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의 찬양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해 지었나니 나의 찬송을 부르게 하려 함이니라"(사43:21)

외래어 알고 쓰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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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 알고 쓰자

2007. 10. 11.

 

 

 

외래어 알고 쓰자(3)



글 : 오소운 목사



1. 오시이레(혹은 오시레) 란 말

“이 아파트에는 방마다 오시이레가 있어서 참 좋은데요.”

“해방 반세기가 지났는데, 자네는 아직도 일본말을 쓰나?”

“죄송해요 형님. 참 이걸 우리말로는 뭐라 하지요?”

“반침이라고도 하고 벽장이라고도 한다네. 이 사전을 보게.”


1.1. 오시이레(おしいれ, 押し入れ)

【명】이부자리 등을 넣어 두는 곳. 반침. 벽장. closet


1.2. 반침(半寢)

【명】큰 방에 딸린 조그만 방. 여러 가지 물건을 넣어 두는 데에 쓴다.


1.3. 벽장(壁欌)

【명】벽을 뚫어 작은 문을 내고 그 안에 물건을 넣어 두게 만든 장(欌). ≒벽다락. ¶벽장에서 옷가지를 꺼내다. ¶철 지난 옷을 벽장에 넣어 두었다. ¶그녀는 벽장에서 이불과 요를 꺼내 아랫목에다 가지런하게 폈다. ¶수건이나 옷가지 따위는 모두 사람 눈에 안 뜨이는 벽장 깊숙하게 간수해 둔 모양이≪홍성원, 육이오≫.



“아하! 그러니까 전체를 다 터서 문짝을 단 것은 반침이고, 위쪽 반만 뚫고 문짝을 단 것은 벽장이라 하는군요. 그럼 이건 벽장이 아니라 반침이로군요. 문도 크고, 아래까지 다 튼 거니까.”


“맞았네. 일본 사람들은 반침과 벽장을 다 ‘오시이레, 押し入れ’ 라고 한다네. 간혹 ‘오시레’ 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은 일본말을 잘못 배운 거야.”


“그런데 형님, 왜 ‘오시이레’란 일본어는 누를 압(押)에 들 입(入) 자를 썼을까요? 물건을 꽉꽉 눌러서 차곡차곡 넣는다는 뜻인가요?”

“허허허…. 그럴듯하이. 자네도 인제 언어학자 다 됐군.”



2. ‘스포쓰가리’란 말

“손님, 머리를 어떻게 깎아드릴까요?”

“여름도 다 되었는데 스포쓰가리로 해주세요.”

“아, 스포츠형(型) 머리 말씀이군요. 알았습니다.”


2.1. 스포츠형(sports)

【명】남자 머리 모양의 하나. 뒷머리와 옆머리는 치올려 깎고 정수리 머리는 평면에 가깝게 깎는다.

¶스포츠형 머리의 고등학생.

¶사나이는 조랑말처럼 단단한 체구에 블론드 색 머리를 스포츠형으로 높게 깎았≪홍성원, 육이오≫.



3. ‘쓰봉’이란 말

“자네 쓰봉이 뜯어져 뒷간 문이 보이려네.”

“이런! 큰 창피 당할 뻔했네. 어서 집으로 가야지. 또 만나세.”


흔히 양복바지를 「쓰봉」이라고 하는데, 일본식 불어 즈봉(ズボン)이다.


3.1. ズボン[프 jupon]

양복바지.



4. ‘뻬빠’란 말

“아저씨, 이것 좀 붙여주세요. 암만 붙여도 자꾸만 떨어져요.”

“어디 보자, 이렇게 때가 낀 데에는 접착제로 암만 붙여도 금새 떨어진다. 뻬빠로 때를 말끔히 벗기고 붙여야 안 떨어진단다.”


“아저씨, 뻬빠가 뭐예요?”

“질긴 천이나 종이에다가 가는 모래 따위를 붙여서 만든 건데, 이게 뻬빠란다.”


“아하, 사포(砂布), sandpaper) 말씀이군요. 그런데 아저씨는 이걸 왜 뻬빠라고 하세요?”

“일본 사람들은 이걸 그렇게 불렀단다. 일본식으로 발음하면「산도 뻬빠」( サンド ペ—パ ) 인데, 줄이기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은 그냥 뻬빠라고 한다네. 왜정때 유산이지.”

 

4.1. 사포(沙布, 砂布)

【명】금강사(金剛沙)나 유리 가루, 규석(硅石) 따위의 보드라운 가루를 발라 붙인 천이나 종이. 쇠붙이의 녹을 닦거나 물체의 거죽을 반들반들하게 문지르는 데에 쓴다. ≒마연지, 사지(沙紙), 에머리페이퍼(emery paper)․연마지․연마포지. ¶자른 부분을 사포나 줄로 문질러 매끄럽게 다듬는다.


4.2. sand paper

【명】사포(砂布), 샌드페이퍼. ㉺sandy paper a. 까칠까칠한. vt. 사포로 닦다.



5. ‘쎄무’와 ‘섀미’

“야아! 이거 쎄무 잠바 아니야? 호주 갔다더니 거기서 사 온 건가?”

“큰 맘 먹고 사왔는데, 괜한 짓을 한 거 같아. 거긴 지금 겨울 아닌가. 너무 추워서 사 입었는데 돌아오니 우리나라는 푹푹 찌는 한여름이니 비싸게 사서 며칠 못 입어 아쉽네.”


“금새 겨울이 올 텐데 무슨 걱정인가. 호주산 쎄무 잠바를 알아준다더니 좋긴 좋군.”

“이건 쎄무 쟘바가 아니라 ‘섀미 점퍼’야.”


“‘섀미 점퍼’라. ‘쎄무’가 아니라 ‘섀미’가 맞는단 말이지? 어느 나라말인가?”

“이 국어사전을 보게.”


5.1. 샤무아(chamois)【불어】

【동】[동물] 소과(科)의 포유동물. 몸의 길이는 1.3미터이다. 암컷이나 수컷의 크기는 비슷하며 꼬리가 짧다. 뒤쪽으로 갈고리처럼 굽은 뿔이 있고 바위를 잘 타고 오른다. 유럽, 알프스 등지에 분포한다.


“이건 영한사전 풀이일세. 불어 「샤무아」를 영어에서는 ‘섀미’라고 발음하네.”


5.2. chamois

①【명】[동물]. 샤무아(남유럽, 서남 아시아산 ; 영양류).

②【명】섀미 가죽(영양, 염소, 사슴 등의 부드러운 가죽); (식기 등을 닦는 데 쓰는) 섀미 가죽제의 행주.

③【동】(가죽을) 무두질하다; 섀미 가죽으로 닦다[문지르다].


“그리고 이건 국어사전 풀이일세.”


5.3. 섀미(chamois)

【명】무두질한 염소나 양의 부드러운 가죽.


“그런데 ‘무두질’ 이란 처음 보는 말인데, 어디 내가 찾아볼까?”


5.4. 무두질

【명】①짐승의 날가죽에서 털과 기름을 뽑아 가죽을 부드럽게 만드는 일. ≒유제(柔製). ¶가죽에 무두질이 잘 되었다.

②몹시 배가 고프거나 속병이 나서 속이 쓰리고 아픈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그러니까 이 가죽은 ‘섀미’인데 여태 우리는 ‘쎄무’란 일본식의 틀린 발음을 한 것이구먼. 덕분에 오늘 좋은 것 배웠네.”

 

 

6.‘라이스페이퍼’란 말

“요한아, 여름 방학이 되었으니 오늘은 할머니 할아버지 모시고 「라이스페이퍼」 먹으러 가자.”

“라이스페이퍼라구요? ‘쌀 종이’ 란 뜻 아녜요?”

“호! 제법인걸. 맞다.”

 

“쌀로 만든 종이를 먹는다구요? 그게 무슨 맛이 있겠어요?”

“월남 쌈을 그렇게 부른단다. 맛을 보면 또 가자구 할걸? 그런데 영어 사전에 보면, 사전이나 성경, 찬송을 찍는 아주 얇은 고급 종이를 라이스페이퍼라고 한단다. 어느 신문사에서 내는 월간지에 보니까 문창호지도 라이스페이퍼라 번역할 수 있다고 하더구나.”


1.1. 라이스페이퍼(rice paper)

【명】질이 좋은 얇은 종이의 하나. 질이 좋은 삼․아마(亞麻), 무명, 짚 따위를 원료로 만드는데, 담배를 마는 데에 쓰거나 사전의 인쇄 용지로 쓴다. = 라이스지(紙).


 

“어머님 어떠셨어요? 맛있게 잡수셨어요?”

“맛이 담백하여 내 입맛에 맞는구나. 요한이 덕분에 월남 음식 잘 먹었다.”

“그런데 어머님, 이건 월남 사람들이 먹는 순수한 월남 음식은 아니에요. 우리 음식과 섞여 있어요. 이런 것을…”

 

“엄마, 제가 설명할게요. 할머니, 외국 음식과 우리 음식을 섞어 만든 것을 「퓨전(fusion) 음식」이라고 해요.”

 

“우리 요한이 똑똑두 하지. 그런데 요샌 웬 외래어가 그리 쏟아져 나오는지 정신이 없구나. 월남에서 온 「라이스페이퍼」만 해도 그래. 뭔가 했더니 쌀로 만든 피에다가 이것 저것 쌈을 싸서 먹는 거 아니냐. 「쌀 피」라고 말하면 무식한 늙은이도 다 알게 아니냐.”

 

“어쩜 어머님도 아버님 닮아가시나보죠? 오호호…. 어머님 말씀대로 지각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들 「쌀 피」라고 하고 있어요. 요즘 쌀 피 파는 데가 부쩍 늘었어요.”

 

“그걸 왜 사다가 먹니? 사다 먹지 말고 쌀을 곱게 가루 내어서 피를 만들면 되겠더라. 우리도 집에서 가끔 해 먹자꾸나.”

“어떻게 만들지요?”

 

“고운 쌀가루를 반죽하여 방망이로 얇게 펴서 찐 다음, 햇볕에 잘 말려 냉동실에 넣어두면 되겠지. 먹을 때는 적당히 썰어서 뜨거운 물에 잠깐 담가 부드럽게 한 다음 쌈을 싸 먹거나, 고기와 채소를 넣고 말아 튀김 요리를 하면 고소하고 담백한게 맛있겠다. 우리도 가끔 해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