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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배철수 2005. 7. 5. 18:56

 

 

 

 

 

  
                   [유지나의 필름 포커스]녹색의자
           연상 女·연하 男 격정적 사랑 그려

 

 

 

 

인간은 사랑의 결실로 시작되고 삶의 정수는 사랑이라고 예찬하건만, 다른 한편에선 돌팔매질 당하는 사랑이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녹색의자’는 나이 든 여자 문희(서정)와 어린 남자 현(심지호)의 격정적 사랑을 다룬다.

따라서 이 영화는 세상이 금지한 돌팔매질 당한 애정 사건의 재구성을 통해 관객인 ‘당신 (아마도 깊은 사랑을 꿈꾸는 당신) 역시 이들에게 돌을 던질 것인가’라고 묻는 듯하다. 물론 이 대목에서 어떤 이유로건 둘러대고 정당화하는 사랑에 대한 기만적 인식, 즉 에로스 에너지의 억압이 부당할지도 모른다는 감독의 문제의식이 은닉되어 있다.

역원조교제로 법정 판결이 난 이후부터 시작된 영화는 사회통념이 금기시하는 사랑을 지속하는 문희와 현을 따라간다. 벗은 몸이 등장하는 통상적인 베드 신의 끈끈함을 벗어난 이 영화의 수많은 베드 신들은 음란한 훔쳐보기를 넘어, 몸의 결합을 존재의 내밀한 소통의 경지로 재현해내는 데 성공한다. 그건 이미 전작들(여전히 한국적 가부장적 관습에 여자-주부 되기에 관한 근원적 물음을 제기하는 ‘안개기둥’으로부터 여성 주체의 성욕망과 여성 간의 관계를 성찰하는 ‘봉자’에 이르는)에서 탁월한 성차 감수성을 드러낸 박철수 감독의 편견 없는 여성, 남성 보여주기 시선이 작동한 결과이다. 일지 같은 내러티브 전개와 법정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현의 성년파티 시퀀스는 지치지 않고 실험적 화법을 시도하는 박철수 감독의 재능과 덕목을 증명해준다.

오렌지빛 조명 속에서 따뜻하고 장난스럽고 순수한 에로틱 에너지가 넘치는 문희와 현의 베드 신들, 둘이 어우러지는 장면들은 한국영화에서 제대로 그리고 충분히 시도되지 못한 여성 주체의 욕망과 시선, 그 결에 따라 아름답게 조율되는 남자의 몸이 재현된다. 서정은 여성이기에 금지당했던 에로스를 폭발시키는 달레마에 빠진 역할을 격정적으로 표출하며, 심지호는 깨끗하고 순수한 남자의 영혼이 담긴 몸-캐릭터를 신선하게 제시한다. 아마도 이 영화가 실화를 모티브로 삼지 않았다면 이런 전복적 캐릭터, 이런 도발은 너무 작의적이고 과장된 것이라고 치부당할 뻔했지만, 사실성에 근거한 드라마의 재구성은 그런 파격과 신선함에서 힘을 받는다.

남자가 여자보다 10세 이상 나이가 많을 경우는 문제삼지 않지만, 그 반대는 금기시하는 우리의 통념에 의문을 제기하는 ‘녹색의자’는 개인의 사랑에 국가의 법이, 타자들의 시선이 부자연스럽게 개입하고 장애물을 놓는 과정을 담담하면서 파격적인 하이퍼리얼리즘으로 그려낸다.

만일 당신이 사랑의 조건을 적절한 나이 차이와 신분, 이러저러한 그럴싸한 조건 속에서 따지면서 그와 동시에 자신의 존재를 장악할 사랑을 꿈꾼다면, 이 영화를 보고 통념에 위배되고 그것에 저항하는 이들의 사랑을 성찰하고 사유해볼 만하다.

동국대 교수

 
 
 

기사들

짝퉁 배철수 2005. 7. 5. 17:38
           
                              현재 촬영중인 작가님의 영화
              '아내의 애인 만나다'  촬영현장
 
 
 
            
 
 


 
 
 [세계일보 2005-06-23 15:48]

 

“아무래도 아내가 바람이 난 것 같습니다.”

영화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 촬영이 시작된 지난 17일 서울 효자동 한 평 남짓한 도장가게 안. 이 한마디 독백으로 시작하는 도입부를 찍는 데 온종일 소요됐다.

“고개 돌리고 눈 내리니 이상해. 동시에 고개와 눈이 내려가야 해.” 도장 파는 직업을 가진 이 남자(박광정)에게 김태식 감독은 각도와 시선 처리를 까다롭게 수정한다. 이 독백은 차분하고 꼼꼼한 한 남자가 아내의 외도 사실을 안 이후 취하는 특이한 행동의 서막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그는 현장을 박살내지도, 아내를 추궁하지도 않는다. 가게에 ‘출장 중’ 팻말을 내건 후 시침을 뚝 뗀 채 아내의 애인을 관찰 대상으로 삼아 긴 여정을 떠난다.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는 아내의 애인(택시기사)을 찾아간 남자가 손님을 가장해 동승하면서 두 사람이 펼치는 로드무비다. 여정은 서울에서 강원 낙산까지. 현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기존 이미지를 탈피한 색다른 배우 궁합이다. “ ‘죽이는 대본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지난해 이 대본을 접했다”는 박광정은 특유의 코믹함을 벗고 질투와 자기분열적인 감정에 휩싸이는 남편 역을 연기한다. 박광정은 “사랑 없는 질투 때문에 지옥 속을 헤매는 한 남자의 이야기”라면서 “죽이고 싶은 상대에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미묘한 신경전과 공감대를 나누는 가운데 남녀 관계에 관한 비유와 상징을 담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보석은 “이 세상에 사랑은 있어도 바람은 없다”고 여기는 바람둥이 택시기사로 분해 색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요즘 유행하는 샤기 컷을 했는데 어떠냐”고 웃음짓던 정보석은 “기존 내 이미지로는 딱 남편 역인데, 오히려 매력적인 정부를 제안하더라. 연기 변신에 대한 부담은 크지만 스스로도 발상의 전환이 재미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나리오는 박철수 감독의 영화 ‘봉자’ ‘녹색의자’를 비롯해 최근 드라마 ‘불량주부’로 비관습적이며 감각적인 필력을 선보인 김전한 작가가 썼다.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로 2004년 영화진흥위원회 예술영화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돼 4억원을 지원받았다.

별다른 세트 없이 ‘노상’ 촬영되는 이 별난 로드무비는 7월 말 촬영을 끝내고 올 가을 개봉될 예정이다.

김은진 기자 jisland@segye.com


# by 나비 | 2005-07-04 20:35 | 관련글 | 덧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