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사회

이재봉 2019. 2. 20. 11:29

학위 수여식, 바꿔야 하지 않을까

 

 

                                                                           이재봉 (원광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졸업 철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맘이 좀 불편해진다. 대학에서 졸업식이란 말 대신 학위 수여식이란 말을 쓰기 때문이다.

 

졸업식이든 학위 수여식이든 주인공은 학생이다. 그러나 졸업의 주체는 학생인데, 학위 수여의 주체는 총장이나 학장이다. ‘수여 (授與)’증서, 상장, 훈장 따위를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학사든 석사든 박사든 학위를 받는 사람이 주체가 되어야지 주는 사람이 주인공 아니잖은가. 대학이 쓸데없이 권위주의적이다. 비민주적이기도 하다. 관행 때문에 이 말을 계속 써야 할까.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

 

졸업생이나 졸업자를 학위수여자로 표기하는 것은 더욱 잘못됐다. ‘수여자 (授與者)’증서, 상장, 훈장 따위를 주는 사람인데, 수여자 명단엔 졸업생들 이름을 올린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줄 수 ()’ 대신 받을 수 ()’를 써서 학위수여자 (學位受與者)’라는 말을 올려놓은 인터넷 어학사전이 있는데 억지다. ‘학위 받는 사람이라는 우리말 대신 한자어를 써야 권위가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면 학위 취득자라고 쓰는 게 좋다. 잘못된 관행에 빠져 쉽고 편한 우리말 대신 어렵고 헷갈리는 한자어를 쓰며 유식을 뽐내려다 무식을 드러내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게 되길 기대한다. 지성의 요람이라는 대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