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의 찬양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해 지었나니 나의 찬송을 부르게 하려 함이니라"(사43:21)

‘용진가(勇進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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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비평

2007. 10. 2.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에 갔을 때, 북한 군악대는 <용진가>를 연주하였다.

노무현 대통련이 평양에 간 오늘은 무슨 곡을 연주하나, 다시 그 곡을 연주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아니었다. 

2000년 당시 <월감 목회>에 쓴 글을 그대로 올려 본다.

 

 

 

 용진가(勇進歌)

 

 

   글 : 오소운 목사

 

E-mail이 와서 열어보니, 어느 독자가 보낸 질문이었다. 2000년 ‘6월 13일, 남북 정상회담을 하러 평양에 도착한 김 대중 대통령을 맞이할 때, 북한 군악대가 연주한 곡은 <용진가>로서, 전북 신흥고등학교 교가가 그 곡조라는 신문을 보았는데, 용진가 가사를 알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실은 나도 그 취주악을 듣고 깜짝 놀랐다.

(왜 하필 저 노래를 연주할까?)

 

그 가사를 나는 잘 안다. 왜정 시절 성탄절 축하잔치 때면, 멀리 동구밖에 보초를 세워놓고, 왜놈 몰래 온 교우가 <용진가>를 부르며 애국심을 고취하던, 경기도 용인시아리실 교회에서 내가 자라났기 때문이다. 아리실 교회에서는 성탄절을 온 동네 명절로 잔치를 벌였다. 온 마을이 다 신자인지라 성탄절에는 애국심을 고취하는 에스더 얘기나 출애굽기의 모세 얘기로 연극을 했는데, 이 때 여호수아를 앞장으로 전장에 나가는 군인들이 용진가를 불렀고, 온 교우들도 따라 불렀던 것이다.

 

김대통령을 환영하는 자리에서 이 노래를 연주하는 것을 듣는 순간 나는 섬뜩했다. 불길한 생각까지 들었다.

왜적을 쳐부수자는 그 용진가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1. 요동(遼東) 만주 넓은 뜰을 쳐서 파하고


  여진국(女眞國)을 진멸하고 개국(開國)하옵신


  동명(東明王)과 이지란(李之蘭)의 용진법(勇進法)대로


  우리들도 그와 같이 원수 쳐보세.



주: 李之蘭(1331-1402), 고려 말 조선 초의 장군, 공신.



<후렴>

  나가세. 전쟁장으로! 나가세. 전쟁장으로!


  검수도산 무릅쓰고 나아갈 때에


  독립군아 용감력(勇敢力)을 더욱 분발해


  삼천만 번 죽더라도 나아갑시다. 


주:【검수도산(劍水刀山)】검의 바다와 칼의 산, 불교의 지옥 중의 하나.



2. 한산도의 왜적들을 쳐서 파하고


  청천강수 수병(水兵) 백만 몰살하옵신


  이순신과 을지(乙支) 공(公)의 용진법대로


  우리들도 그와 같이 원수 쳐보세.



3. 배를 갈라 만국회(萬國會)에 피를 뿌리고


  육혈포로 만군 중에 원수 쏴 죽인


  이준(李儁) 공과 안중근(安中根)의 용진법대로


  우리들도 그와 같이 원수 쳐보세.


      

주 : 육혈포(六穴砲), 탄알을 재는 구멍이 여섯 개 있는 권총. 리볼버.



4. 창검 빛은 번개 같이 번쩍거리고


  대포알은 우뢰(雨雷) 같이 퉁탕거릴 제


  우리 군대 사격 돌격 앞만 향하면


  원수 머리 낙엽 같이 떨어지리라.

 

 

 

5. 횡빈 대판 무찌르고 동경 들이쳐


  동에 갔다, 서에 번뜩 모두 한 칼로


  국권(國權)을 회복하는 우리 독립군


  승전고(勝戰鼓)와 만세 소리 천지 진동해.


주: 횡빈(橫濱)=요꼬하마, 대판(大阪)=오사카, 동경(東京)=도쿄.

 


나는 좋은 쪽으로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다. 공산 혁명 북한에서는 이 <용진가>를 행진곡으로 쓰기 때문에, 남북이 하나되어 ‘원쑤 쳐보세’ (북한에서는 ‘원수’는 ‘스탈린 원수, 元帥’와 발음이 같기 때문에 ‘원쑤’로 쓰고 있다-필자 주) 라고 노래한 것이겠거니 하면서도 처음엔 걱정이 되었었다. 그러나 화해 무드로 나가는 것을 보고 ‘일단은’ 내 기우(杞憂)이겠거니 하고 사태를 주시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