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논의 봄(202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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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연

2020. 4. 17.

하논은 화산섬 제주에서도 아주 특이한 지형이다.


수성화산의 분출로 오름들과 달리 지표면 보다 낮게 형성된 마르형 분화구이며,

용천수로 습지가 조성되어 조선 중기부터 제주에서 희귀하네 논농사를 지어 오고 있다.  



하논의 봄은 보라색 자운영으로 부터 시작된다.


4월이 되면 질긴 생명력을 가진 이름모를 잡초들도 함께 살아나

여러 빛깔의 꽃으로 분화구를 가득 채우며 계절의 바뀜을 알려준다. 



이러한 꽃들의 잔치는 잠시 자나가는 호사로움일뿐,


논농사를 준비하는 농부의 제초제 작업으로 말라 비틀어지고

하논의 봄을 알리는 꽃들은 이렇게 죽어서 다시 내년을 기다려야 한다.



하논의 봄은 눈 덮힌 한라산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어 좋다.


4월 중순에 철 지나 내린 폭설에 하얗게 덮힌 한라산의 장엄함은

자그마한 하논 수로에 반영으로 들어와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이렇게 하논은

분화구 내에서 한라산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지형이기도 하다.



겨울을 보낸 철새들도 모두 떠난 하논의 봄은 어쩌면 적막하기도차 하다.

아마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하논순레길 방문자가 없어 더욱 그러한 느낌이 드는것 같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하논성당길 순례 일정들이 모두 취소되었으며,

매월 400여명이 찾아오던 순례자는 지난 1월 중순 이후로 발길이 끊겼다.   




그러나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음에도 하논성당터의 은행나무에는

초록빛 새순이 돋아나기 시작하고 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갈 때를 기다리며 수 만 잎을 피워 시원한 그늘을 만들고 있다. 


<허영숙 작가의 하논 사진>


모든 일상들이 정지되어 있음에도 하논의 봄은 싱그럽다.

그리고 사람들이 멈추자 제주에 맑고 파란 하늘이 다시 부활하고 있으니

 이 또한 신비로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