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의 찬양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해 지었나니 나의 찬송을 부르게 하려 함이니라"(사43:21)

일본어 알고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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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 알고 쓰자

2007. 10. 29.



 


일본어 알고 쓰자


글 : 오소운 목사



1. 호출(呼出)이란 말

“아빠, 삐삐로 사람을 불러내면 받은 사람이 전화를 걸면서, 다들 ‘호출하신 분입니까?’ 라고 하는데, 그 ‘호출(呼出)’이란 말도 일본어에서 온 것 이녜요?”


“맞다. 호출이란 한자 뜻 그대로 불러낸다는 일본어의 요비다시(よびだし, 呼出し) 에서 온 말이다. 이걸 보아라.”


 

호출(呼出)

[명]①전화나 전신 따위의 신호로 상대편을 부르는 일. '부름'으로 순화.


2. 할인(割引)과 에누리

“‘할인’ 이란 말두 일어에서 온 것이라는데요.”

“맞다. 일어의 ‘와리비끼’ (わりびき, 割引) 를 해방 후 한자음을 그대로 써서 ‘할인’ 이라고 쓰는 것이란다. 많은 사람들이 할(割)자를 ‘활’로 잘못 발음하는데, 그것은 일본 발음 ‘와리’(わり)의 영향을 받아서 1할(割)을 1활로, 할인을 활인으로 잘못 쓰는 것이란다.”

“그러면 ‘할인해주세요’ 라고 할 때, 순 우리말로는 어떻게 표현하지요?”

“좋은 말이 있질 않니. ‘에누리’란 말.”

“그게 우리말이에요? 전 그것두 일본어인 줄 알았는데요.”

“이걸 보아라.”


2.1. 에누리

[명]①물건값을 받을 값보다 더 많이 부르는 일. 또는 그 물건 값.

    ②값을 깎는 일.

¶정가가 만 원인데 오천 원에 달라니 에누리가 너무 심하지 않소?/에누리를 해 주셔야 다음에 또 오지요.

   ③실제보다 더 보태거나 깎아서 말하는 일.

¶그의 말에는 에누리도 섞여 있다.

   ④용서하거나 사정을 보아주는 일.

¶일 년 열두 달도 다 사람이 만든 거고 노래도 다 사람이 만든 건데 에누리 없이 사는 사람 있던가?≪박경리, 토지≫


“그럼 ‘할인 매장’ 은 뭐라 하지? 옳지. ‘떨이 가게’ 라면 되겠구나. 아니면 ‘에누리 가게’?”


3. 견적(見積)이란 말

“이번에 우리 학교에서 큰 맘 먹고 컴퓨터 100 대를 사려고 하는데, 견적을 좀 내주시오.”

“예, 당장에 놀랄 만큼 싼값에 견적서를 올리겠습니다.”

흔히 듣는 이 견적이란 말도 일본어 ‘미쓰모리’(みつもり, 見積)의 한자 발음이다. 국어사전을 보자.


3.1. 견적(見積)

[명]어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비용 따위를 미리 어림잡아 계산함. 또는 그런 계산. ‘어림셈’으로 순화.



4. 견적서란 말

그러면 견적서(見積書)는 무슨 말로 순화하였는가?


4.1. 견적서(見積書)

[명] 어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비용 따위를 계산하여 구체적으로 적은 서류. '추산서'로 순화.

 

 


5. ‘스밋도’란 말

“이 스밋도 한 개에 얼마예요?”

“아, 물복숭아 말씀이군요. 두 개에 천 원입니다. 아주 답니다.”

“옛날에는 ‘스밋도’ 라고 했는데...”

한자로 물 수(水), 꿀 밀(蜜), 복숭아 도(桃) 자를 써서 수밀도(水蜜桃)라고 하는데, 일본어로는 ‘스이밋도 (すいみっとう, 水蜜桃)’ 라고 합니다. 순 우리말로는 ‘물복숭아’라고 하지요.”

“실례지만 전직이 선생님이셨어요?”

“아, 예 국어 선생 하다가 정년퇴직 했습니다. 40년 동안 아이들만 가르치다 보니, 손님이 잘못 쓰시는 말도 주제넘게 고쳐드리곤 하는데 죄송하게 됐습니다.”


“죄송하다니요! 선생님 덕분에 좋은 말 배웠습니다.”


6. ‘이야시’란 말

“일본에서 이야시 음악, 이야시 인형, 이야시 향수, 이야시 향화(香花) 등이 대 유행이고 우리나라에도 들어왔다는데, 그 ‘이야시’ 란 말이 무슨 뜻인가?”


“아, 그거? ‘이야시’란 ‘이야스(いやす, 癒す, 医す)’ 즉 병을 고치다, 치료하다, 란 말에서 생긴 명사야. 음악으로 병을 고치고, 인형으로 병을 고치고, 향수로 병을 고치고, 향기 나는 꽃으로 병을 고친다는 일종의 심리요법(心理療法)이라고 하겠지.”


“하여간 일본 사람들은 말 만드는데 천재야. 요새 유행인 ‘원조 교제’ 란 말도 일본에서 건너온 말이라며?”

“왜 아니겠나? 우리나라 매스컴 종사자들이 일본어를 차용해서 쓰려고만 하질 말고 새 말을 주체적으로 만들어 써야 하는데, 수재(秀才) 급들은 거의 법대(法大)로 가서 판검사가 되거나 정치에 입문하여, 여의도 의사당으로 들어가서는 놀고먹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지. 수재들이 언론 매체에 들어가야 하는데.”


“어디 언론계만 나무랄 건가? 목사 세계는 어떤가? 3수 4수 하다하다 못하면, ‘에라 목사나 되자’ 하고 신학을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문제 아닌가?”


“그러니까 ‘이야시’ 란 말도 일본에게 빼앗기는 거야. 성경이야말로 ‘이야시’, 우리말로 하면, 치료법의 최고서가 아닌가! 우리도 이제 이 성경으로 신유목회(神癒牧會) 를 해야 하네.”


“신유목회라? 성경 어디에 그런 게 있나?”

“수도 없이 많지만, 대표적인 것이 데살로니가 전서 5장 16절 이하일세.”


“아하!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정말 항상 기뻐하며, 쉬지 않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하면 모든 병은 다 낫지.”



7. ‘가고’란 말

“아저씨, 하루에 새우 얼마나 잡으세요?”

“많이 잡을 때엔 40 가고 쯤 잡지요.”

KBS의 [6시 내고향] (00. 6. 7.) 에 나온 어부와 리포터의 대화이다. 여기서 말한 ‘가고’ 란 일본어 가고(かご, 籠)이다. 해방된 지 60여년, 일어의 찌꺼기가 너무나도 많이 남아 있음을 실감했다.


8. ‘멸치 다시 국물 맛’이란 말

“야, 그 멸치 다시 국물 맛 끝내주네!”

TV 방송에 나온 ‘다시’ 란 이 말은 일본어 ‘다시지루( だしじる)’ 의 준말로서 ‘맛국물’ 의 뜻이다. 일본어로 ‘다시(だし)’ 란 맛국물을 내는 원료인 멸치, 다시마 따위를 일컫는데, 줄이기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은 그런 재료로 만든 국물을 일컫는 말로 줄여 쓰고 있다.


9. ‘구좌(口座)’란 말

“자네가 급하다니까 빌려는 주는데, 약속한 날짜에 내 계좌에 꼭 입금시켜주게.”

“걱정 말아. 내가 약속 어긴 일 있나?”

“맞아. 자네는 보증수표니까. 부도날 일은 없지.”


“그런데 자네 ‘구좌’ 번호 좀 적어주게.”

“구좌 번호라? 난 구좌 같은 건 없는데.”

“아 사람아, 자네 은행 구좌 말이야.”

“은행 구좌란 말은 62년 전에 왜놈과 함께 사라졌어.”

“난 또…. 구좌란 말이 일본어란 말이지?”


“그래, ‘간죠:고:자 (かんじょうこうざ、勘定口座)’ 의 준말로서 왜정 때 쓰던 말이지. 해방 후 은행 계좌(計座)라고 고쳐 쓰고 있네.”

“미안하네. 내 자네 은행 계좌에 정확히 입금시킬게 염려 말게. 고마우이!”


10. ‘미싱’이란 말

“야아! 이거 ‘씽가 미싱’ 아냐? 참 오래간 만에 보는데 아직도 깨끗한데?”

“아내가 시집 올 때 해 가지고 온 혼수품 제1호일세. 지금도 닦고 기름칠하고 애지중지한다네.”


“그 시절에는 ‘씽가 미싱’이면 최고였지.”

“여보게, 그 ‘씽가 미싱’ 소리 그만 하게.”

“왜?”

“그게 일본식 발음이거든. 재봉틀은 영어로 Sewing machine인데 줄이기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이 앞 단어는 떼어버리고, 미싱(ミシン)이라고만 발음한 거지.”


“그럼 ‘씽가’ 란 말은 왜 붙이나?”

“Singer 회사에서 만든 sewing machine을 왜인들은 ‘씽가 미싱’이라 발음했거든.”


“흔히들 ‘미싱’이라고도 하지 않나?”

“그러니까 고치자는 거지. ‘미싱’ 이란 말은 영어의 machine인데 알다시피 ‘기계’ 란 말 아닌가. 영어로 한다면 sewing machine이라고 제대로 발음해야지. 왜들 쉬운 ‘재봉틀’ 이란 말을 안 쓰고, 말도 안 되는 일본어 찌꺼기를 아직까지 쓰는지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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