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상식

박샘과미스고 2010. 3. 31. 00:01

여성 비뇨기 질환 예방 & 치료법’
비뇨기과 전문의 최호성 원장이 들려주는
기획·구가인 기자 / 글·장옥경‘자유기고가’ / 사진·지호영 기자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참지 못하는 과민성 방광, 소변이 새는 요실금 증상으로 남몰래 고민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질환들은 적절한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결혼 1년 차 주부이자 직장생활을 하는 김모씨(29). 그는 갑자기 소변이 마려울 때마다 여간 난감한 게 아니다. 장시간 버스를 탈 경우 갑자기 소변이 마려우면 대처하기가 곤란하기 때문에 지방에 갈 때는 꼭 승용차를 가져가며 휴게소마다 내려 볼일을 본다. 때로 영화나 연극을 볼 때는 화장실에 다녀오느라 중요한 장면을 놓치기도 한다. 고민 끝에 산부인과를 찾은 그는 ‘방광염’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한 달여간 치료를 받아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자 다시 비뇨기과를 찾아갔고 결국 ‘과민성 방광’ 진단을 받았다.
“많은 여성들이 ‘비뇨기과=남성 병원’으로 생각하고 비뇨기과가 아닌 산부인과에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콩팥, 방광, 요도, 요관 등 소변과 관련된 기관에 이상증세가 나타나면 비뇨기과로 가야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여성 비뇨기과 전문의 최호성 원장(33)은 산부인과는 질, 자궁, 난소 등 여성 생식기의 문제를 다루는 곳으로 비뇨기과와는 영역이 다르다고 말한다. ‘과민성 방광’의 경우 산부인과 질환인 ‘방광염’과 증상이 흡사해 방광염으로 오진될 가능성이 높지만 방광 내 염증이 생겨 발생하는 방광염과 달리 과민성 방광은 염증과 관계없이 방광근육에 문제가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과민성 방광은 소변을 본 후에도 곧 다시 소변이 마렵고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수반되는 등 방광염과 비슷한 증상을 보입니다. 그러나 방광염으로 오진받을 경우 항생제 치료로 항생제에 대한 내성만 커진 채 고생할 수도 있습니다.”
최 원장은 과민성 방광이 “염증성 질환이 아닌 기능성 질환”이라고 한다. 방광근육이 예민해서 과도하게 수축돼 소변을 내리려는 게 그 원인인데 소변이 방광에 조금밖에 안 찼는데도 방광이 긴장하고 방광근육을 수축시키면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생기게 돼 화장실로 달려가게 된다고. 그리고 이 과정에서 소변을 참지 못하고 지리는 것이 요실금이라고 한다. 나이든 여성의 요실금은 주로 요도를 잡아주는 괄약근이 약한 게 원인이지만 이 경우에는 갑자기 소변이 마려운 것을 참지 못해 새게 되는 거라고.
과민성 방광은 여성 6명 가운데 1명에게 해당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빈뇨(하루 8번 이상 소변), 절박뇨(소변 마려운 기분이 갑자기 강하게 나타남), 야간뇨(수면 도중 2회 이상) 등을 3대 증상으로 꼽을 수 있다. 최 원장은 “유전적인 성향이나 신경계의 이상으로 발병하기도 하지만 스트레스가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또한 임신출산을 경험한 기혼 여성은 물론 미혼 여성에게서도 나타난다고. 과민성 방광에 대한 진단을 위해서는 소변검사를 통해 방광염이나 염증감염 여부 등을 확인한 후 방광 용적과 기능, 방광근육의 유순도(유연성)를 알아보는 검사를 한다.
“대개 과민성 방광 환자는 방광이 수용할 수 있는 소변의 양이 적은 편입니다. 보통 방광이 수용할 수 있는 소변량이 400~500cc라면 과민성 방광 환자는 200cc 정도에 그치죠. 용적이 작기에 남들보다 자주 화장실에 가게 됩니다. 때문에 화장실 가는 횟수를 줄이려고 물을 적게 마시기도 하는데 이는 수분 섭취를 제한해 변비 등 2차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최 원장은 “과민성 방광 환자는 방광 근육이 두껍고 탄력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방광이 수용할 수 있는 용적량에 미치지 않았는데도 중간에 갑작스럽게 수축이 나타나, 소변을 보고 싶게 하거나 곧 싸게 될 것 같은 절박한 기분을 가지게 된다”고 덧붙인다.
평소 골반근육 강화운동, 방광훈련 하면 과민성 방광 치료에 도움
과민성 방광과 요실금은 비뇨기과 치료를 통해 나을 수 있다.
이러한 과민성 방광은 약물과 자기장을 이용해 치료할 수 있다. 약물 치료는 항 무스카린 약물을 투여해 방광 수축을 억제함으로써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고, 옷을 입은 채로 자기장이 흐르는 의자에 앉아만 있으면 되는 자기장 치료는 방광근육을 안정 및 이완시키고 괄약근의 수축을 유도해 방광의 저장능력을 증가시킴으로써 빈뇨나 절박뇨 등의 증상을 줄인다. 보통 3개월 이상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효과가 있지만 상태가 그다지 심각하지 않고 제대로 치료를 받는다면 보다 짧은 기간에 나을 수 있다고. 최 원장은 평소 골반근육 강화운동과 방광훈련을 하면 과민성 방광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골반근육 강화운동은 갑자기 소변이 마려울 때 항문에 힘을 주어 골반근육을 수축시키는 운동인데 이를 통해 방광 수축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또 스스로 배뇨일지를 기록하면서 소변이 마려운 것을 참아 배뇨 간격을 조금씩 늘리는 방광훈련도 도움됩니다.”
더불어 탄산음료, 매운 음식, 신맛이 나는 과일이나 주스, 커피나 녹차 등은 방광근육을 자극해 좋지 않다고 한다. 또한 잠자리에 들기 전이나 자고 일어난 후 좌욕을 하면 증상을 호전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편 최호성 원장은 자신도 모르게 소변을 지리는 질환인 요실금의 원인을 절박성 요실금과 복압성 요실금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절박성 요실금은 과민성 방광으로 인한 증상이며 복압성 요실금은 출산 후 혹은 폐경 전후 골반근육이 약해져서 기침이나 줄넘기, 웃기 등의 행동만으로도 소변이 새는 증상을 말합니다. 20~30대에 요실금이 있다면 절박성 요실금일 가능성이 높고 40대 이후엔 절박성이나 복압성, 그 이상의 연령일 경우 복압성이 많죠.”
복압성 요실금의 가장 큰 원인은 출산. 출산 시 일부 손상된 골반근육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어느 정도 약해진 상태로 남아 있다가 요실금을 일으킨다고 한다. 폐경 또한 요실금의 원인으로 골반근육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여성호르몬이 감소되면서 자연스레 골반근육도 약해진다고.
“복압성 요실금은 과민성 방광과 달리 소변이 자주 마렵지는 않지만 기침, 재채기, 줄넘기, 크게 웃거나 뛰기 등을 할 때 소변이 새며 그 양도 속옷을 적실 정도로 많습니다. 또 복압성 요실금과 과민성 방광이 동시에 있는 경우라면, 두 질병의 증상이 모두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침해도 소변이 새고, 갑자기 마려워 화장실을 가던 중 소변이 새기도 하는 거죠.” 그는 기존에 과민성 방광이 있던 환자가 추가적으로 복압성 요실금이 생기기도 하지만 복압성 요실금이 심한 탓에 미리미리 소변을 보는 습관이 생겨 2차적으로 과민성 방광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한다. 전자의 경우, 두 가지 모두 치료를 해야 하지만 후자의 경우엔 복압성 요실금을 치료하면 2차적으로 생긴 과민성 방광은 저절로 고칠 수 있다고.
최 원장은 “복압성 요실금 역시 과민성 방광처럼 방광근육 이완제나 요도 괄약근 강화제 등의 약물 처방, 케겔 운동, 전기자극 치료 등 골반근육 강화법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체외 자기장 치료로도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 요실금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과민성 방광 자가진단 체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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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한다.
▼ 하루 8회 이상 소변을 보거나 화장실을 너무 자주 다녀 일상생활에 방해가 된다.
▼ 수면 중에 두 번 이상 화장실에 간다.
▼ 어느 장소에 가더라도 화장실의 위치부터 알아두고, 화장실이 없을 것 같은 장소에는 가지 않는다.
▼ 소변이 샐까봐 물이나 음료수 마시는 것을 삼간다.
▼ 화장실에서 옷을 내리기 전 소변이 나와 옷을 버리는 경우가 있다.
▼ 패드나 기저귀를 착용한다.
※이중 한 가지라도 해당되면 과민성 방광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