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형의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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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 여행길

2020. 4. 23.

서귀포에 있는 피정센터 '면형의 집'은

제주 천주교 전례 초기부터 이어온 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는 유서깊은 곳이다. 

 

 

 

면형의 집을 수호하는 230년생 우람한 녹나무가 지켜 보았듯, 

 

홍로본당부터 시작하여 공소시절을 거쳐

한국순교복자수도원 - 복자회관 - 면형의 집 - 김기량 펠릭스베드로 수도원 등

여러 가지 명칭으로 120여년을 이어 오고 있는 천주교 사적지이기도 하다.

 

 

 

홍로성당은 1937년에 서귀포로 이전되어 공소형태로 존치되어 왔는데,

1959년 서귀포성당에서 홍로성당터와 밀감농장 2,200평에 대하여

한국복자성직수도회에 관리를 요청하여 피정센터로 운영하게 되었다.

 

지금와 생각해 보면 교회재산을 수도회에 넘겨 주게된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2013년도에 세워진 아담한 수도원 성당에는

제주도 한라산을 모형으로 만든 제대와 함께 상투와 한복을 입은 십자고상이 특이하다.

 

 

 

다케 신부가 1902년 이곳에 건립한 홍로본당은 오랜기간 산남지역 선교의 중심지 역할을 맡아 왔다

 

1937년에 본당은 서귀포시내로 이전하였으나,

한국전쟁 당시 서울 대신학교가 제주도 피난처에서 신학교를 운영했던 유서 깊은 장소다.

 

 

 

현재 면형의 집은 한국순교복자수도회에서 피정센터로 운영하고 있는데, 

 

수도원 성당과 회의실 및 숙소와 식당, 휴게실 등 기본시설과 함께

넓고 아름다운 정원에는 십자가의 길과 잔디 교육장 등 아기자기하게 잘 가꾸어져 있다.

 

 

 

 

 

면형의 집에 대하여 이야기 할때면,

가톨릭신자들도 약간은 생소한 단어 '면형'의 뜻에 대하여 물어 온다.

 

면형[麵形]이란? 한자로 밀가루 면(麵)과 형상 형(形)자를 쓰고 있는데,

밀떡이 성체로 바뀐 뒤에도 그 모양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겉모양을 이르는 말로써

한국순교복자수도회 창설자의 영성 용어라고 말한다. 

 

 

면형의 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타케신부 밀감나무였다.

 

1911년 일본에서 최초로 들여온 온주밀감나무는 제주감귤의 산업화의 시초가 되는데,

타케신부가 들여온 14그루의 밀감나무 한그루가 면형의 집에 심어져 있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100년이 넘은 이 감귤나무가 지난 해 고사하자

고사된  나무를 방부처리하여 성당입구에 전시하고 홍로의 맥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온주밀감나무가 고사한 그 자리에는 60년된 후계 감귤나무를 심었으며

서홍동 주민들이 타케신부 감귤나무 시원지 공덕비를 세웠다.

 

한국 천주교 역사상 일반 주민들이 세워준 최초의 가톨릭사제 공덕비라고 한다.

 

 

 

이외에도 홍로성당을 세운 타케신부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제주도내 문화예술인들이 타케신부를 기리는 바람난장을 공연하고

왕벚나무 자생지 발견을 기리기 위하여 자생지 왕벚나무의 후계목을 기념식수 하였다.  

 

 

 

면형의 집에는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사연도 많다.

 

1920년대에는 아이들 불장난으로 성당이 전소되기도 하였고

1940년대에는 공소에서 군사정세를 공부하다 일경에 체포되기도 했으며,   

1951년 대신학교 피난시절엔 무장공비의 습격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사적지에 묻혀있던 사연을 찾아내고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역사와 함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