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천주교순례길인 "신축화해길"이 개장되었다.
일명 "황사평길"이라고 부르는 신축화해길은
황사평성지 - 화북성당 - 별도봉 - 관덕정 - 중앙성당으로 이어지는 총 10.8km의 길이다.
천주교 제주교구에는 총 여섯개의 순례길이 조성되어 있는데.
올 해 개장된 신축화해길은 2012년부터 시작하여 다섯 번째 개장되는 순례길이다.
이 신축화해길은
1901년 제주에서 발생했던 신축교안 당시 희생자 묘역 황사평성지에서 시작되어,
무연고 희생자들이 버려졌던 별도봉을 거쳐, 당시 학살장소였던 관덕정을 지나게 된다.
<개장식은 아쉽게도 비 날씨로 취소되었다.>
이 순례길은 신축교안 당시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하여 '황사평길'이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제주교구 순례길위원회(위원장 현문권 신부)에서는
신축교안 당시 희생자 뿐만이 아니라 교폐를 입었던 도민들과 상생을 추구하면서
사랑과 평화에 방점을 두는 "신축화해길"로 명명하게 되었다.
<신축교안 당시 파괴된 관덕정>
1901년에 발생하였던 신축교안은 이른바 '이재수의 난'이라고 알려진 '민란'으로
교회와 봉건관료, 지방토호 사이에 선교와 세금문제와 같은 갈등으로 충돌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수백명이 인명이 살상되었던 불행한 사건이었다.
신축교안 당시 평리원 검사의 공식기록 희생자는 천주교인 309명 일반인 8명으로 되어있으나
교회 측에서는 600여명이 희생되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1901. 5. 28일 민군들이 제주읍성을 점령하면서
천주교인들이 색출해 관덕정 앞에서 무참하게 살해하였는데,
희생자 중에서 연고가 없는 교인들이 사체는 별도봉과 화북천 사이에 실어다가 버려졌다.
이 후 교안의 수습과정에서 조정에서 황사평 부지(18,000여평)를 양도를 받았으며
별도봉에 있던 무연고 희생자 분묘 28구를 황사평으로 이장한 후 합장하여 천주교 성지를 조성하게된다.
<신축교안 당시 관덕정 앞에서 몽둥이로 살해당한 신자들>
이렇게 신축화해길은
제주도 전례 초기에 있었던 불행한 사안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며 걷는 길이다.
이 '신축화해길'은 제주 도심지의 화북공업단지를 거쳐야한다.
그래서 다른 순례길이나 올레길처럼 아름다운 풍광이 아닌 도시의 이면을 보게 되는데,
공사판과 공장의 소음과 쓰레기가 널려있는 길을 힘들게 걸으면서
오히려 신축교안 당시 희생자들을 묵상하게 된다.
그리고 이 길에서 우리는 자연 생태의 중요성은 물론
무분별하게 진행되고 있는 제주개발의 문제점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제주시의 도심지 공업단지가 지나면 고고하게 서있는 화북성당을 만날 수 있다.
도심 속에 있는 성당이지만 여기에서 간단한 휴식을 가지면서 기도하게된다.
한 시간 이상을 걷다보면 멀리 도심을 넘어 별도봉과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이제부터는 신축화해길은 바다 해안도로와 오름이 이어지는 아름다운 길로 변신하게 된다.
먼저 만나게 되는 화북포구는 제주 천주교에 있어서 중요한 장소이다.
1801년 신유박해 당시
천주교인으로 제주에 유배되었던 정난주 마리아가 화북포구를 통하여 들어왔다.
다시 말해서 천주교인이 제주도에 첫 발을 놓았던 역사적인 곳이 바로 이 화북포구인 것이다.
별도봉을 앞두고
제주의 불행한 4.3사건 역사의 현장이었던 잃어버린 마을 곤을동을 만난다.
제주의 어느 지역이나 그렇듯이
1948년에 발생한 4.3사건은 우리나라 현대사의 가장 아픈역사이다.
당시 제주도민의 10% 상당인 3만여명이 희생되었으며
그 희생자 대부분은 군경 토벌대에 의하여 살해된 주민들이었다.
이제는 돌담만이 남아 그 당시 마을터를 보여주는 곤을동,
군경토벌대에 의하여 마을이 전소되어던 잃어버린 마을이었다.
우리는 여기에서 불행한 역사를 뒤풀이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되새기게 된다.
이제 별도봉을 오른다.
이길 건너편에 신축교안 당시 희생자 시신들이 버려졌던 화북천 기슭이 있다.
80년대 이전만하여도 자살터로 더 많이 알려졌던 별도봉인데
이제는 푸른 바닷물보다도 제주항 카훼리여객선이 눈에 더 들어온다.
별도봉에서 사라봉까지 이어지는 길은 참으로 아름답다
이 길은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장소로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있다.
이제부터는 사라봉을 지나면서 도심지로 이어진다.
동문통의 옛 골목을 지나면 제주의 명동이라고 말하는 칠성통에서 관덕정까지 걸어간다.
관덕정은 제주목 관아지이다.
그러나 1901년 신축교안 당시 이 자리에서 수백명의 천주교인들이 학살당했던 역사를 안고있다.
신축화해길의 마지막 여정은 관덕정을 지나가면서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시간이다.
신축화해길은 제주교구 주교좌 중앙성당에서 끝난다.
1899년 5월에 설립된 중앙성당은
제주도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천주교 신앙의 못자리이다.
순례자들은 중앙성당에서 신축교안을 묵상하고 기도를 바치면서
약3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신축화해길 순례를 마무리한다.
2003. 11. 7일 천주교 제주교구를 대표한 총대리 허승조 신부와
1901년 제주항쟁기념사업회 대표 김영훈은 "화해 선언문"에 서명하였다.
그래서 오늘 걸었던 순례길을 '신축화해길"로 명명하게 되었으며
우리는 이 "화해와 기념을 위한 미래선언문"을 오래 기억해야한다.
-
blondjenny 2016.10.27 12:23 신고
역사적인 현장을 지나가는 길이군요. 잘 기억하겠습니다.
답글
어제는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 맛있는 점심을 먹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오늘도 유쾌한 하루 되십시오. -
박해의 역사와 함께한 제주 카톨릭
답글
그래서 더욱 의미가 크고 신앙의
초석이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중요한 자료 다시 보며
나그네길님 치어스. -
천주교에서 이제나마 뜩 깊은 큰 족적을 시작 하였습니다.
답글
제가 23년을 제주에서 살았지만 그런 아픈 역시가 있었는지 몰랐습니다.
그런 비극은 이제 진정한 평화로 승화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그런면에서 신축 화해의길은 용서와 화해로 녹여낼것으로 믿습니다.
박수를 보냅니다. -
제주의 아픈 역사가 서린 길이네요.
답글
그런 아픔이 있음에도.. 화해의 길이란 명칭이 참 다행스럽습니다.
예전에 무참히 살해가 된 영령들과.. 그 길을 걸으면서 그 분들의 넋을 위로해주는
현 시대의 형제 자매님들 모두에게 축복이 있으시길~ 빕니다. 아멘!!! -
항상! 행복한 마음출발하는
답글
기쁨과 즐거움으로
방문해주시는
고운님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곱게 물드리워지는
절정의 가을 인가 봅니다.
가을 단풍 아름다운
잎처럼 좋은날만 되시기를
바랍니다.감사합니다
-불변의흙- -
가을이라는 느낌 보다는 초겨울 같은 느낌이 드는 오후입니다.
답글
따뜻한 차한잔이 생각나는 시간입니다...
하루 일과를 잘 마무리 하시길 바래봅니다...
귀한 포스팅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
가을이 깊어 서서히
답글
10월도 끝자락을 보이네요,
이번 주말에는 수은주가 한자리 숫자로
내려 간다니 겨우살이 준비를 슬슬해야 할것같네요,
조석으로 기온차가 심한 요즈음
건강관리 잘 하시며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봄날; tjrrr0304 2016.10.28 00:14 신고
나그네 길님,정성이 가득한 고운 작품에 감사히 머뭅니다.
답글
수요일은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고 합니다.
비가 그치고 나면 기온이 뚝 떨어진다고 하네요.
따뜻하게 잘 챙기시고 달콤한 숙면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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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 잎새의 낙화를 재촉하는 가을비가
답글
조용히 내립니다.
설악산엔 첫 눈이 내렸다죠?
우주만물의 통치권자인 전능자의 섭리는 한 치 오차가 없습니다.
고운님!
평안하신지요?
간만에 마실길에 나서봅니다.
문 열어주실꺼죠?
이어지는 인연에 감사하고
님들의 평화를 비는 가슴입니다.
올리신 작품 잘 감상해봅니다.
시인 / 늘봉드림 -
-
답글
🎃? 어떡하죠 - 김수현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요
사각의 회색빛 속에서 얼굴도 모르고
따사로운 노랫 소리만 들리는데
내게 특별하게 다가온
한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봄볕 따사로운 숲 속 오솔길에서
다정한 표정으로 입맞춤 하고싶은
여름 바닷가 방갈로에서 파란 파도에
마주보는 눈빛만으로도 행복 할 수 있는
황금 들녘 저녁노을 벗삼아
두 손 가득 낙엽으로 산책하고픈
추운 겨울 마음 시리지 않도록
가슴 가득 안아 주고픈 그런 사람 생겼어요
사랑하는데 사랑하는데
입안에서만 머금고선 말을 못하죠
알고 있을까요
내게 특별하게 다가온 그 사람을 사랑하는데
내 사랑의 멜로디는 너무도 연약해
오늘도 이렇게 맴돌기만 하네요
어떡하죠...
블친님 안녕하세요. 어제는 블로그에
못들어와서 넘 죄송해서 이른아침에
이렇게 들어왔습니다. 쌀쌀한 가을날씨
건강 잘 챙기세요.저도 감기가 찾아온거 같아서
육개장을 만들어 먹었는데 감기가 도망갔어요.ㅎ -
도둑과 짝하는 자는 자기의 영혼을 미워하는 자라
답글
그는
저주를 들어도 진술하지 아니하느니라
사람을 두려워하면 "올무"에 걸리게 되거니와
"여호와"를 의지하는 자는 안전하리라
잠언 29장 24~~25절 말씀입니다.
불로그 벗님!
일면식도 없지만 사각안의 인연은 이어집니다.
종교와
성별 연령 등을 초월하여
영혼의 골수에 양약이 되는 좋은 말씀들을 나눕니다.
끼 모아 올린 작품들을 피차 감상도 하며 의견도 나눕니다.
하여,
울 님들이 소중하고 인연에 감사해집니다.
조건이 없는 순수한 이 인연이 이어지길 소망합니다.
아프지 마시고 병원에 가지 마시고 행복하세요.
고운작품에 발길 멈춰봅니다.
늘샘 / 초희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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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한 자가 세상에서 끊어졌고
답글
정직한 자가 사람들 가운데 없도다
무리가 다 피를 흘리려고 매복하며
각기 그물로 형제를 잡으려 하고"
<미가7:2절말씀>
샬롬(~)나그네 길님 주안에서 평안하셨는지요(?)
나라가 시끄러울수록 우리는 하나가 되어서
나라를 위하여 기도하며 맡은일에 최선을 다 한다면
어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설것을 믿습니다.
이럴때에는 싸우는 것을 좋아하는 악한 영들만 박수를 칠것입니다.
벌써 주말이 다가오고 가을도 깊어가네요
아름다운 가을을 멋지게 장식하시구요(~)
겨울 준비 먹을것 하느라 힘들었답니다.(ㅎ)
아름다운 울님방에 감사드리며 쉬어갑니다.
주안에서 늘 강건하소서...사랑합니다...(빵긋)(러브)(러브)(러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