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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때 활약한 조선 비행기 과학서평 / 조선의 비행기 다시 하늘을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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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대한민국

2016. 9. 1.



임진왜란 때 활약한 조선 비행기


과학서평 / 조선의 비행기 다시 하늘을 날다

실용적인 비행기를 1905년 최초로 제작한 라이트 형제보다 무려 300년이나 앞서, 비행기를 날린 발명가가 있다는 이야기는 선조들이 남긴 여러 서적이 실려 있다.

임진왜란때 무관이었던 정평구(鄭平九)가 왜군에게 포위된 진주성을 비거(飛車)로 날아다니면서 물자를 공급하고, 사람을 구했다는 기록이다.

조선의 비행기 다시 하늘을 날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구전(口傳)을 듣고 한자(漢字)로 기록한 글이라,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내용이 빠졌다. 한 두 가지 책이 아니라 여러 책에 기록된 만큼 사실로 인정을 받지만, 설계도는 물론이고 비행기 제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빠져 아쉬움만 남겼다.

 임진왜란 때 비거로 날아다니며 진주성에 물자수송 

과거 우리나라 과학기술 수준이 이랬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으려면 과학적인 설명이 구체적으로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이 전설같은 이야기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추적한 책은 독자들의 가슴을 콩당콩당 뛰게 한다. ‘만약 정평구의 비행기, 비거(飛車) 기술이 계승됐다면…’ 세계의 항공기 산업은 대한민국이 주도했을 것 같다.

‘조선의 비행기, 다시 하늘을 날다’ (사이언스 북스)를 쓴 이봉섭은 아직 36세의 젊은 나이지만, 어렸을 적부터 비행기 연구에 빠져 직접 비행기를 만들어 본 경험이 풍부할 뿐 더러 항공대학을 졸업한 뒤 현재 러시아에서 박사학위를 밟고 있다. 그가 추정해서 설명하는 내용들의 과학적 근거가 매우 탄탄해서 독자들을 차근차근 설득하는데 무리가 없다.

비거에 대한 여러 고문헌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이규경(李圭景 1788~1856)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 나온 ‘비거변증설(飛車 辨證說)’이다. 오주(五洲), 다시 말해 오대양육대주에 대해 거친 문장으로(연문 衍文) 동양의 문서분류법인 장전(長箋)분류법에 의해 다양한 원고를 모아놓은(산고 散稿), 일종의 백과사전이다.

지금까지 전해진 것만 해도 56권이나 된다. 이 백과사전의 한 항목으로 비거변증설, 다시 말해 비거에 대한 문답식 설명을 해 놓았다.그러나 이규경은 임진왜란 이후 약 240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 백과사전을 지었으므로, 구체적인 부분에서는 여러 가지 다른 요소들과 혼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의 비행기 다시 하늘을 날다1

저자인 이봉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진왜란 당시의 주변상황을 자신의 항공지식과 결합하여 매우 과학적인 추정치를 내놓았다. 이봉섭의 주장이 더욱 신뢰를 받는 것은 자신의 추정을 근거로 비거 모형을 만들어 띄워보았다는 실험결과이다.

 당시 상황 추정해서 모형 만들어 비행에 성공

저자가 모형을 만들어 직접 제작해서 실험한 정평구 비거의 제원과 특징 및 소재는 다음과 같다.

○ 형태는 고체로켓추진체가 달린 글라이더이다.
고체로켓추진체란 당시 군사적으로 사용되던 초기형태의 로켓인 신기전(神機箭)을 말한다.
○ 탑승인원은 무게 75kg 기준 2~3명이다.
○ 실속속도(비행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속도)는 시속 55km이다.
○ 순항속도는 시속 75~80km
○ 비거의 중량은 700kg
○ 최대이륙중량 1t
○ 날개면적 45㎡
○ 익면하중 (wing loading) 1㎡당 22.22.kg
○ 날개길이 19.56m
○ 날개의 가로와 세로 비율 8:1

비거는 항공공학의 최신 개념이 그대로 도입됐다. 현대 비행기 날개의 위쪽은 3:7 지점에 가장 큰 굴곡을 만드는데 이는 양력(揚力)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이다. 비거 역시 유사한 형태를 띄었는데, 이는 정평구가 공학적으로 계산했다기 보다, 우리나라 전통 돛단배의 날개에서 영감을 받았을 것이다.

날개 소재는 경량이면서도 튼튼한 재질을 자랑하는 한지에 옻칠을 했으니 현대적인 개념으로 설명하면 가볍고 튼튼하며 뒤틀림이나 금속피로가 덜 생기는 복합소재를 사용했다.

저자는 정평구의 비행기날개는 돛단배가 돛을 다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저자는 정평구의 비행기날개는 돛단배가 돛을 다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그리고 비거를 조종하기 위해 정평구는 글라이더에서 사용한 것 같이 두 손으로 줄을 당겨 날개를 조종하고, 두 발은 발판을 밟아 꼬리날개를 조종했을 것이다.

10년 넘게 정평구를 마음속에 그리면서 ‘정평구는 임진왜란 때 왜 비거를 만들어 어떻게 사용했을까?’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묻고 추정하고 배웠다.

결국 한 번은 꿈에 정평구로 추정되는 인물을 만나 “고맙네 계속하시게”라는 격려를 들었다.

‘정평구 비거를 완벽히 실제 크기로 복원해서 크고 작은 에어쇼에서 시험비행하자’는 젊은 항공학도의 외침이 실현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