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의 팡세

오솔 2020. 3. 13. 06:04



세 권의 책.

 

<전쟁으로 읽는 한국사>(황원갑 지음, 고구려발해사학회 회원), <남한산성>(김훈 지음, 소설가). <위대한 중국은 없다>(안세영 지음, 성균관대학 특임교수).


지금 내 앞에 놓여있다. 세 권의 책에서 공통 주제는 1637년 '병자호란'이다. 남한산성에서 내려와 청 태종에게 항복한 한강 송파나루 삼전도. 조선 인조, '삼전도의 치욕' 현장을 서술하고 있다.






...청태종은 군사 수만 명이 방진을 친 가운데 황색 장막과 일산으로 장식된 9층 단상에 높이 앉아 있었다. 인조는 100보 걸어나가 먼저 맨땅에서 삼배구고두의 예를 올리고 나서 다시 단상으로 올라가 삼배구고두를 올렸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었다. 항복식이 끝날 무렵에 청태종이 돈피갑옷 두 벌을 주니 그 한 벌은 입고 땅에 내려가 다시 삼배로 사은했으며, 저녁에 태종이 서울로 돌아가도 좋다고 말하자 또 삼배를 하고 물러났다.

한 나라의 임금이라는 사람이 그동안 오랑캐라고 천시하던 자에게 하루에 열두 차례나 큰절을 올리는 씻을 수 없는 치욕을 당한 것이다...  (전쟁으로 읽는 한국사)



... 조선 왕이 삼배를 마쳤다. 칸이 조선왕을 가까이 불렀다. 조선 왕은 양쪽으로 청의 군장들이 도열한 계단을 따라 구층 단으로 올라갔다. 조선 왕은 황색 일산 앞에 꿇어앉았다. 술상이 차려져 있었다. 칸이 술 석 잔을 내렸다. 조선 왕은 한 잔에 세 번씩 다시 절했다.


-아, 잠깐 멈추라.

 

조선 왕은 절을 멈추었다. 칸이 휘장을 들치고 일산 밖으로 나갔다. 칸은 바지춤을 내리고 단 아래쪽으로 오줌을 갈겼다. 칸이 오줌을 털고 바지춤을 여미었다. 칸은 다시 일산 안으로 들어와 상 앞에 앉았다. 칸이 셋째 잔을 내렸다. 조선 왕은 남은 절을 계속했다...  (남한산성)



...삼전도의 치욕을 바로 읽기 위해 당시 상황을 기록한 <인조실록>(34권 인조 15년)을 보자.


홍타이지가 삼배구고두례를 마친 인조를 단상에 올라오라 한다. "조선의 왕은 일국의 국왕이니 짐의 아우들 사이에 앉히도록 하라." 이렇게 말하곤 청 태종의 바로 옆자리에 앉힌다. 후에 청의 황제가 된 예친왕 도르곤보다 상석이다. 그러고는 "이제 조선이 대청제국의 일원이 되었으니 환영 회식을 하자며 술잔을 돌리고 활쏘기 시합까지 한다.

그 뒤 놀랍게도 인조와 대신들을 그냥 한양으로 돌려보낸다...  (위대한 중국사)



야사가 역사가 된다... 소설은 소설이라지만 실제와 허구는 어디까지일까? 청태종이 과연 오줌을 눴을까?




소설 속에 어느 정도의 허구가 있다한들,
한 나라의 씼을 수 없는 치욕이라는 역사적 사실은
분명한 것일 터이지요.
그 치욕의 역사와 단절하고자 한다면, 결단코 힘을 길러야 할 것입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슬기롭게 이겨내어 세상의 귀감이 됨다면,
이 또한 우리의 기개와 단합을 세상에
떨치는 기회가 되지 않을 런지요.
그런 역사도 있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