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의 찬양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해 지었나니 나의 찬송을 부르게 하려 함이니라"(사43:21)

외래어 알고 쓰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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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 알고 쓰자

2007. 10. 12.

 

외래어 알고 쓰자(2)



글 : 오소운 목사


1. ‘가제’와 ‘거즈’

“선생님, ‘까제’가 맞습니까 ‘꺼즈’가 맞습니까?”

“된 발음만 빼면 다 맞는 말이야. ‘가제(gaze)’는 독일어이고, ‘거즈(gauze)는 영어지. 둘 다 붕대(繃帶)를 뜻하는 말들이야.”

“그런데 어르신네들은 주로 까제라 하고 젊은 층에서는 꺼즈라고 하니까 헷갈려요.”


“왜정(倭政) 시절에는 일본인들이 영어 쪽보다는 독일어 쪽을 선호하여 그 나라 발음을 하였으니까, 그 시절에 성장한 사람들은 그렇게 배웠고, 지금은 영어를 많이 쓰니까 영어 발음으로 하는 것인데, 우리말로 ‘붕대지(繃帶地)’, 이를 줄여서 그냥 ‘붕대’라고 하면 되네.”


2. ‘쏠리스트’와 ‘쏠로이스트’

“또 하나 여쭤보겠습니다. 독창자(獨唱者)를 말할 때, ‘쏠리스트’가 맞습니까 ‘쏠로이스트’가 맞습니까? 어떤 분은 ‘쏠리스트’란 말은 틀리다고 하던데요.”


“똑같은 질문이군. 된 발음만 빼면 다 맞는 말이야. 독일 사람들은 ‘솔리스트(Solist)라고 하고, 영어권에서는 ’솔로이스트(Soloist)라고 말하지.”


3. ‘베테랑’과 ‘베터런’

“하나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베테랑’이 맞습니까 ‘베터런’이 맞습니까?”

“불어와 영어의 차이인데 뜻은 좀 다르다네. 불어 베테랑(veteran)은 노련가, 고참자의 뜻이지만, 영어의 베터런(veteran)은 ① 고참병, 퇴역 군인, 재향 군인. ② 노련가 등으로 뜻의 우선순위가 다르지.”


4. 구리뿌

“저 아줌마 좀 봐. 구리뿌를 말구 동네방네 돌아다니네.”

“넌 아직도 일본어를 쓰니?”

“얜! 내가 언제 일본어를 썼다구 그래?”


“구리뿌가 뭐냐? 영어로는 클립(Clip), 우리말로는 용도에 따라 ‘종이 집게’니 ‘틀 집게’ 따위로 부른단다.”



가. 클립(clip)

[명] ①탄력이나 나선(螺旋)을 이용하여 종이나 서장(書狀) 같은 것을 끼워 두는 기구. ¶김 대위는 광목 붕대의 두루마리를 끌러 환자의 발등을 투박스럽도록 감고 클립을 물렸다.≪신상웅, 히포크라테스의 흉상≫ ②만년필 따위에 달려 있는, 양복 주머니에 끼우는 쇠. ③여자들이 머리에 웨이브를 만들기 위하여 머리를 감는 기구. ④[미술] 마르지 않은 상태의 캔버스를 옮길 때, 캔버스의 화면과 화면이 닿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재료. '틀 집게'로 순화.


5. 바리캉

“이발 기구인 ‘바리캉’은 어느 나라말이니?”

“글쎄, 일본어 아닐까?”

“아냐, 불어야. 이걸 봐.”


가. 바리캉 (bariquant)

【불어】[명] 머리를 깎는 기구. 빗 모양으로 된 두 개의 칼을 겹쳐 그중 하나를 좌우로 움직이면서 머리털을 짧게 깎는다. 제조 회사 이름에서 유래한다. '이발기02'로 순화. ¶머리 깎는 바리캉을 움직이며 뒤통수의 중간쯤으로 깎아 올라가다가 모른 척하면서 쑥 잡아 올리면, 누구든지 가죽이 찢어지는 듯해서 비명을 지르게 되는 것이었다.≪황석영, 어둠의 자식들≫



6. 발에도 매니큐어를?

“저 아가씨 탤런트인가보지?”

“왜?”

“발톱에도 빨갛게 매니큐어를 하지 않았니?”

“매니큐어는 손톱에 하는 거고, 발톱에 하는 건 ‘페디큐어’라고 해.”


가. 페디큐어(pedicure)

[명] 발과 발톱을 아름답게 다듬는 미용술.

[참고] 매니큐어.

나. 매니큐어(manicure)

[명] 손톱을 화장하는 일. 또는 그런 화장품. ¶손톱에 진한 매니큐어를 바르다 / 그녀는 눈 화장을 파랗게 하고 손톱에는 붉은 매니큐어를 칠했다.

 

 

7. 삼부(三分) 이자

“저기 황 노랭이 오네. 내 하도 급해서 저 치한테 이자 돈을 쓰긴 썼네만, 글쎄 3부 이자라네.”

“뭐라구? ‘3부 이자’ ? 아, ‘서 푼 이자’란 말이지?”

“그 말이 그 말 아닌가.”


“아냐, ‘3부’란 말은 일본어 ‘삼부(さんぶ, 三分)’의 발음이야. 1부 5리니 연 8부니 하는 ‘부’는 우리말로는 ‘분’, 혹은 ‘푼’이라 발음해야 되네.”


이자는 원금채권에 대하여 연 l할, 월 2푼, 일변 1리 등의 일정한 비율에 따라 정기적으로 계산된다


“그렇지만 지금 ‘분’이나 ‘푼’으로 발음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 거의가 ‘부’로 발음하지.”

“고치면 좋지만, 쓰더라도 알고 쓰자는 말일세.”


8. 세대주

“동회에서 나왔습니다. 세대주(世帶主) 성함을 여기다 적어주십시오.”

“세대주라…. ‘세다이누시(せだいぬし, 世帶主)’란 일본어인데, 가구주(家口主)를 말하는 거 아닙니까?”


“예, 맞습니다. 오래 써온 버릇 때문에…. 앞으로 조심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9. 시보리란 말

“아줌마, 여기 시보리 좀 주시오.”

“아, 물수건 말씀이군요. 우리는 물수건은 안 쓰고, 물 묻힌 종이 수건을 쓰고 있습니다. 여기 있습니다.”


가. 시보리(しぼり)

【일본어】[명]① ‘물수건’, [사진] ‘조리개’로 순화. ②소매나 깃 또는 밑단에 사용되는 신축성 있는 편성물. ‘뜨개 조르개’, ‘조르개’로 순화. ③[미술] 선반으로 둥근 기물을 가공하는 작업. ‘물레질’로 순화.



10. ‘쓰봉’이란 말

“아범아, 그 쓰봉 뒤가 뜯어졌다. 다른 것으로 갈아입고 나가거라.”

“어이구, 큰 창피 당할 뻔하였네…. 여보 양복바지 대려놓은 거 또 없수?”


가. 쓰봉(ズボン)

【일본어】'양복바지'로 순화.【불어】jupon



11. 일본의 자린고비는?

“자네 한국의 대표적인 구두쇠가 누군지 아나?”

“그야 ‘충주 자린고비’ 아닌가.”

“그럼 일본의 자린고비는 누군지 아나? 물도 못 쓰게 했는데….” 

“글쎄…. 물도 못 쓰게 한 일본의 자린고비라…. 모르겠는데.”


“내 한자로 써 줄께 읽어보게. <村川對馬島>.”

“촌천대마도?”

“우리 발음으로 읽지 말고 일본 발음으로 읽어보게.”

“자신 없는데.”

“히라가나는 알지? 히라가나로는 이렇게 쓰네. <むらかわつじま>.”


“【무 라 까 와 쓰 지 마】 ‘무라까와 쓰지마’ 야아! 진짜 자린고비네. ‘물 아까와 쓰지 마’ 라니!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