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천에서 세족례(洗足禮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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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 여행길

2016. 3. 25.

부활 전 성목요일에는 

전통적인 발씻김 예식(洗足禮, washing of the Feet)이 있는데,


지난 해에 이어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평화의 마을 강정천에서 활동가들의 발을 씻어 주시면서 평화를 기원하였다.  

 

 

가톨릭교회의 세족례 - 발 씻김 예식은, 

최후의 만찬 때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었던 일을 기념하는 것이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이 사랑과 겸손의 예를 그대로 반복하여 지킬 것을 명하여

2천년 전부터 전통적으로 부활절을 앞둔 성목요일에 예식을 거행하고 있다.

 

 

 

 사람이 남의 발을 씻어 준다는 것은 가장 겸손의 표시이다.

 

더구나 종과 노예들이 보편화 되었던 2천년 전 중동 지방에서

선생이 제자들이 발을 씻어 주었다는 것은 대단한 사건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예수님은 십자가 고난과 죽음을 아시면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준 후 식탁의 빵을 나누어 주는 심부름꾼을 자처하였던,

최후의 만찬 예식이 오래도록 지켜져 오고 있다.

 

성당에서 발씻김 예식은 주님 만찬 미사 중에 거행되는데,

보통은 교회를 대표하는 봉사자 중에서 12명을 선발하여 사제가 발을 씻어 준다.

 

최근에는 신자들이 서로의 발을 씻어주며 사랑을 표시하는 등

다양하게 변형된 방법으로 세족례를 지키고 있다.

  

 

강우일 주교님의 강정천에서 흐르는 물에서 거행한 세족례는

아주 특이한 형식의 예식으로 우리 모두에게 신선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강우일 주교님은 강론을 통하여

 

"해군기지 반대운동이 8년이 넘어가고  기지는 거이 다 완공이 되었지만, 

우리 안에 평화를 기원하는 갈망과 염원은 해군기지 완공이 되어도 사라지지않고

미국과 유럽 등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오늘 이렇게 강정을 찾아온 이유는

지금까지도 너무 고통을 받고 있는 주민들과

 

평화를 위해 평화적으로 싸워 주는 활동가 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를 드리고

이렇게 긴세월을 버티어 준것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을 표시하면서

 

그 분들의 발이라도 씻어주고 싶었다."

  

 

"남을 지도하는 사람은 가운데 자리에 앉아 있을 것이 아니라

남에게 시중드는 사람처럼 자신을 낮추어야 한다는

예수님의 모습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강론을 마치고

 

강우일 주교님은 신발을 벗으셨다.

 

 

 

강정천의 흐르는 물은

더운 여름날에도 5분을 버티지 못할 정도로 차갑다.

 

 

3월 말이라지만 차가운 기운이 남아있는 강정천에서

자신의 발을 물레 담그고 주민과 활동가들의 발을 씻어 준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닐 것이다.

 

 

예식 내내 환한 미소로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발을 씻고 수건으로 딱아주는 표정이 아름답다.

 

어느 분은 이런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면서 복음 말씀을 묵상하였다고 한다.

 

 

 

 

강정천의 물은 8년 전이나 지금이나 흐른다.

 

그러나 강정의 모습은 그 동안 너무 달라졌으며

우리가 걸었던 올레길 7코스 강정 앞바다의 구럼비 바위는 없어져 버렸다.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군사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군사력으로 만으로는 평화를 지킬 수는 없다는 것은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국가의 안보를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특정한 지역의 주민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것도 맞지 않다.

 

성목요일 강정천에서 참례한 발씻김 예식을 통하여

다시 한 번 국가의 안보와 그리고 국민들의 평화를 생각한다.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