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박샘과미스고 2008. 2. 17. 14:44
낭만 거제도 예찬

 






겨울의 한복판, 거제로의 여행은 계절의 낭만을 쏠쏠하게 전해 준다. 인적 드문 몽돌해변에서의 산책, 눈앞에 하염없이 펼쳐지는 섬들과 수평선, 한려수도를 오가는 배를 바라보며 음미하는 차 한잔의 그윽함까지 어느 것 하나 쉽게 지나칠 수 없다. 유람선을 타고 나서면 바다의 금강산 해금강과 겨울에도 초록빛을 자랑하는 외도가 거제 여행의 방점을 찍듯 수려한 풍광을 물길 굽이마다에 풀어놓는다. 

글·사진  Travie writer 서동철
취재협조  경상남도문화관광국 055-211-4800   경상남도관광협회 055-283-2500
 
 
해금강 ㅣ 구수한 이야기 따라 흐른다 



선착장을 출발한 유람선은 해금강을 향해 물살을 가르기 시작했다. 겨울 해풍의 차가움이 만만치 않을 텐데도 승객들은 실내의 편안한 좌석을 비워 두고 갑판으로 몰려 나간다. 파랗다 못해 멍이 든 듯 시퍼런 해수면 위로 유람선은 하얀 포말을 만들어내며 나아가고, 멀리서 아련하게 지워질 듯 다가오는 한려수도의 풍경을 눈에 담기에는 창문 하나도 거추장스러웠다. 

배가 속도를 올리자 안내원이 마이크를 잡고 구수한 입담을 늘어놓는다. 유명한 나이트클럽 디제이의 뺨을 올릴 만큼 거침없는 이야기 솜씨가 일품이다. 이야기의 끄트머리 즈음에는 음담패설이 섞여들기 마련이지만 그리 듣기 싫지만은 않다. 구조라선착장에서 해금강까지는 약 20분 정도, 안내원은 이야기 거리가 떨어졌는지 트로트 메들리로 흥을 돋운다. 

해금강의 본래 이름은 갈도(葛島)다. 거제도의 남동쪽 끝자락에 뾰족하게 튀어나온 곳이 있는데 이곳 마을 이름이 갈곶리이고, 지형이 칡뿌리가 뻗어 내린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예로부터 바다의 금강산을 뜻하는 해금강으로 널리 불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마치 거대한 산맥이 해수면 아래로 뻗어나갈 것처럼 해금강의 봉우리가 우뚝하기 때문이다. 

해금강이 다가오자 배는 속도를 늦추고 안내원의 말소리는 빨라지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사자바위다. 이 바위는 해금강의 북쪽 일부가 떨어져 나온 것으로 그 옆모습이 본섬을 우러르고 있는 사자의 얼굴과도 같은 형상이다. 특히 유명한 것이 사자바위와 해금강 본섬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는 일출이다. 떠오르는 태양을 뒤로한 사자바위는 황금빛으로 일렁이는 바다 속에서 거뭇하게 솟아올라와 있고, 머리 부분에 난 나무와 풀들은 꼭 사자의 갈기인 것처럼만 보여 금방이라도 포효할 것 같다. 

해금강 본섬은 멀리서 바라보면 하나의 거대한 바위덩어리로 보이지만 크게 4개의 섬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리하여 보기만 해도 아찔한 십자동굴을 만들어낸다. 4개의 물길이 있지만 배가 드나들 수 있는 것은 북, 동, 남쪽이다. 깎아지른 절벽 사이로 흔들리는 유람선이 과연 동굴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을지 의심스럽지만, 베테랑 택시 운전사의 솜씨를 보듯 배는 전진과 후진을 거듭하며 십자형 물길 한가운데로 들어갔다가 유연하게 빠져나온다. 뱃전과 절벽 아랫자락을 파도가 철썩일 때마다 승객들은 괴성을 내지르지만 어느새 배는 동굴을 빠져나와 있으니 신기할 따름이다. 

다시 유람선은 해금강을 시계 방향으로 돌기 시작한다. 말을 타고 장가가는 모습의 신랑바위, 뾰족하게 솟아오른 촛대바위, 다소곳한 색시바위, 여성의 엉덩이를 연상시킨다 해서 붙여졌다는 처갓집동굴 등 안내원의 설명이 이어질 때마다 무심하게 떠 있던 바위들은 제 나름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여행객들에게 말을 걸어 온다. 

유람선 이용 방법 통영에서 거제대교를 건너 14번 국도를 타고 섬을 가로지르면 거제시의 동남쪽 해안가에 이른다. 이곳 해안가에는 장승포, 와현, 구조라, 학동, 해금강, 도장포 등의 선착장에서 해금강과 외도를 돌아볼 수 있는 유람선을 운행하고 있다. 시기와 날씨에 따라 부정기적으로 출발하기 때문에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용 요금은 구조라선착장의 경우 외도와 해금강을 함께 돌아보는 코스가 대인 1만5,000원, 소인 8,000원이다. 국립공원 입장료(어른 1,600원, 청소년·학생·군경 600원, 어린이 300원)도 승선시 함께 지불해야 한다. 총 이용 시간은 약 2시간30분. 055-681-1188
 
 
외도 보타니아 ㅣ 일상으로부터의 외출

 
유람선은 해금강을 뒤로하고 외도를 바라보며 다시 속도를 올린다. 외도 보타니아는 이제 거제도뿐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이름을 높이고 있는 곳이다. 선인장, 병솔, 코코아야자, 가자니아, 선샤인 등 3,000여 종의 수목이 섬의 지세와 어우러지면서 아름다운 해상공원을 연출한다. 한류스타 배용준과 최지우 주연의 드라마 <겨울연가>의 마지막 장면이 바로 이곳 외도에서 촬영돼 해외 관광객들까지 불러들이고 있어 명실상부한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해금강에서 약 15분쯤 달려왔을까, 한겨울인데도 유난스레 푸른빛을 띤 섬 하나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섬 전체의 수목 가운데 90%가 상록수로 조성돼 있는 만큼 외도는 사시사철 초록빛을 잃지 않는다. 꽃 또한 끊임이 없다. 4만5,000평에 이르는 부지를 뒤덮고 있는 동백나무가 한겨울에도 붉은 꽃망울을 터뜨리기 때문.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외도를 둘러보다 보면 흔하게 마주치는 것이 동백꽃이다. 동백은 제 임무를 마치고 나면 다른 꽃들처럼 꽃잎이 지는 것이 아니라 붉디붉은 꽃 전체가 뚝 떨어져 내려 왠지 섬뜩한 아름다움을 전한다. 

배에서 내려 정문을 지나면서부터 외도에서의 산책은 시작된다. 잘 가꾸어진 나무들과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조금씩 섬의 정상 부분으로 올라가도록 코스가 구성돼 있다. 새하얀 회벽으로 지중해를 연상시키는 건물들과 넘실거리는 바다 저편으로 띄엄띄엄 모습을 드러내는 남해의 섬들, 그리고 공원을 은은하게 감도는 음악은 우리들의 일상을 우리가 떠나온 거리보다 더 먼 곳으로 실어간다. 

약 10분 정도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외도의 상징이랄 수 있는 비너스가든을 만나게 된다. 버킹검궁의 후정을 모티브로 했다는 이곳에는 평평한 대지 위에 새하얀 비너스 상들이 곳곳에 서 있고, 정원수처럼 가지런하게 다듬어진 수목들이 정연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비너스가든 뒤에 자리한 리스하우스는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장소로 비너스가든과 함께 포토존으로 제격이다. 

리스하우스를 뒤로하고 대나무숲을 지나면 시원스레 전망이 펼쳐진다. 이곳 제1전망대에서는 수천 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 동백림이 그대로 남아 있는 외도 동섬을 바라볼 수 있고, 날씨만 허락한다면 대마도까지 내다보인다. 전망대 뒤로는 파라다이스라운지가 자리하고 있어 향기로운 차 한잔을 즐기며 남해의 아련한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내려오는 길에는 찻집과 쇼핑몰을 겸하고 있는 오티스룸이 자리하고 있다. 선착장과 함께 해금강 등이 바라다보여 파라다이스라운지와는 또 다른 전망을 펼쳐놓으며, 외도에서 직접 재배한 허브를 이용해 수공으로 소량 제작한 바디클렌저와 비누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이용 방법 입장료는 외도 선착장에 있는 정문에서 유람선 승선비와는 따로 지불해야 한다. 성인 5,000원, 청소년·군경 4,000원, 어린이 2,500원. 외도는 전 지역에서 음주가무가 금지돼 있으며, 파노라마라운지와 선착장에서만 흡연이 가능하다. 총 관람 시간은 1시간30분 정도.
www.oedobotania.com
 
 

통영ㅣ 그저 스쳐갈 수 있으랴 



현재 부산과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가 건설 중에 있지만 여전히 거제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통영을 거쳐야만 한다. 때문에 여행의 앞과 뒤에 통영 일정을 살짝 넣어주는 것도 거제로의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중앙활어시장 거북선이 둥실 떠 있는 강구안의 통영문화마당 한 편에는 통영 사람들의 생생한 삶이 북적거리는 중앙활어시장이 있다. 둥그런 대야마다에는 어른 팔뚝만한 물메기들이 제철을 만나 펄떡거리고, 은빛 갈치는 햇볕을 튕겨내며 번쩍인다. 

활어를 고르면 그 자리에서 회를 떠 주는데, 말이 뒷발질을 하듯 힘차게 살아 움직이던 물고기가 순식간에 회로 토막나는 그 과단성 넘치는 칼놀림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얼음을 넣어서 상자에 넣어 가면 서울의 수산물시장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싱싱하다니 포장을 해 가도 좋고, 그 자리에서 초장 듬뿍 찍어 입에 넣는 것도 좋다. 

통영옻칠미술관 최근 개관하여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옻칠 전문 미술관이다. 옻나무에서 채취한 칠액을 정제해 만든 옻칠을 주재료로 한 생활공예품이나 예술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옻칠 특유의 광택도 아름답지만 보존성도 뛰어나 천 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휴게실을 겸하고 있는 아트숍에서는 옻칠로 만든 컵, 목걸이, 반지 등을 구입할 수 있어 선물용으로 그만이다. 개관 시간은 4월부터 9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오후 5시까지다. 관람 요금은 2,000원. 055-649-5257  
 
 
■  숙박은 여기가 어떨까?

거제삼성호텔 거제도뿐 아니라 경남을 통틀어 유일한 특1급 호텔이다. 비즈니스호텔다운 모던하고 세련된 분위기의 객실과 지대가 높아 고현만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이 자랑거리다. 내년 3월31일까지 겨울패키지 상품을 운영하고 있으니 저렴한 가격으로 특급호텔의 서비스를 받아 보는 것도 좋다. 겨울패키지 상품에는 2인 조식, 피트니스센터 무료이용권 2매, 각종 관광지 할인 쿠폰북 등이 포함돼 있다. 요금은 2인1실을 기준으로 15만~19만5,000원. 바닷가 전망 객실은 1만5,000원이 추가된다.
www.sghotel.co.kr 

애드미럴호텔 대우조선해양의 거대한 조선소가 자리한 옥포에 자리잡은 호텔이다. 번화한 시내와 가까워 교통이 편리하고 여러 생필품을 구입하기에도 좋다. 나지막한 건물이 편안한 느낌을 주며 널찍한 객실도 장점이다. 헬스클럽과 골프연습장, 퍼팅연습장 등을 갖추고 있으며, 호텔 뒤편으로 3홀의 미니 골프코스까지 마련돼 있다. 요금은 객실 타입별로 11만원대에서 41만원대까지 다양하다.
www.admiralhotel.co.kr
 
 
■  그 밖에 둘러볼 곳

★포로수용소유적공원 거제시 고현리에 자리한 거제도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은 한국전쟁 당시 비참했던 포로수용소의 전말을 당시의 자료를 바탕으로 재현한 곳이다. 실물 크기에 가까운 인형들로 수용소의 생활을 생생하게 전달해 주는 디오라마관에서는 포로들의 절절한 눈빛까지 그대로 표현한 듯해 섬뜩한 느낌마저 들며, 당시 각국의 통치자와 사령관들을 만나 볼 수 있는 탱크전시관을 비롯해 포로설득관, 포로생포관 등 역사교육의 마당들이 펼쳐진다. 거제도 포로수용소를 모티브로 한 영화 <흑수선>의 촬영 현장으로도 사용됐던 포로막사도 자리하고 있다. 관람 시간은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 요금은 어른 3,000원, 청소년·군경 2,000원, 어린이 1,000원. 055-639-8125

★옥포대첩기념공원 임진왜란이 발발한 이후 이순신 장군이 첫 승리를 거둔 옥포만을 기념하기 위한 곳이다. 공원 안에는 역동적인 이순신 장군상이 위용을 뽐내고, 옥포대첩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는 옥포대첩기념관도 자리하고 있다. 공원 내에 있는 기념탑과 옥포루에 오르면 옥포만의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당시 충무공의 승리를 상기해 볼 수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요금은 어른 1,000원, 청소년·군경 600원, 어린이 400원. 055-639-8129

★청마생가 산방산의 아랫자락에 자리한 둔덕면은 한국문학의 거두로 일컬어지는 청마 유치환 선생의 고향이다. 둔덕면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청마 선생의 시 ‘둔덕골’이 새겨진 비석이 서 있으며, 그의 생가를 복원해 놓아 그의 문학에 대한 열정을 기리고 있다. 055-639-3252
 
 
 
거제도‘낭만 드라이브 코스 BEST 6’


거제대교나 신거제대교를 건너 14번 국도를 타고 직진하면 시내로 진입하는 길이다.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인 데다 거대한 조선소를 갖추고 있어 거제 시내에서 겨울의 낭만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대교를 지나 오른편으로 방향을 틀어 1018번 지방도를 따라가는 길은 다르다. 해안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도로는 꺾어지는 길목마다에 아슴푸레한 섬들을 점점이 뿌려놓고, 돌아들어가는 굽이마다에 울창한 동백숲을 펼쳐놓는다. 거제 사람들이 꼽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는 섬의 남쪽에 위치한 망산(397m) 둘레를 도는 비포장도로다. 섬의 남쪽 끝 홍포에서 바라보는 대소병대도 등의 섬들과 일몰이 환상적이어서 일명 ‘홍포의 비경’이라 일컬어지고 있다. 또 학동 몽돌해수욕장에서부터 지세포에 이르는 14번 국도도 언젠가 한 아프리카 왕이 방문해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해서 ‘황제의 길’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한다. 물론 거제 시내를 거쳐 시계 방향으로 같은 코스를 돌아볼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도로가 우측 진행인 만큼 해안가에 착 달라붙어 드라이브를 즐길 것을 권장한다. 이렇게 거제의 남쪽 해안을 따라 도는 길에는 먹거리와 볼거리 또한 줄줄이 이어지니 슬슬 시동을 걸어 보자.


 ⓒ트래비

1. '바람의 언덕'은 제주의 섭지코지를 떠올리게 한다
2. 고소하고 담백한 굴구이 맛 좀 볼까?
 
 
course.1

겨울별미 굴구이 어때?


1018번 지방도를 타고 둔덕면을 지나 청마 류치환의 생가가 자리한 산방산을 끼고 돌면 거제면이다. 이곳 도로변에는 거제의 별미로 꼽히는 굴구이집들이 모여 있다. 짭조름하고 고소한 향을 풍기는 것이 집 나간 며느리는 물론 사돈에 팔촌까지 불러 모을 듯한 맛이다. 더군다나 굴은 겨울이 제철 아니던가. 9월에서 다음해 맛이 좋다고 알려져 있으며, 특히 11월에서 2월까지를 최적기로 꼽는다. 빈혈 치료와 병후 회복, 노화 예방, 신경질환으로 인한 불면증, 피부미용 등 굴의 효능 또한 다재다능이다. 

굴을 양식하는 바다가 훤히 내다보이는 거제면 해안가에는 4개의 굴구이집이 있다. 4인을 기준으로 하는 굴구이 한 판의 가격은 1만5,000원, 여기에 2,000원의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굴죽까지 곁들이면 든든한 한 끼 식사로 그만이다. 이외에도 굴회무침(1만원), 생굴(1만원) 등 다양한 굴요리를 맛볼 수 있다. 거제도굴구이 055-632-9272, 원조거제송곡굴구이 055-632-4200, 해송구이촌 055-633-3722, 옥바우굴구이 055-632-7255


course.2
시심을 담은 차 한잔

굴구이로 식사를 마쳤으니 이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때다. 다시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 동부면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빠지는 비포장도로가 나온다. 동부면 가배리에 위치한 ‘시인의 마음’으로 오르는 길이다. 길 양쪽 풀숲에 내걸린 작고 하얀 현수막에 적힌 시 몇 편을 감상하다 보면 멀리 산방산과 산달도를 바라보고 있는 전통찻집 ‘시인의 마음’을 만날 수 있다. 

탁자 한 켠에는 오래돼 군내가 날 것 같은 문예창작, 이상문학상 작품집 등이 가지런하게 정돈돼 있고, 바다를 향해 난 창문에는 새파란 바다와 하늘이 가득히 담겨져 있다. 실내를 흐르는 음악까지 남다르다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주인 권행연씨가 소설로 등단까지 한 문필가란다. 그녀의 남편 또한 색소폰 연주자로 봄과 여름이면 매주말마다 따로 마련된 작은 무대에서 연주회를 열기도 한다. 매실차, 한방차 등의 전통차가 5,000~6,000원이며, 간단한 식사와 함께 특미요리로 한방오리백숙, 유황오리바비큐(2만~3만5,000원) 등도 맛볼 수 있다. 찻집 아래쪽에는 펜션도 마련돼 있다. 총 7개의 객실이 있으며, 요금은 5만~20만원이다. 055-633-0260


 ⓒ트래비

1. 거제어촌민속전시관의 원통형 수족관
2. 학동해변의 몽돌들은 마치 흑진주 같다
3. 동백숲을 관통하는 드라이브 코스



course.3
아득도 하여라 ‘홍포 비경’

비포장도로에서 다시 1018도로로 돌아와 남하를 계속하면 율포와 탑포를 지나 저구에 이르게 된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난 도로를 따라가면 망산을 왼편에 두고 해안을 도는 홍포의 비경이 쉴 틈 없이 펼쳐진다. 돌멩이와 흙으로 된 비포장도로를 오르는 길은 조심스럽지만 오르막이 끝나는 지점에서 내려다보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탁 트인 전망은 그 모든 수고를 말끔히 지우고도 남는다. 망산의 남쪽 끝에 난 길을 가다 보면 잘 정돈된 전망대가 나타나지만 오르막이 막 끝나는 곳의 바위더미에서 바라보는 전망을 일품으로 친다. 홍포 비경을 제목으로 단 대부분의 사진들이 이곳을 촬영장소로 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은 그냥 지나치기가 쉬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홍포의 비경을 감상하는 데는 정해진 시간이 따로 없지만 아무래도 일몰 때가 최적기다. 왼편으로는 대소병대도가 검붉은 바다 아래로 그림자를 드리우고, 다른 섬들도 검게 제 몸을 웅크리고 일몰을 감상하는 듯 장엄한 풍경을 선사한다.
 
course.4
바람아, 나를 데려가 다오!

여차몽돌해수욕장을 지나 망산을 한 바퀴 돌아 나오면 지방도가 끝나고 14번 국도를 만나게 된다. 이제 섬의 동쪽 편을 따라 다시 올라가는 코스다. 14번 국도를 달리다가 도장포유람선터미널 방면으로 잠시 빠져나오면 일명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를 만나게 된다. 유람선터미널로 좌회전하기 전에 먼저 만나게 되는 신선대는 바닷가에 바짝 다가선 기묘한 형상의 기암괴석들이 수평선을 떠받치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 신선대로 내려가는 길은 나무로 잘 포장해 놓아 바닷바람을 쐬며 거닐기에 좋고, 신선대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홍포의 비경에 비길 만한 것이다. 

유람선터미널 오른편으로 새의 머리 부분처럼 불쑥 도드라져 있는 바람의 언덕은 언뜻 제주도의 섭지코지를 떠올리게 한다. 연중 내내 해풍을 맞아 키가 작은 풀들은 빗질을 한 듯 가지런하고, 목책으로 둘러쳐진 길을 올라 언덕 끝에 올라서면 멀리 외도가 아득하게 바라다보인다. 섭지코지가 <올인> 등 각종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 각광받은 것처럼 <순수의 시대> <이브의 화원> <로망스> <회전목마> 등의 드라마와 영화 <종려나무 숲>이 바람의 언덕에서 사랑을 이야기했다. 왼편의 포구로부터 시작된 시야가 오른쪽으로 가면서 외도를 지나 수평선으로 툭 터지는 전망이 일품인 데다, 오름처럼 봉긋한 언덕에 올라서면 차가운 해풍이 자연스레 둘을 하나로 만들어 주며 머리를 흩날린다. 

course.5
파도소리에 마음이 젖는구나!

도장포에서 14번 도로로 돌아가 북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구불구불하던 길이 쭉 곧아지면서 도로 좌우로 가득하게 푸른빛을 자랑하는 동백림이 이어진다. 이 숲을 지나 학동유람선터미널로 내려서면 흑진주처럼 매끈하고 검고 둥글고 빛나는 몽돌들이 가득한 학동 몽돌해수욕장에 도착하게 된다. 

거제에는 죽림, 덕원, 구조라, 황포, 물안, 구영, 흥남, 덕포 등 해수욕장들이 즐비하고, 몽돌해수욕장도 여차, 농소 등 여러 개가 있지만 그중 학동 몽돌해수욕장을 으뜸으로 친다. 규모가 길이 1.2km, 폭 50m에 달하고, 흑빛으로 반짝이는 몽돌이 여느 해수욕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동안 파도에 씻긴 몽돌들은 어른의 주먹만한 것에서부터 엄지손가락 마디만한 것까지 크기도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밀려들어온 파도는 동그란 몽돌들의 틈 사이사이를 파고들며 포말을 일으키고, 다시 물러날 때는 작은 돌들을 쓸고 내려가면서 몽돌해변 특유의 싱그러운 파도소리를 선사한다. 주의할 것은 반질반질한 것이 예쁘다고 해서 몽돌을 들고 나와서는 안 된다는 것. 감시원이 무심하게 해변을 걷고 있는 듯하지만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으니 귀와 눈으로만 몽돌해변을 즐겨야 한다.
 
course.6

바다를 배우고 체험해 볼까?

섬의 서편 산방산 부근에서 시작된 드라이브가 끝나는 지점인 지세포에는 거제어촌민속전시관이 자리하고 있다. 전시관 이름만 보면 예로부터 쓰여 왔던 어구 정도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쉽지만 의외로 돌아보는 재미가 쏠쏠한 곳이다. 

건물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원통형 수족관에서는 아름다운 산호초와 함께 화려한 색깔의 희귀한 열대어들이 노닐고 있다. 마치 바다의 한 부분을 원통에 담아 떼어 온 듯한 느낌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1층에 위치한 ‘체험의 바다’다. 거제도의 신비한 해저세계를 관찰할 수 있으며, 입체 시뮬레이터를 통해 해양오염의 심각성을 일깨워 준다. 또 ‘부흥의 바다’관에서는 거제의 조선산업을 비롯해 수산양식 장면을 디오라마로 꾸며 놓아 수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여 준다. 

관람 시간은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 요금은 어른 1,500원, 학생 1,200원, 어린이 800원. 055-639-3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