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의 찬양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해 지었나니 나의 찬송을 부르게 하려 함이니라"(사43:21)

해 뜨는 나무 동(東)자는  짐 보따리 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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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유래

2017. 5. 10.



해 뜨는 나무 동(東)자는


짐 보따리 그림이었다


[강상헌의 바른말 옳은글] <75> 나라 이름 東 바로 알기

강상헌 언론인 · (사)우리글진흥원 원장 ceo@citinature.com 
2013년 07월 21일 일요일
 

 

 

우리나라 이름은 대한민국(大韓民國)이다.  예로부터 조선(朝鮮) 청구(靑丘) 고려(高麗) 등과 함께 동국(東國) 또는 해동(海東)이라는 이름도 썼다.

 

동(東)은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이라며 공자(孔子)가 ‘살고 싶은 곳’이라고 했다하여 좀 기꺼운 이름자이기도 하고, 중국인들이 동쪽이나 바다 건너 동쪽(해동) 뜻으로 우리를 부른 이름이기도 하다. 우리는 큰 활[대궁(大弓)]이라고 읽지만, 그네들은 ‘오랑캐’로 읽었다는 이름 동이(東夷)에도 들어있다.

 

신라 문호 최치원(崔致遠)의 글에 일찍 나오고, 고려 동전[주화(鑄貨)] 이름(동국통보)이나 조선 지리서 동국여지승람 등에서 보듯 동국은 우리나라를 이르는 이름으로 오래 쓰였다.

 

사방 중 첫째인 동쪽, 해 뜨는 곳인데다 옛 사람들 생각의 중요한 기준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이치로 봄[춘(春)]의 의미이니 이 글자는 참 상서로운 이미지를 지녔다. 그래서 더 이 글자를 좋아하고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 하지 않았을까?

 

짐 보따리 그림이 동(東)의 초기 글자가 된 것을 설명하는 그림. 이락의(李樂毅) 저, 박기봉(朴琪鳳) 역 한자정해(비봉출판사 刊)에서 인용.

말밑 즉 어원(語源)에 대한 궁리로 이 말을 장엄하게 꾸미고자 하는 시도도 많았다. 즉 東의 어원은 ‘나무에 걸린 해’이고 그 방향인 ‘동쪽’으로 의미가 확대됐다는 설명을 말한다. 선생님도 언론인도 모두 그렇게들 풀어내니 나중 사람들은 당연한 것으로 안다.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어원과 구조(構造)를 혼동한 것이다.

 

갑골문(甲骨文)의 東은 허리에 차는 전대(纏帶)나 짐 자루의 양쪽 끝을 묶은 그림이다. 처음엔 ‘물건’의 뜻으로 만들어졌을 터. 그러다 소리가 비슷한 다른 말의 기호(글자)로 이용되면서 ‘동쪽’ 뜻의 글자가 된 것으로 추측한다. 갈말(학술용어)로는 이를 가차(假借)라 한다.

 

이 글자의 해를 가리키는 일(日)자가 초기문자 갑골문에서는 해 그림이 아니라는 것, 오랜 시간 속에서 자루 그림이 기호로 바뀐 것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그림’은 동서(東西)란 낱말을 지금도 중국에서 ‘물건’이란 뜻으로 쓰는 이유를 보여주는 근거이기도 한다.

 

소리 비슷한 움직일 동(動)자와도 뜻을 나누는 사이다. 문자학자 김태완 교수(전남대 중문과)의 귀띔이다. 말하자면 ‘하늘로 솟구치는(움직이는) 해’라는 뉘앙스를 東자가 품고 있다는 풀이다. 소리와 관련해 뜻을 풀어내는 성훈(聲訓)이라는 문자학의 과거 방식도 이 이름 東의 깊이를 이렇게 더한다.

 

‘나무에 걸린 해’라는 풀이는 나무 목(木)과 해 일(日)자가 겹쳐진 짜임을 설명한 것이다. 끝 묶은 자루 그림의 도안이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모양으로 바뀐 것이다. ‘설문해자’(說文解字)의 새김에만 의존한 그 풀이는 다른 풀이로 바뀐 지 이미 오래다. 설문해자는 나중 글자인 소전체(小篆體)의 모양만 보고 그 뜻을 풀었던 것이다.

 

갑골문의 발견(1899년)은 한자의 본질을 뒤집다시피 했다. 문자학자 허신(許愼)이 서기 100년에 내놓은 ‘설문해자’는 학문적 충실함으로 지금도 존경받으며 인용되지만, 책을 쓰던 그 시기에는 기원전 1000년경의 상(商)나라 문명 유적인 갑골문의 존재를 까맣게 몰랐다. 갑골문은 그때까지의 어원과 구조의 혼동 등 문자의 오류를 바로잡는 계기가 됐다.

 

이 대목, 어원과 구조의 구분은 문자의 형음의(形音意) 즉 모양 소리 뜻을 추출해내는 중요한 실마리다. 어찌 그림이 기호가 되고, 뜻이 바뀌고, 그런 소리로 읽는지를 알려주는 장치인 것이다. 이런 지식이 쌓여 말글의 순도(純度)가 높아진다. 어원은 말의 시발점이고, 구조는 현재의 위치다.

 

어원에 세월의 더께 쌓인 것이 구조인 것이다. 東의 어원이 ‘나무에 걸린 해’라고 하는 것은 행주치마의 어원이 행주산성(幸州山城)에서 왜적(倭賊)과 싸우던 부녀자들이 돌을 나르던 앞치마라고 하는 것과 같은 민간어원(民間語源) 또는 속설이다. 나라사랑 뜻도 있어 얘깃거리로 환영받기는 하나, 사실과 다른 이런 방식은 세상의 이치를 바르게 이해하는데 방해 요소가 된다. 지식의 방법을 말하는 것이다.

 

강상헌 언론인 · (사)우리글진흥원 원장

다만 상식 차원일지라도, 본디(갑골문)를 알지 못한 채 문자의 말밑을 논하는 것은 모래성처럼 위태롭다. 남 앞에 서는 이들의 ‘아는 체’는 세상에 해롭다. 모르는 것 보다 더.

 

 

 

 

<토/막/새/김>

무심코 ‘남한(南韓)’이라고, 특히 영어를 써야 할 때 South Korea라고 우리나라 이름을 대는 이들 적지 않으나 이는 전쟁을 쉬고 있는[정전(停戰)] 상대방의 속칭인 ‘북한(北韓)’에 대한 편의상의 이름일 뿐이다. 슬픈 이름이기도 하다. 배려(配慮)의 마음이 없는 외국 언론이나 우리의 이런 상처를 실감 못하는 외국인들이 그렇게 부른다고 하여 나라의 주인인 우리까지 그리 부르는 것은 줏대 있어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공식(公式) 영어 이름은 The Republic of Korea(ROK)다. 외국에선 ‘코리아’라고만 해도 대개는 넉넉하게 통한다.

 

 

원문보기: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0919#csidxa0126f4b4f9e047b24cdde27f6978c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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