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블로그를 개설하지 않으셨습니다.친구 신청을 하시려면 먼저 블로그를 개설해 주세요.
지금 개설 하시겠습니까?
친구가 되시면 친구의 새글 및 활동에 대한 알림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osol2006님에게 친구신청을 하시겠습니까?
친구 신청을 했습니다.상대가 수락하면 친구가 됩니다.
친구 신청을 실패했습니다.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친구 신청 가능 수를 초과했습니다.
오솔길은 솔다. 오솔길은 구불구불하다. 오늘도 도내리 오솔길을 간다.
오늘과 내일이 뭐가 그다지 다를가마는 한 해가 저문다. 마침 함박눈이 내린다. 밤새 얼마나 내리려나... 2020년 오늘 내가 마지막으로 한 일은? 마늘까기.
폭설이 내린다더니 드문드문 햇살에 눈발이 날리다 말았다. 바람이 세다. 꽁꽁 얼었다. 충청도 서해안으로선 보기드문 강력 한파다. 영하 10도라나요. 그러나 노지 상추는 강하다. 식탁에서 상추 겉절이를 보며 귀촌의 의미를 읽는다.
농가에 책력 없다고 농사가 안되는 것도 아니다. 옛 어른들처럼 세시 풍속으로 책력 뒷 표지에 게재된 '작괘 조견표' 따라 태세 월건 일진을 따져가며 토정비결 운세를 볼 일도, 봐줄 일도 없다. 17년 전, 도내리 여기에 귀촌해 버갯속영감님을 만나고부터 새해 달력이 나돌 무렵이면 서울 동대문 보석상에서 나오는 일력을 친지들 인편에 수소문해서 구해다 버갯속영감님에게 드렸다. 버갯속영감님은 읍내 서점에서 책력을 두 개 사서 한 권을 나에게 답례 선물로 주셨다. 10년 전 타계하신 뒤론 내가 직접 구입한다. 3천 원 하던 책력이 지금은 5천 원이다. 송구영신... 세모 이맘 때, 책력을 살 때마다 버갯속영감님 생각이 난다.
이른 아침에 걷기운동을 한다. 6천 보쯤 걷는다. 아침 안개가 좋다. 자욱한 물안개가 얼굴을 스치는 느낌이 삽상하다. 요즘처럼 날이 풀어져 안개가 두터울수록 운치가 더 있다. 안개가 아니라 미세먼지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달라진다.
"허두 갑갑혀서 나왔쓔. 집에 있어야 뭘 혀." 묻지도 않았는데 옥향 할머니는 나를 보더니 대뜸 말했다. 우리집 뒤 구도항 바닷가쪽 언덕바지 버갯속영감님네 고구마 심었던 밭에서 열심히 냉이를 캤다. 겨울 냉이 뿌리에서 나는 향이 그저그만이다. 지난 첫 추위가 길었다. 오늘따라 확 풀렸다. 다음 주에 소한 대한에 맞추어 강한 한파가 닥친다는 일기예보. 그러나 마음이 봄이면 봄. 89세 청춘의 봄은 겨울이 갑갑하다.
도내수로에 얼음 구멍치기 낚싯꾼이 나타날 정도로 며칠 전 추위는 충청도답지 않게 길고 매서웠다. 밭에 무는 얼지않았다. 크기가 크지않아 단단해서 여간해서 얼지않는다. 밭에다 그대로 두고서 수시로 빼다 먹는 용도인 월동무다. 다음 주에 한파가 다시 들이닥친단다. 혹시 또 몰라 거름부대에 두 자루를 주섬주섬 뽑아담아 현관 안에 가져다 두었다. 이미 땅 속에 묻어둔 무 50 개는 동밭에서 내년 봄을 기다리고 있다. 무를 많이 먹는 편이라 마음이 든든하다.
한 해가 잠깐. 카렌다따라 세월이 빨리 가고 더뎌 가는 것도 아니더라. 숫자 글자 크고... 집 뒤로 가로림만 조수 물때 시간 나오고... 보일러 기름 떨어질 때 쯤 전화를 걸 수 있는, 이 달력 하나면 족하다.
동백과 납매. 우리집에 봄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주는 봄의 전령사... 어디 만큼 왔을까? 했더니...
1. 2. 윤석열 총장 복귀...대통령 결정을 법원이 뒤집었다
'가까이 있으니 자주 안가게 된다'는 말은 가끔 내가 팔봉산을 두고 하는 말이다. 차로 달려가면 집에서 고작 10분 거리다. 오랜만에 팔봉산을 갔다. 둘레길을 걸었다. 팔봉산 기슭에는 일찌기 '카크 다글러스'라고 별호를 붙인 아우가 한 분 있다. '팔봉산 가든' 주인장 윤 사장이다. 만나면 생기가 돋는다. 활달한 성품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그런데 오늘 보니 아우도 이젠 살짝 늙는다.
대봉감 한 접, 단감 두 접... 갯수로 300개가 넘는다. 임시로 스틸로폼 상자에 보관해 두었던 걸 꺼내보니 당초 생각했던 것 보다 양이 많다. 그동안 반쯤 홍시가 되었다. 큰 통으로 세 통이다. 발효가 되면 거품이 올라오기 때문에 여유있게 넣어야 한다. 용기가 작으면 발효가 되어 넘치는 바람에 혼난 적이 있다. 감나무에서 감을 딸 때 감식초를 담궜으면 될 일을 날이 추운 이 때 새삼 하려니 뒷북을 치는 느낌이다. 해가 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을 하고나니 후련하다. 몇단계 절차를 거친 다음 내년 년말에나 감식초 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주에 서울에 있는 병원에 올라가서 정기검사를 하고 내려와 오늘은 결과를 보는 날이다. 코로나 난리통에 둘이 올라갈 것 없이 집사람이 대신 갔다. 수면내시경에서 조직검사를 두 곳이나 했던 터라 한 주일 내내 기분도 어수선했을 뿐 아니라 식욕도 떨어졌다. 조직검사 결과는 이상이 없었고 역류성 위산 과다를 계속해서 조심하라는 당부와 함께 처방약을 가지고 내려왔다. 캄캄한 새벽 6시에 집을 출발해서, 10시 의사 면담 10분에, 집에 되돌아온 시간은 오후 3시. 아홉 시간의 여정에 내가 한 일은 간식용 '다시마말이 김밥' 도시락을 만들어 괴나리봇찜에 넣어준 것 뿐...
구아바는 아열대성 식물로 중남미가 원산지다. 빨강구아바와 노랑구아바, 구아바 화분 두 개는 현관 안으로 옮겨 월동을 한다. 한여름 동안 잎이 무성하게 자라므로 실내로 옮길 땐 가지치기를 한다. 구아바 잎을 따서 말려두면 여러 면에서 효과가 있다는 '구아바잎차'의 재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