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유(여물통,Ma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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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사람들

2020. 1. 17.

어떠한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면 존귀해지기도 하는데,

그 가장 대표적인 것은 '구유'라고 할 수 있다.


구유는 가축들에게 먹이를 주기위해  나무나 돌로 만들어진 여물통에 불과한데,

성탄절이 되면 전 세계 그리스도교인들은 구유에 경배하는 예식을 치르고 있다.


이는 아기 예수가 베들레험의 마구간에서 태어나 구유에 눕혀졌기 때문이다.



성경에 기록된 바에 의하면,(루카 2,12)


너희는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있는 아기를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너희를 위한 표징이다."

“And this will be a sign for you: you will find an infant wrapped in swaddling clothes and lying in a manger.”




'구유'라는 우리 말을 검색해 보면 - 가축의 먹이를 담아 주는 그릇이라고 되어 있으나

어릴적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우리 제주에서는 거이 들어보지 못하였다.


소나 말이 여물통은 보지 못했지만 돌로 만든 돼지 먹이통은 '돗도구리'로 불렀다.

 

<금악성당 성탄구유>


성경 루카복음은 서기 70년 이후에 히브리어로 쓰여졌다고한다.


히브리어 성경 당시에 '구유'를 무슨 단어로 표기 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후 희랍어로 번역되었다가 라틴어로, 다시 영어로 그리고 중국어로 번역되었으며,


조선 후기에 중국의 한자 성경을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구유'라는 단어로 정착하였다.   


<조수공소 구유>


중국 한자 성경을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그리스도(Christ)는 한자말 '기독(基督)'으로 그대로 가져와 기독교가 되었으며

지저스(Jesus)의 한자식 발음 예수(耶穌)를 그대로 가져와 쓰고 있다.(일본식 표기는 耶蘇 야소’)


이런 과정에서 "말씀하시다"를 어찌하여 "가라사대"로  표기하였는지는 의문이다.   


<고산성당 구유>


2천년전 중동지방의 베들레헴이라는 작은 마을의 어느 마구간에서 

한 아기가 태어나 말 구유 위에 누어졌는데


그렇게 가장 비천한 모습으로 태어난 아기 예수는

수난과 부활을 넘어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 그리스도라고 불리며 흠숭을 받게된다.


<모슬포성당 구유>


오늘 날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절'은

크리스마스라고 부르는 전 세계인의 축제일로 지정되었으며


마구간에서의 탄생을 뜻하는 다양한 모습으로 구유를 꾸미고 경배를 드리면서

구유는 단순한 말먹이통이 아니라 단어 그 자체로 성탄을 기리는 의미로 변화되었다.


<노형성당 구유>



예전엔 성탄절이 되면 

제주도내 각 성당을 순례하며 구유경배를 드리는 신자들도 많았는데


올 해는 김기량성당 학생들 외에는 만나지 못하였다.


<중문성당 구유>


본당 설립 120주년을 맞는 서귀포성당에서는

올 성탄 구유에 오랜 역사와 전통의 의미를 담으려고 하였다.

 


'구유'와 같이 가축의 '여물통'에서 '경배'의 대상으로 위상이 급격히 변한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구유에 대한 말씀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

 구유를 설치하는 방식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우리 삶에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