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난주순례길 개장하는 날(제주도 4번째 순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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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 여행길

2015. 11. 16.

 

모든 인간은 태어 나면서부터 길을 걷는다.

그 중에서 많은 사람들은 세속적이며 편안한 길을 선택한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함께 걷고자 하는 이 길은 순교자들이 걸었던 증거와 선포의 길이다.

 

 

정난주 마리아!

조선조 후기 최고의 사대부들을 배출하였던 나주 정씨 가문에서 태어나,

조선조 최고의 명문가 황사영과 17세에 혼인하여 미래의 정경부인을 바라보았던 여인.

 

단지 천주교 신앙을 가졌다는 죄목으로 하루 아침에 유배되어

제주 대정현에서 38년을 노비로 살면서도 신앙을 배신하지 않았던 백색 순교자!!!  

 

오늘 우리는 이 순교자가 걸었던 순례의 길을 묵상하며 이 여정에 함께 하려고 한다.  

 

 

2015. 11. 14(토) 대정성지 정난주 마리아 묘역,

 

금요일부터 내리던 비가 아침까지도 흩날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순례의 여정에 대한 열기는 식을 줄 몰라 많은 순례자들이 참석하였다.

 

 

오늘의 행사는

제1부 순례길 개장식 미사와 제2부 제막식

그리고 점심식사를 하고 제 3부 순례길 걷기 이어진다.

 

<붙임 자료 :  1정난주길_선포식_미사해설서_2015.hwp>

 

 

오늘 간간히 내리던 비는 미사 시작과 동시에 개었다.

아마도 순교자 정난주 마리아 현양 열기에 비 구름이 물러난 것 같기도 하다.

 

 

우리 서귀포성당에서도 주일학교 어린이들을 주축으로

순레자가 버스 1대에 가득했다는데 찾지를 못하였다.

 

 

출발 전에 바람개비와 순레길 안내서를 나누어 준다.

 

순례길 안내서에는 5개소에서 확인을 받아야 하며

모슬포 성당에 도착한 완주자에게는 푸짐한(?) 선물을 준다고 한다

 

 

 

 

 

참석자 모두가 화이팅을 외치며 순례길을 출발한다.

 

 

정난주마리아 묘역에서 추사관을 지나 대정향교와 사계바다 발자국화석지,

섯알오름 위령탑과 일본군 알뜨르비행장 그리고 순교자 이규석 3부자 묘역을 지나,

모슬포성당까지 13.8km  그냥 걷기엔 약간 긴 코스이다.

 

 

 

어린이들이 끝까지 걸을 수 있을까 걱정이다

그러나 순례의 힘인가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은 즐거운 표정들이다.

 

 정난주 마리아의 유배터,

무려 38년간 거주하면서 '한양할머니'라는 애칭으로 사랑을 받았던 곳 

그러나 지금은 옛 모습은 간 곳 없고 스레트 창고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오늘은 제주도 주요인사들도 대거 순례에 참여하였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비롯한 '현을생 서귀포시장'과 8명의 도의회 의원들

그리고 순례길 협력관서 제주도관광공사 관계자 등 관심이 대단하다.

 

 

 

군산과 방사탑,

주변에 팬션개발이 한창인걸 보면얼마없어 이러한 풍광을 만나기 어려울 것도 같다.

수녀님께서도 바람개비 돌리는 재미에 지칠 줄 모른다.

 

수도생활 중에 가끔은 이러한 행사에 참여하여

신자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제주교구순례길위원회 위원장 현문권 신부와 총무 정수경 마리아 자매님이다.

 

이번 순레길 개장 준비를 위하여

아마 순례코스를 8번 정도 코스 점검하면서 수많은 안내판을 달았다고 한다.

 

대정향교를 지나면

사계 마을 안길을 걸으면서 전형적인 제주도 농촌 풍경을 만난다.

 

 

 

제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형제섬이 보이는 사계바닷길 형제로!!!

순례길 확인도장을 받고 나면 이쯤에서 좀 쉬어가도 좋다

 

 

 

발자국 화석지는 출입금지,

들어 갈 볼 수는 없어도 멀리 바라다보면서 오랜 세월을 느껴봄직하다.

 

갑자기 풍경이 달라진다.

 

초원이 나타나면서 오름 등성이를 넘어가게 되는데

뒤를 돌아 보면 그림같은 제주의 바다가 크게 소리치고 싶은 느낌을 받는 곳이다.

 

 

 

소나무 오솔길을 지나면 나타나는 일본군 고사포진지

태평양전쟁 당시 옥새를 외치면서 파 놓았던 사적지가 고스람히 남아있다.

 

 

그리고 섯알오름 희생자 추모비

당시 예비검속자를 한 번에 폭파시켜 묻어 놓았던 구덩이는

간밤에 내린 비로 물 웅덩이가 되어 우리에게 슬픈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 같다.

 

수녀님 두 분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드리는 기도가

희생자 영령들에게 자그마한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여기 섯알오름이 마지막 순례 확인 지점이다.

이제 모슬포 성당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다시 힘을 내 본다.

 

 

 

알뜨르는 말 그대로 '아랫 쪽에 위치한 넓은 들'을 말한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비옥한 넓은 토지였으나 일제 강점기에 비행장으로 건설되었다.

 

수십만평에 달하는 알뜨르 비행장과 비행기 격납고가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데,

비행장은 일제시대 당시처럼 잔디 활주로가 그대로 남았있다.

 

 

 

제주교구사진가작가회 회원들,

역시 멋진 포인트를 찾는 노력이 대단하다

오늘 순례길 사진이 사진가회에서 만드는 교구 카렌다에도 나 왔으면 좋겠다.

 

 

소나무 밭길을 넘어

 

고구마 밭을 지나고.

 

 

 

물 웅덩이를 건너가면

 

 

드디어 순교자 이규석 3부자 묘역을 만난다.

 

이규석(李圭錫, 1845~1901, 세례명 미상)제주도 대정읍 하모리에서 나고 자랐다.

1900년 서귀포에 하논성당이 설립되자 가족과 함께 천주교에 입교하였고, 김원영 신부를 도와서 대정군내 마을에서 열심히 선교활동을 하였다.

 

1901년 신축교안이 발발하자 고향 모슬포에 은거하다가 61일 민란의 장두 이재수 진영에 잡혀가서 두 아들과 함께 참수되어 순교하였다.

이규석은 고부이씨 친족인 이재수의 배교 강요에도 굴하지않고 신앙을 저버리지 않음으로써 순교의 길로 기꺼이 나아갔다.

 

60년이 지난 1961년 후손들이 이규석의 순교를 기려서 무덤 앞에 순교비를 세움으로써 제주 교회의 표상으로 기억하게 되었다.

-감수 : 제주역사문화연구원장 박찬식 박사 -

 

<현대사 기록 사진을 촬영하는 박찬식 박사>

 

드디어 3시간 30분을 걸어 모슬포 성당에 도착한다

지친 순례자에게 물과 간식과 순례길 손수건이 주어진다.

 

그래도 삼위일체 커피 한 잔에 팥 빵을 먹는 맛은

131번째 순례완주한 나에게 주어지는 기쁨만은 아닐 것이다.

 

 

 

마지막 강복으로 오늘 개장식 행사가 모두 마무리 되었다.

 

2016년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선포하신 특별희년 자비의 해를 맞아,

더 많은 순례자들이 이 길을 걸으면서 묵상하고 속죄하며 자비를 실천할 것이다. 

 

 

 

제주교구에는 2012년 부터 매년 1개 씩 4개의 순례길이 개장 되었는데

그 순례길 개장식에는 참으로 신비로운 일이 있다.

 

바로 개장식 날씨 이야기이다.

 

2012년 김대건길 개장식  - 비온 후 갬,

2013년 하논성당길 개장식 - 비온 후 갬,

2014년 김기량길 개장식 - 비온 후 갬.

그리고 오늘 2015년 정난주마리아길 개장 식 - 비온 후 갬.......

  

 

이렇게우리 제주교구 주관 행사는 대부분 비날씨가 많은데,

이와 관련 제주교구에서 주교님만 모르는 우스운 이야기가 전해 온다.

 

바로 강우일 주교님의 이름을 발음나는 대로 한자로 읽으면 "우일(비오는 날)"이기 때문이라나?

사제들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은 바로 날씨, 이는 인간이 아닌 하느님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벌써 두 번 남은 순례길 개장식이 더 기다려진다.

내년도 황사평길 개장식 날씨도 '비온 후 갬'이 될 것인지(?)

오히려 더 궁금해지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