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청귤(풋귤)의 진실

댓글 38

제주의 자연

2020. 8. 4.

지난 주말 하논순례길에 있는 과수원길을 걸었다.

가장 길게 49일 동안 이어졌던 제주의 긴 장마가 끝난 감귤과수원은 싱싱한 '풋귤'이 짙은 녹색으로 영글어가고 있었다.

이제 제주의 8월은 청귤의 시기이다.

 

최근들어 여름에만 맛볼 수 있는 과일인 청귤은 면역력과 피부미용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제주에서 키우고 있는 감귤 중에 '청귤'이라는 종류는 없다. 

단지 '풋귤'이라고 부르는 설익은 온주밀감류의 감귤이 있을 뿐이다.

   

청귤은 다른 감귤과는 달리 5월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어도 이듬해 2월까지 과피(果皮)가 녹색이며 6월이 되어야 황색으로 익는 감귤인데, 맛은 꿀과 초를 조화시킨 것처럼 신 맛이 강하다.

이러한 청귤은 특이하게도 8월이 되면 익었던 열매가 다시 녹색으로 푸루러 지기에 '청귤'로 불려지고 있으며 껍질은 청피(靑皮)라고 한약재로 사용된다. 

이 청귤에 대한 기록은 1702년 조선 숙종 당시 이형상 제주목사의 순시를 기록한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 위 그림과 같은 '감귤풍악' 화첩으로 남아있다.

또 다른 화첩 '감귤봉진'에는 조정에 감귤 35,000여개를 공납하는데 청귤은 876개로 기록될 정도로 청귤은 상품성이 없어 예부터 지금까지 잘 재배하지 않았던 감귤이기도 하다.

 

몇 년전부터 이렇게 익지 않은 감귤을 '청귤'로 잘못 알려지게 되면서 제주에서는 이를 바로잡기 위하여 설익은 감귤을 '풋귤'로 부르기로 정하고, 풋귤 출하는 반드시 허가를 받아 농약에 대한 잔류검사를 시행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풋귤로 출하하는 감귤도 처음부터 농약을 사용 안할 수는 없다.

감귤을 재배하기 위해서 농약 살포는 반드시 필요한데, 다만 출하 시기와 방법에 따라 얼마만큼 덜 사용하는가의 문제일 뿐이다. 이는 감귤나무 자체의 품종개량이 이루어 지면서 맛은 많이 좋아졌으나 병충해에는 더욱 취약해 졌기 때문이다.

 

풋귤의 껍질이 매끈하고 고운 것은 과실이 작을 때 농약을 살포했다고 보면 된다.

농약 잔류량 검사에서 통과되었기에 출하되고 있겠지만, 껍질까지 먹고 싶다면 특단히 더 잘 씻고 잘 처리해야 할것이다.

그래서 나는 다른 사람이 만든 감귤 껍질이 들어가 있는 '풋귤청'은 먹고 싶지 않다.

 

감귤은 원래 껍질을 벗겨서 먹는 과일이다. 그래서 감귤껍질은 사과나 배와 달리 두텁게 만들어져 달콤한 감귤 알갱이를 감싸며 보호하고 있는 과일이다.

 

옛 날 동의보감이 지어질 당시에는 감귤껍질이 귀한 한약재였는지 모르지만, 현재 농약을 사용 재배하는 현실에서 보면 덜익은 과일 풋귤처럼 감귤껍질까지 식용화 약재화 할 경우 잔류농약 제거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과일은 제철 과일을 먹어야 건강에도 가장 좋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