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 1980년대에 20대를 보낸 386세대들에게 한 시대의 아이콘으로 가슴에 남아 있는 가수이자 라디오 DJ 배철수. "부스스한 머리, 장대처럼 솟아 오른 키, 싱거워서 선량해 보이는 몸체"를 지닌 그의 이미지를 떠오르게하는 연애소설 '그리하여 그녀는 짝퉁 배철수와 결혼하였다'(랜덤하우스중앙)가 출간됐다.
시나리오 작가이자 시인 김전한(43) 씨가 내놓은 장편소설이다. 이른바 '원나이트 스탠드'(하룻밤 사랑)를 꿈꾸는 남자 임철민과 록그룹 송골매의 멤버 배철수의열성팬인 여자 오송이의 사랑을 그렸다.
두 사람은 해체된 지 5년 만에 다시 모인 송골매의 콘서트가 열린 이화여대 강당에서 처음 만났다. 공연 열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배철수가 연주 도중 감전으로 쓰러지자 객석의 오송이도 충격을 받고 덩달아 쓰러진다. 옆자리에 있던 임철민은 처음 본 여자 오송이를 업고 병원으로 뛴다.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신촌의 주점을 전전하며 함께 술을 마신다.
급기야 두 사람은 여관을 찾아나서지만 오송이는 가는 곳마다 퇴짜를 놓고, 임철민은 '소기의 목적'을 이루지 못해 안달하다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독립된 생활을 하지 못하는 청춘남녀라면 한 번쯤 가보지 않을 수 없는 여관에 관한 가이드북을 쓰기로 작정한 것이다.
동업을 약속한 두 사람은 여관의 위치, 시설, 서비스, 대실료 등을 점검하며 전대미문의 여관안내서를 만든다. 그와 동시에 섹스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나가고 결국 '결혼'에 이른다. 공동 집필한 여관안내서는 베스트셀러가 되고, 임철민은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나선다. 그사이 오송이는 세 아이의 엄마가 된다.
권태기에 들어선 두 사람 사이에 더 이상 섹스는 없다. 남자가 첫 섹스의 상대였던 유부녀 선배를 만나는 사이, 여자는 '짝퉁 배철수'를 만난다. 진짜 배철수를빼닮은 짝퉁 배철수는 아이의 유치원 버스운전 기사다. 오송이는 남편에게서 느낄수 없었던 순수함을 그에게서 느낀다. 결국 오송이는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짝퉁 배철수를 선택한다. 그러는 사이 임철민은 유부녀 선배에게 구애하지만 보기좋게 걷어차이고 만다.
청춘기를 거쳐온 사람이면 누구나 겪어봤음 직한 성적 에피소드들이 소설의 곳곳에 삽입돼 자주 웃음을 유발한다. 연애에 관한 청춘기의 무용담이자 추억담이 유쾌하면서도 사실적인 문체로 그려졌다. 256쪽. 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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