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의 찬양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해 지었나니 나의 찬송을 부르게 하려 함이니라"(사43:21)

자연(自然)과 만물(萬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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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찬송가연구원

2017. 6. 2.

자연(自然)과 만물(萬物)




“할아버지, 영어의 'nature' 를 「자연」이라 번역한 것은 개화기 일본인들의 오역이라더군요. 국어사전의 「자연에 대한 풀이를 보면, 이건 완전히 진화론적 용어예요. 제가 읽을게 들어보세요.”


※자연(自然)


【명】①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우주에 저절로 이루어지는 모든 존재나 상태. ②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저절로 생겨난 산, 강, 바다, 식물, 동물 따위의 존재. 또는 그것들이 이루는 지리적․지질적 환경.


“이 풀이를 보면 「스스로 존재하는 것」, 「저절로 생겨난 것」이 자연이란 말인데, 이 말은 창조주 하나님만이 「스스로 존재하는 분」이시며, 만물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이라고 믿는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의 근본을 뒤엎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목사님 중에도 「하나님이 지으신 자연」이란 모순된 말을 하시더라구요.”


“너 내 손자지만, 진짜 맘에 든다. 어느새 그렇게 깊이 배웠느냐. 장하다.”


“제가 요새 할아버지 서재에서 일본인 야나부 아끼라(柳父 章, 1928~ )가 쓴《번역어 성립사정》이란 책의 번역판을 읽었걸랑요. 거기 보면, 명치(明治) 초기 일본인들은 nature 란 말을 「천연(天然)」이라고 번역했었대요. 그게 nature 의 번역어로서 가장 가깝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 후, 「자연(自然)」이란 말로 번역하는 사람이 나타나고, 다윈의 진화론이 나오자 「자연」이란 말로 통용되었는데, 아주 잘못됐다는 비판이에요. 제 생각도 같아요. 「천연(天然)」이란, 「하늘 天」에 「그렇다고 여길 然」, 그러니까 「하나님이 만드신 것이라 생각한다」란 뜻 아니겠어요? 이걸 보세요.”


※천연(天然)


【명】①사람의 힘을 가하지 아니한 상태. ¶천연 샘물 / 천연 요새 / 천연 보석 / 천연의 맛 / 전복의 천연 색채를 이용한 공예. ②사람의 힘으로 움직이거나 변화시킬 수 없는 상태. ¶천연의 힘.


“천연이란 말이 나왔으니까 생각난다만, 이 할애비가 어렸을 적에 크게 유행한 일본 노래에 「아름다운 천연」, (美しき天然) 이란 노래가 있었단다. 4분의 6박자 32소절, d마이너 A+A 두도막형식인 이 노래를 내 일어로 부를 테니 들어보렴.”






♬․美しき天然

武島羽衣 作詞․田中穗積 作曲


<1절>                        <1절>

空にさえずる鳥の声、       공중에 지저귀는 새들의 노래

峯より落つるたきの音       산 위에서 쏟아지는 폭포의 소리

大波小波とうとうと、       큰 파도 작은 파도 도도하게도

響き絶えせぬ海の音。       끝없이 구비치는 바다의 소리.

聞けや人びと面白き、       들으라 인간들아 재미가 있는

此の天然の音楽を           天然의 아름다운 이 음악을

調べ自在に弾き給う、       만들고 스스로가 연주하시는

神の御手の尊(とうと)しや。하나님의 그 손길 존귀하셔라


<2절>                         <2절>

春はさくらのあや衣(ごろも)   봄에는 사꾸라로 곱게 짠 속옷

秋は紅葉の 唐錦(からにしき)、가을엔 알록달록 단풍잎 비단

夏は涼しき月の絹、            여름엔 시원한 달빛의 모시

冬は真白き雪の布(ぬの)。      겨울엔 새하얀 눈빛의 공단

見よや人びと美しき             보아라 인간들아 이 아름다운

此の天然の織物を。             天然의 아름다운 옷감들을

手際 見事に織り給う            스스로 멋이 있게 직조하시는

神のたくみの尊しや。           하나님의 그 솜씨 존귀하셔라


<3절>                           <3절>

うす墨ひける四方(よも)の山、  희끄무레 먹물 빛 사방의 산들

くれない匂(にお)う横がすみ、  빨갛게 타오르는 바닷물 안개

海邊はるかにうち続く           끝도 없이 펼쳐진 바닷가에는

青松白砂の美しさ。             푸른 솔과 흰모래 아름다워라

見よや人びとたぐいなき         보아라 인간들아 비길 데 없는

此の天然のうつしえを。         天然의 아름다운 이 그림을

筆も及ばずかきたもう           먹과 물감 안 쓰고 그리어내신

神の力の尊しや。                하나님의 그 능력 존귀하여라


<4절>                            <4절>

あしたに起る雲の殿(との)、     이른 아침 피어나는 구름의 궁전

夕べにかかる虹の橋。           저녁나절 걸치는 무지개 다리

晴れたる空を見渡せば            맑게 갠 저 하늘을 바라보면은

あおてんじょうに似たるかな。  그것은 새파아란 천장 같구나

仰(あお)げ人びと珍しき          우러러 바라보라 모든 인간아

此の天然の建築を。              진기한 天然의 이 건축을

広大(こうだい)に建てたもう      넓고도 웅대하게 건축하옵신

神の御業(みわざ)の尊しや。      하나님의 하신 일 존귀하여라


“우와! 할아버지 성악을 하실 걸 그랬어요.”


“이 노래는 명치유신 초기에 작사․작곡된, 그러니까 일본 최초의 창작 양악 창가란다. 3박자 곡으로도 일본 최초이지.”

“할아버지, 이건 찬송가 가사 같아요. 마치 시편 148편을 읽는 것 같아요.”


“맞다. 이 노래는 4절까지 있는데, 매 절 끝줄이 이 노래의 강조점이란다. 모두 이런 말로 끝맺고 있다.”


1절-神の御手の尊しや,         하나님의 그 손길 존귀하셔라.

2절-神のたくみの尊としや,    하나님의 그 솜씨 존귀하셔라.

3절-神の力の尊しや,           하나님의 그 능력 존귀하셔라.

4절-神の御業の尊しや,         하나님의 하신 일 존귀하셔라.



“여기서 말하는 「천연」의 「天」은 하나님을 가리키는 말이다. 야나부 아끼라(柳父 章)의 책 44쪽 이하에 보면 이런 뜻의 말이 나온다.

ㅡ 「학문의 권유」 란 책 첫머리에서 후꾸자와 유끼지(福沢諭吉)는 「하늘(天)은 사람 위에 사람을 만들지 않고, 사람 아래 사람을 만들지 않았다」 라고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하늘(天)」은 기독교의 God의 번역이요, 「사람」이란 Individual의 번역이다.


“이 노래가 일본 찬송가에 실려 있나요?”

“글쎄다. 아직은 Yes 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또 No 라고 하기에도 그렇구나.”


“그런 애매한 말씀이 어디 있어요?”

“최근에 내가 일본에서 주문해온 책이 있는데, 독실한 크리스천으로서 영문학자이며 惠泉女學園大學 은퇴교수인 오오쓰까 노유리(大塚野百合) 여사가 쓴, 《찬미가와 창가 이야기》 「讚美歌․唱歌 ものがたり」 3쪽 이하에 「美しき天然」 얘기가 나오는데, 일본 나가사끼현(長崎縣) 천주교회에서 2002년 이 노래를, 「讚美歌かわり歌」 즉 찬송가 대신 부르는 노래로 쓰게 해 달라고, 작사자의 아들 다께시마 다쓰오(武島達夫)에게 연락이 왔다는구나.”


“작사자가 크리스천이었나요?”

“작사 당시는 아니었단다. 그러나 그의 아내 도나꼬(とな子) 여사가 진실한 그리스도인이었기 때문에 많은 영향을 받았을 거라고 그의 아들이 증언을 했단다. 뿐만 아니라 작사자 다께시마 하고로모(武島羽衣, 1872~1967)가 죽자, 일본기독교단 후지미교회(富士見敎會)에서 그의 장례 예배를 드렸다는 것으로 보아,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세상을 뜬 것은 분명하다. 일본인들은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이 없단다.”

“천주교에서 장차 찬송가에 넣으면 Yes죠. 그런데 No라고도 못하시겠다는 건 무슨 뜻이에요?”


“일본 구세군의 창설자요 초대 사령관인 야마무로 굼뻬이(山室軍平, 1872~1940)는 이 곡조에 맞춰 아래 같은 8절의 찬송시를 지어 부르다가, 1932년판 「救世軍歌」에 넣었는데 그게 'EACC Hymnal' : 122장에 영역되어 채택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성결교회의 이명직(李明稙, 1890-1973) 목사는 일본 유학 시절, 「救世軍歌」에 넣기 이전에 이를 번역하여, 「신증복음가」 126장에 실렸는데, 곡조가 왜색이어서 그랬는지, 당시 유행하던 「용감한 수병」 (勇敢なる水兵)라는 청일전쟁 때 군가 곡조를 채택함으로써, 찬송가가 통일된 1983년까지 60여년간 성결교단에서 애창되었단다. 그러니까 Yes도 No도 아니지.”


야마무로의 8절 가사와 이명직 목사의 번역을 대조해보자.


「日本救世軍歌, 1990」 2장    「신증 복음가, 1919」 126장

<1절>                           <1절>

空かきくもり 地はふるい       천지가 진동하고 햇빛 흐리고

風さへあれて ものすごき       공중에 부는 바람까지 처량해

カルバリ山の 神の子は          갈보리 산상의 하나님 아들

十字架の死を とげ給う。       십자가에 달려서 고난 보셨네


<2절>                          <2절>

三十三年の間を世にいまし     삼십 삼년 동안을 세상에 계셔

盲と唖(おし)と貧しいひと     소경과 벙어리와 빈천한 사람

惨めにおもへし主イェス様     불쌍히 여기시던 주가 오늘날

この苦難どうしてうけたもう。이 고난을 당함은 무슨 연고뇨


<3절>                         <3절>

両手と足に釘うたれ           두 손과 양발에 쇠못을 박고

いばらの冠いただきて        머리에 가시 면류관을 쓰셨네

君は四海のたみぐさ(民草)を  세계상 모든 죄인 심판 당할 죄

救わんために死ぬるなり。    구원해 주시려고 돌아가셨네


<4절>                          <4절>

泣きくずおるるその母を       못 박히는 앞에서 우는 모친을

見でしに残しみ弟子らを       사랑하던 제자께 부탁하셨네

神に任せて君は今              하나님의 뜻을 좇아 우리 주 예수

罪のこの世を去らんとす。     어두운 죄악 세상 잠깐 떠났네


<5절>                          <5절>

情けをしらぬロマ兵は         사정을 알지 못하는 로마병정은

君を柱にうちつけて           주님을 형틀 위에 무례함으로

あざけり笑いその果ては       비웃고 흉보면서 욕하는 중에

衣をくじにて分かつなり。     제비로 의복을 나눠 가졌네


<6절>                           <6절>

二十四組の祭司たち            스물 네 반열 위의 여러 제사와

ちしおに渇く亂民は            주님을 죽이려는 흉악한 백성

歯をかみならし或は又          분내어 이를 갈며 또한 어떤 자

声いと高くののしれり。        큰소리 높이 불러 꾸짖었도다


<7절>                          <7절>

君は己れに仇をなす            그러나 우리 주님 모든 원수 된

罪人のため祈りけり            죄인을 위하여서 기도하신 말

父よ彼らをあわれめよ          아버지여 저들을 불쌍히 보사

彼らを赦し給えよと。          저희들의 모든 죄 용서합소서


<8절>                           <8절>

父よ彼らを赦せよと            하나님께 죄인을 용서하시기

祈れる君が誠こそ              들으심을 간절히 기도하셨네

神の恵みのしるしなれ          주 예수 넓은 사랑 깊은 은혜로

もろ国人の救いなれ。          죄인의 구원을 나타내셨네



“「아름다운 천연」은 일본에서 서양음악으로 작곡된 최초의 노래요, 3박자 곡으로도 일본최초이다. 명치시대까지 일본에는 3박자라는 게 없었다. 작사자 다께시마 하고로모(武島羽衣, 1899-1952)는, 북해도 출신 아내 도나꼬(とな子)의 전도로 예수를 믿어, 일본에서는 드물게 교회에서 장례를 치렀다. 


이 노래는 4절까지 있는데, 매 절 끝줄이 이 노래의 핵심으로서 모두 하나님 찬양이다. 여기 나오는 하나님, 「가미」(かみ,神)에 대해서 요미우리신문(讀賣新聞) 문화부에서 편찬한 「창가와 동요 이야기」(唱歌․童謠ものがたり․岩波文庫, 1999)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 「가미(神)」는, 일본의 정령적(精靈的) 신(神)이 아니라, 서양의 조물주적(造物主的) 하나님을 연상시킨다.”

일본인이라면 모르는 이 없는 이 곡조는, 현재 서커스단의 호객(呼客)용 무드음악으로 쓰이고 있다.”


“작곡자는 누구입니까?”

“다나까 호즈미(田中穗積)란 사람 작곡이다. 그는 나가사끼현(長崎縣)의 사세호(佐世保) 해병단군악대(海兵団軍樂隊) 대장으로서, 시내 셋집에서 살 때 작곡한 것이다. 그는 집주인의 건물을 빌려서 1902년에 사립 사세호여학교를 세우교 거기서 음악을 가르치고 있었다. 


어느 날, 다께시마의 시 「아름다운 天然」이란 시를 발견하고 곡을 붙여 여학교에서 가르친 게 처음이라고 한다. 이 노래는 다나까가 죽은 지 1년 후인 1905년에 처음으로 낱장 악보로 출판되었는데, 여학생들에게서 사랑을 받아 애창되었고, 당시 처음으로 등장한 활동사진의 주제음악으로 이용되면서 대중화되었다고 한다. 이 노래는 일본의 미야꼬부시(都節), 요즘말로는 「요나누끼 단조」로 작곡되었다.”


“아마 일본인들이 지금 작사를 했다면 「아름다운 自然」이라고 했겠지요?”

“맞다. 아까 주제로 돌아가서, 'nature' 를, 우리 성경은 물론, 중국 성경도 「만물(萬物」이라 번역하였단다. 「만물」이란 말은 「한글개역」에 47회, 「한글개정판」에 51회, 「공동번역」에는 66회나 사용되었단다.”


“자연이란 말은 없나요?”

“딱 한 군데 있다. 「싹이 나면 너희가 보고 여름이 가까운 줄을 자연히 아나니….」 (눅 21:30) 이 한 절뿐이란다.”

“「저절로 안다」는 말씀이군요. 할아버지, 찬송가에도 만물이란 말이 많이 나오지요?”


“암, 성경 찬송 어디에도 「자연」이란 말은 전혀 쓰지 않고 「만물」이란 말만 쓰고 있다.”


․온 천하 萬物 우러러 다 주를 찬양하여라

․이 천지간 萬物들아 복 주시는 주 여호와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自然」이란 진화론적인 용어를 쓰지 말고, 天地萬物 ․ 萬物 ․ 天然 ․ 하나님의 동산 등으로 가려 써야 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