라 부르는데, 상류 부락명도 여기에 유래하여 배바우라 부른다.

  하류에 있는 마을은 넉바우로 마을 앞 냇가에 크고 넓은 바위가 하나있어,

  그리 부르게 되었다.

 

* 삼곡이라 이 골짝 누가 배를 감췄던가/

  천년토록 야밤에 지고 간 이 없었거니/

  건너야 할 큰 강이 그 아니 많을까만/

  건너갈 방도 없이 가련할 뿐이어라

[三曲誰藏此壑船  夜無人負已千年  大川病涉知何限  用濟無由只自憐].

 

4곡 입암(立巖)

 

우뚝한 선바위는 섬 안에 홀로인데

현학(玄鶴)과 얘기 도중 저도 몰래 꾸벅 졸다

창졸간(倉卒間) 천지(天池)에 빠져 체면 없이 허우적

 

* 일명 선바위라 한다. 밑으로 고요히 흐르는 물은 마치 하늘 못 같다.

  일렁이는 물그림자가 일품이다.

* 현학; 검은 빛깔의 학.

* 창졸간; 미처 어찌할 수 없이 매우 급작스러운 사이.

 

* 넷째 굽이라 백 척 바위에 구름 걷히니/

  바위 위 화초 보소 바람결에 하늘하늘/

  이 가운데 싱그럽기 이 같음을 뉘 알꼬/

  저 하늘 달그림자 못 속에 떨어졌네

[四曲雲收百尺巖  巖頭花草帶風髮  箇中誰會淸如許  霽月天心影落潭].

 

5; 사인암(捨印巖)

 

수백 길 낭떠러지 거울로 비친 반석

천년 송() 시샘하니 옥() 수석 캐지 마소

꼭대기 맴도는 자운(紫雲) 무슨 미련 있는고

 

* 경북 김천시 증산면과 성주군 금수면 과의 경계 지점이다.

  한자로 舍人巖이라고도 쓴다.

 

* 다섯 굽이라 맑은 못 그 얼마나 깊은고/

  못가의 솔이며 대 절로 숲을 이루었네/

  복건 차림 은자가 높은 당에 앉아서/

  인심이요 도심을 도란도란 얘기하네

[五曲淸潭幾許深  潭邊松竹自成林  幅巾人坐高堂上  講說人心與道心].

 

6곡 옥류동(玉流洞)

 

구슬로 흐른 여울 속진(俗塵)을 씻어가고

솔향기 짙은 골짝 청설모 쫓는 아이

고사(高士)도 다리 밑에서 물팔매를 하느니

 

* 옥류동은 김천시 증산면 유성리에 위치해 있고,

  쉼터에는 무료 주차장과 깨끗한 화장실이 완비된 데다,

  에어컨까지 설치되었다. 개울물이 맑고, 주위 숲이 울창하다.

  물팔매(물수제비, 물찰찰이) 맛이 좋다.

 

* 여섯 굽이라 초가집 여울 가에 놓였으니/

  어지러운 세상사 가린 게 몇 겹인고/

  여기 살던 은자여 그 어디로 떠나갔나/

  풍월만 남아 있어 만고토록 한가롭네

[六曲茅茨枕短灣  世紛遮隔機重關  高人一去今何處  風月空餘萬古閑].

 

7곡 만월담(滿月潭)

 

아담한 시내 연못 낮달이 가득 담겨

조는 학 깨운 신령 멱 감으며 중얼대자

돌밭은 당굿 벌이고 솔방울이 구르네

 

* 만월담은 김천시 증산면 소재지에서 대덕, 무주 방면 30번 국도로 가다

  청암사 표지판이 보이는 곳에서 좌회전하여 수도암 방향으로 가는 길에 위치하고 있다.

  증산면 평촌마을을 지나 약 100m 쯤 꽤나 오래된 소나무 4그루가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팻말이 있는 623번지는 가() 만월담이고, ()

  거기서 상류 쪽으로 450m 더 올라간 지점 642번지다.

  큼직한 너럭바위, 집채만 한 바위와 호박돌 등,

  다양한 크기의 돌들이 복합적으로 산재한 곳이다.

  축대를 쌓으면서 일부 손상되긴 했어도, 물굽이는 옛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정우락 교수 비정(批正)자료 참고.

 

* 일곱 굽이라 높은 봉 여울물 감아 도니/

  이런 풍광 일찍이 구경을 못했어라/

  장난꾸러기 산신령 조는 학을 깨워볼까/

  솔 이슬 까닭 없이 학 뺨에 떨어지네

[七曲層巒繞石灘  風光又是未曾看  山靈好事驚眠鶴  松露無端落面寒].

 

 

 

8곡 와룡암(臥龍巖)

 

청룡이 누웠으니 담소(潭沼)에 안개 깔려

떨어진 꽃잎 하나 빙빙 돌다 사라지고

꼬집자 벌떡 일어나 천둥소리 내느니

 

* 와룡암은 만월담에서 1.5km 떨어진 지점에 있으며, 수도암 방향으로

  올라가다 보면 표지판이 보인다. 물속에 가로로 길게 뻗은 바위가

  꼭 용이 누워있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오토캠핑장에서 자동차로 약 15분 걸린다.

 

* 여덟 굽이라 오르니 시야 한층 트이는데/

  멀리 갈 듯 흐르는 물 다시금 돌아든다/

  안개구름 꽃과 새들 저마다 낙을 누려/

  노는 사람 오든 말든 나 몰라라 하누나

[八曲披襟眼益開  川流如去復如廻  煙雲花鳥渾成趣  不管遊人來不來].

 

9곡 용추(龍湫)

 

일백 척 용추폭포 냇물로 내달리니

시원한 솔바람에 수국(水菊)도 환히 웃나

옛 정각(亭閣) 보이지 않고 운수납자(雲水衲子) 존다네

 

* 수도암에서 폭포로 가려면 출렁다리를 건너야 한다.

  무흘구곡 중 단연 으뜸이다.

* 세차게 흘러내리는 신비한 폭포다. 위험하지만 아래쪽 숨은 폭포가 진짜 비경이다.

* 운수납자; 돌아다니는 승려를 무상한 구름과 물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운수, 운납, 운수승(), 속된 표현으로 떠돌이 중.

 

* 아홉 굽이라 고개를 돌리고서 한탄한다/

  이내 마음 산천을 좋아한 게 아니거니/

  샘물 근원 이곳에 형언 못할 묘리 있어/

  여기 이걸 놓아두고 다른 세계 찾을쏘냐

[九曲回頭更喟然  我心非爲好山川  源頭自有難言妙  捨此何須問別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