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목장의 쫄븐 마장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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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연

2020. 4. 3.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시목장에 있는 쫄븐 마장길을 알았다.


표선면 지역의 가시목장을 한 바퀴 걷는 마장길( 10.7km)이 있는데

그 중에서 '쫄븐 마장길'은 가시천변의 짧은 길(4km)을 말한다.   



쫄븐 마장길은 제주 중산간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길이다.


아름다운 곡선을 자랑하는 따라비 오름을 휘돌고

가시천을 따라 아기자기한 곶자왈이 어우러져 화산섬 제주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코로나로 새롭게 떠오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하여

우리 부부가 선택한 것은 여기 쫄븐 마장길이다. 



종교 집회에서 감염우려로 한국 천주교에서도 주일 미사를 온라인으로 대처하게 되면서

주말마다 이 아름다운 길을 걷게 되었다



이 길에서 우리는 야생화를 만나면서 계절의 변함을 알 수 있었다.


눈 속에서도 꽃을 핀다는 노란꽃 복수초

새 봄의 전령사라고 부르는 하얀꽃 노루귀

따뜻한 양지를 좋아해 목장길 돌틈에 피어난 노란 돌양지



빨간 동백꽃은 지고 노란 복수초는 피었다. 

겨울과 새봄이 이렇게 서로 마주하는 쫄븐 마장길이다.



저기 흉물스럽게 서 있는 풍력발전기 조차도 어울릴것 같은 가시목장길

이 길을 걸을때에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를 잠시 접어도 된다.



우리 부부가 이길을 좋아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이 길에서는 이렇게 흙을 밟을 수 있고 오르내림이 없이 평평한 길이어서 더 좋다.



그리고 제주의 4월이 되면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알려진 녹산로의 유채와 벚꽃길을 함께 할 수 있음은 덤이다.



지금 세계는 우리가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코로나 재앙으로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코로나는 인간을 멈추게 만들면서 지구의 생태를 회복시켜 주고 있기도 하다.


생명이 살아있는 쫄븐 목장길에서 잠시나마 코로나 마스크를 벗어날 수 있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