歸村漫筆

오솔 2020. 3. 16. 03:49






축대아래 밭둑의 모서리 구석지기에 있는 사과나무를 오늘 가지치기를 했다. 이 사과나무는 지난해 가을 정원사가 나흘동안 일괄 미화작업을 할 때 빠뜨리고 가면서 농담반 진담반, 봄이 되면 나더러 전정을 해보라며 숙제처럼 달랑 하나 남겨두고 갔었다.

전정도 기술. 톱과 전정가위를 손에 들긴 들었으나 설다. 쉬운 일이 아니다. 전정이란 덤벙덤벙 자칫 성질대로 하다간 나무 모양새만 망쳐 낭패보기 십상이다. 일단 어수선한 잔챙이 가지부터 쳤다. 큰 가지 서너 개는 오늘따라 바람이 워낙 불어 내일로 미뤘다.









사과 종류는 '미야마 후지'라는 품종이다. 체면치레 하듯 해마다 몇 개는 열어주어 존재를 알렸으나 그다지 큰 구실을 하지 못했다. 그동안 거름도 아니하고 방치하다시피 했던터라 한편 나도 안스런 마음이 들기는 마찬가지. 사람이나 나무나 후미진 곳에 있으면 대접받기 힘들다. 욕심이란 끝이 없어 전정하면서 내내 올핸 얼마나 열릴까?부터 생각을 다그친다.








가지치기 한 사과나무를 보니 제마음이 후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