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의 찬양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해 지었나니 나의 찬송을 부르게 하려 함이니라"(사43:21)

[가슴으로 읽는 시조] 세 · 대 · 차 ·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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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읽는 시

2016. 6. 3.

 

 

[가슴으로 읽는 시조]

 

세 · 대 · 차 · 이

  • 정수자 시조시인

 

    입력 : 2016.06.03 03:00

     

     

    [가슴으로 읽는 시조] 세 · 대 · 차 · 이 

     

     

    세 · 대 · 차 · 이


    더울까 차양 달고 추울까 매트 깔고
    오감 자극 딸랑이 지능발달 모빌까지
    동화 속 꽃대궐 같은 아기들의 유모차

     

    강아지 끙끙대자, 엄마가 안아줄까?
    개 닮은 중년부인 쩔쩔매며 둥기둥기
    검은 색 도글라스까지 최신형 개 유모차

     



    벽돌 한 장 태우고 그 무게 반려 삼아
    배를 얹어 밀고 가는 할머니의 헌 유모차
    변명을 늘어놓느라 바람도 숨이 차다

    ―이은주(1965~ )

    도글라스(Dog+Sunglasses)는 애견용 선글라스.  '오뉴월 개팔자'란 말도 있지만 '상팔자' 개는 공원만  가도 널렸다. '반려'가 된 다른 종(種)들.  그럼에도 누구나 웃어주는 아기 유모차와 달리  개 유모차에는 찌푸림이 더러 보인다.  '도글라스까지' 호강 넘치는 반면에  유기견도 많으니 시선이 복잡한 것이다.  그런 중에 더 길게 남는 것은  '할머니의 헌 유모차'다.
    유모차 세 대 차이가 세대 차이의 간극으로 짚이는 우리  사회의 쓸쓸한 이면. 유모차에 기대서라도  바깥바람 쐬는 게 다행이랄까.  '벽돌 한 장'의 무게를 '반려 삼아' 가는  노년이 길기만 하다.  우리가 '변명을 늘어놓'는 동안에도  앓는 소리들은 깊어가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