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의 찬양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해 지었나니 나의 찬송을 부르게 하려 함이니라"(사43:21)

가슴으로 읽는 동시 꽃피는 지하철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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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읽는 시

2014. 5. 14.

가슴으로 읽는 동시

꽃피는 지하철역

 

입력 : 2014.05.14 05:26

 

가슴으로 읽는 동시 일러스트

 

꽃피는 지하철역

지하철역 이름이 꽃 이름이면 좋겠어
목련역, 개나리역, 진달래역, 라일락역, 들국화역…
꽃 이름을 붙이면 지하철역이 꽃밭 같을 거야.
‘친구야, 오늘 민들레역에서 만날래?’
이 한마디로도 친구와 난 꽃밭에서 만나는 기분일 거야.
지하철을 타는 사람들은 늘 꽃 이름을 부르겠지
원추리, 백일홍, 바람꽃, 금낭화, 물망초…
자주 부르다 보면 사람들도 꽃이 된 느낌일 거야.
‘이번 정차할 역은 수선화역입니다. 다음 역은 채송화역입니다’
지하철 방송이 흘러나오면
사람들이 송이송이 지하철을 타고 내리겠지
사람들한테 꽃향기가 나겠지.

―박승우(1961~ )

 

 

도시에서 살면 하루에도 몇 번씩 이용하는 게 지하철이다. 이 동시는 그런 지하철역 이름이 꽃 이름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꽃 이름을 붙이면 지하철역이 꽃밭 같고 자주 이름을 부르다 보면 사람들은 꽃이 된 느낌이 들 거라고 했다. 지하철역에서 만나면 꽃밭에서 만나는 기분이 들 거라고 했다.

오월의 지하철역은 꽃 이름이 아니어도 어디나 꽃향기가 난다. 노란 모자를 쓴 아이들은 민들레역에서 내리고, 꽃무늬 가방을 멘 아이들은 라일락역에서 내린다. 서로 이름은 몰라도, 서로 가는 곳은 달라도, 나란히 의자에 앉아 사람들은 꽃다발 묶음처럼 서로 어깨를 기대고 간다. '이번 정차할 역은 수선화역입니다.' 안내 방송이 흘러나오는 오월의 지하철역에서 내리는 사람들한테서는 꽃향기가 난다. 오월의 향긋한 꽃향기가.

이준관 | 아동문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