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공

박샘과미스고 2008. 9. 27. 23:32
안개를 지나오며


 

             
            안개 속에는 차마 말하여지지 못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래서 안개는 우리가 앞을 볼 수 없도록 그렇게 하얀 것이다.
            가끔 참을 수 없는 어떤 이야기들은 안개를 뚫고 우리에게 온다.
            아프게 망설이다 튀어나온 이야기들이 세상속에서 머무는 시간은 짧아,
            진실로 받아들여지지 못한 이야기들은 안개와 함께 영원히 사라진다.

            당신에게도 담아두기엔 가슴이 벅차 안개를 뚫고 나온 이야기들이 있는가?

            이루어지지 못한 이야기가 되어 안개와 함께 가슴에 묻어버려야 했을지라도.
            슬픔, 그리움, 아픔이 많은 사람들이 차마 뱉어내지 못한 이야기로 가득한 오늘
            안개가 가득한 길을 지나오며 내 가슴도 말하지 못한 이야기로 싸하게 시리다.

            삶은 이리도 짧고 빠르건만 왜 우리는 스스로 잊혀진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었을까?
            너무도 많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이리도 쉽게 포기하고 묻어버린 우리의 연약함이 짙다.
            이렇게 진한 안개가 가득한 아침이 오면 나는 가슴에 담아둔 그 이야기를 말하고 싶다.
            안개가 가득한 이 길을 다시는 만나지 않아도 되는 이루어진 신화의 주인공이고 싶다.
            지금까지의 삶은 바로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헤매였던 시간이다.

            간절히 원하는 모든 것들은 애절한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저절로 이루어져 있다.

            보이지 않고 차마 보여줄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하여 줄 이를 만나고픈 오늘 안개가 짙다.
            그러나 이깟 안개쯤은 아무것도 아닌 듯이 진실을 이해하는 사람은 길을 찾아 올 것이다.
            수 없이 많은 안개를 지나 오며 만났던 그 느낌이 오늘 처음으로 내게 말을 건넸다.
            이제 곧 나의 이야기가 수 없이 많은 안개 속을 거니는 사람들에게 들려지게 될 것이라고.
            그러기 위해서 나의 이야기를 진실로 받아들여줄 수 있는 한 사람이 먼저 올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