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전통궁중요리

박샘과미스고 2007. 3. 7. 16:03

 

봄나물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되면 여기저기서 파란 새싹들이 솟아난다. 이 싹들은 겨우내 끈질긴 생명력을 간직하고 있다가 채 눈이 녹기도 전에 벌써 활동하는 것들이다. 우리 몸도 겨울잠을 자듯이 웅크리고 생활하면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지 못한 때문에 면역력이 약해진 것을 느끼곤 한다. 그러기에 초봄에 돋아난 새싹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인 것이다.

이러한 봄나물은 뜨거운 물에 데쳐먹거나 된장을 풀어 끓여먹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삶지 않고 생으로 버무려 무쳐먹는 방법이 영양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다. 잘 씻은 다음 너무나 세게 문질러서 모양이 이지러지지 않도록 하고, 너무 뜨거운 물로 삶아서 물러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또 강한 양념을 하여 나물 고유의 향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봄 제철 나물로 우리의 식탁도 차려보고, 겨울동안 다양하지 못했던 음식을 고루 접하며 영양을 섭취하는 것은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우리 몸을 다스리는 아주 좋은 방법임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 이른 봄에 돋아난 식물들이 어떤 면에서 우리 몸에 좋은지 알아보기로 하자.


1. 쑥

쑥은 쌍떡잎식물로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에 분포되어 있으며 양지바른 언덕에서 잘 자란다. 향긋한 냄새 때문에 국산허브의 원조로 불리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의 대표 봄나물이라 할 수 있다. 비타민C가 풍부해 감기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칼슘과 철분도 많아 산성화 체질예방에도 탁월하다. 신체 저항력을 길러주는 칼슘, 섬유소, 엽록소 등이 풍부하며, 비타민A의 전구체이면서 항암효과가 좋은 배타카로틴도 함유되어 있다.

이른 봄에 나는 여린 순은 쑥국이 제격이며 쑥버무리도 좋은 간식이 된다. 쑥떡과 쑥 부침개도 입맛을 돋우는데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다. 날씨가 더워지면 일반음식으로 먹기가 부담스러워지는 때 말려서 약재로 사용하기도 한다. 해열과 해독에 효과가 있으며, 구취와 복통에도 효과가 있고, 혈압강하에도 뛰어난 약재이다.

특히 부인병에 특효가 있어 생리불순이나 자궁출혈 치료에 쓰인다. 약재용은 단오에 뜯어 말린 것이 가장 약효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단군신화에도 나오듯이 곰이 쑥을 먹고 인간으로 환생한 것은 그만큼 여성성에 좋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 자란 쑥은 낫으로 쓱쓱 베어 말렸다가 여름철 모깃불에 사용하면 상쾌한 향과 함께 모기를 쫒을 수 있다. 거친 쑥은 줄기 채 목욕물에 넣어 사용하거나 증기욕을 하며 좌욕도 많이 하는 등 가까이 있어 여러 가지 용도로 쓰인다. 


2. 미나리

차가운 성분으로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감기에 걸렸을 때도 사용할 수 있다. 쑥과 같이 혈액순환을 도와 혈압강하에 좋으며 미나리 즙으로는 동상을 치료하는데도 쓰인다. 대표적인 효능은 해독작용인데 간경화, 간염, 황달에는 탁월한 음식이다. 복국을 끓이는 데는 반드시 미나리가 포함될 정도로 궁합이 맞는 음식이다.

따라서 술 마신 뒤의 숙취해소, 간장의 균형유지 등에 사용된다. 지혈작용이 있어 소변출혈, 자궁출혈, 월경과다증, 잇몸출혈 등에 좋고, 변비해소, 부종의 치료에 효과가 있다.

요즘은 자연산보다 인공으로 재배한 미나리가 더 많은데 겨울철 차가운 논에서 얼음과 함께 자라는 것은 그만큼 강인한 생명력을 대변해준다고 할 것이다.

미나리는 알카리성 식품으로 잎과 줄기 모두 사용한다. 미나리나물, 미나리초무침, 미나리오징어회 등으로 요리를 하기도하며, 찌개에 넣어 향을 느낄 수도 있다. 


3. 두릅

두릅은 두릅나무의 새순을 말하는 것으로 목말채, 모두채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땅두릅과 나무두릅으로 나눈다. 땅두릅은 봄에 땅에서 돋아나는 순을 잘라낸 것이며, 나무두릅은 나뭇가지에서 자라는 새순을 자른 것이다. 요즘은 자연산 나무두릅은 양이 적은 관계로 땅주릅을 재배하는 방식으로 채취하고 있다. 하우스를 지어 나뭇가지를 꺾어 심은 뒤, 땅에서 올라오는 두릅을 따는 방식이다.

두릅은 단백질이 많고 지방과 당질, 무기질, 섬유질, 인, 칼슘, 철분, 비타민B1, B2, C 등이 많다. 또 사포닌이 들어있어 혈액순환을 돕고, 피로회복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만성 신장질환으로 몸이 붓고, 소변을 자주 보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으며, 혈당강하로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뜨거운 물에 데쳤다가 차가운 물에 담가 쓴맛을 제거한 후 음식을 만든다. 두릅 산적을 하기도 하는데 나물로 무쳐 먹는 것도 좋다.  고추장에 진간장, 식초, 설탕, 통깨를 넣어 만든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맛도 별미다. 나중에 먹기 위하여 소금에 절이기도 하며, 냉동시켜 보관하는 방법도 있다. 


4. 고사리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오랫동안 생명력을 이어 온 식물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생명력에는 어떤 고유의 성분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역설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양치식물 고사리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뿌리는 굵고 둥글며 옆으로 자라므로 여기저기서 땅위로 잎이 돋는다. 산불이 난 뒤에 가장 먼저 올라오는 풀은 바로 고사리다.

봄에 아직 피지 않은 어린 것을 삶아서 식용으로 사용하는데,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하고 국에 넣어 먹기도 한다. 야생 고사리는 유사한 종이 많아서 직접 채취하기에는 주의하여야 한다. 한방에서는 어린 순을 약재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뇨작용을 하며, 열독을 풀어준다고 알려져 있다.

항간에 정력 감퇴제라는 속설이 있으나 이는 조리법에서 차이가 난다. 고사리는 원래 음기가 강한 식품으로 알려져 있고, 비타민B1을 파괴하는 성분, 발암물질 등 고유의 독성이 있다는 연구보고서도 있다. 따라서 고사리는 반드시 삶거나 끓는 물에 데쳐서 먹어야 한다. 끓이기 전에 하루정도 불려서 끓이고, 식힐 때에도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담근 후 사용한다.

이런 과정에서 몸에 해로운 성분은 모두 없어지게 된다. 한국음식의 조리방법과는 달리 서양에서는 삶아먹는 습관이 없기 때문에 고사리가 독성 식물이라는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게 된 것이다.

단백질과, 칼슘, 칼륨 등 무기질이 풍부하며 산성다당류가 보체계를 활성화시켜 저항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보통 감기에 걸리면 일주일 정도에 낫게 되는데 그 이상 오랫동안 고생하는 사람들은 이 저항능력이 약화된 사람들이다. 면역기능 강화작용을 하는 미나리는 본초강목에는 오장의 부족한 것을 채워주며 독기를 풀어준다고 알려져 있다.


5. 달래

동요에서 고추먹고 맴맴, 달래먹고 맴맴 하던 달래를 말한다. 매콤하면서 알싸한 맛을 준다. 특히 칼슘이 많아 빈혈을 없애며 간장기능을 개선해주는 효과가 있다. 불면증개선, 정력증진에 좋으며 위염개선에 좋은 약효가 있다. 비타민C가 풍부하며 부신피질 호르몬의 분비조절에 영향을 주고, 피부노화 예방효과도 있다.

영양소의 파괴를 막기 위하여 삶거나 찌는 것보다 식초를 약간 넣고 버무리는 방법이 가장 좋다. 너무나 쇠어 매운 맛이 강하다면 국에 넣거나 전을 붙여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달래오이무침을 하기도하고 달래김치를 담그기도 한다.

외떡잎식물로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에 속하며 실파 또는 쪽파와 비슷하다. 한방에서는 밑줄기 통을 소산, 야산, 산산이라고도 하는데 다시 말하면 작은 마늘, 들마늘, 산마늘이라는 뜻이다. 여름철에 토사곽란이나 복통치료에 쓰이며, 종기와 벌레물린데 사용한다. 협심통에는 식초를 넣고 끓여서 복용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지에서 자란다.


6. 냉이

냉이는 쌍떡잎식물로 겨자과의 두해살이식물인데 땅 위로 잎이 퍼지는 것과 달리, 곧은 뿌리를 내리고 산다. 우리가 자주 먹는 냉이는 근생엽인데 이는 새의 날개처럼 잎의 가장자리가 깊게 갈라지는 모양을 하고 있다. 겨울동안 땅에 납작 엎드려 살면서 견디는 모양이 마치 장미꽃을 보는 것과 같다하여 로제트라고도 한다.

날씨가 풀리면 냉이의 중심부에서 줄기가 올라오고, 그 줄기에서 잎이 나기 시작하는데 이때는 외떡잎식물 특유의 모양대로 잎의 아랫부분이 줄기를 감싸는 형태가 된다. 이 잎을 경생엽이라 하며 우리는 이른 봄에 뿌리 쪽의 근생엽을 캐서 나물로 먹는 것이다. 

냉이는 단백질 함유량이 많아 소화기관이 약하고 몸이 허약한 사람에게 좋은 식물이다. 칼슘, 철분이 풍부하고 비타민A가 많아 생리불순, 코피가 자주 날 때나 산후출혈이 있는 경우에 복용하면 좋다. 눈을 맑게 해주며, 밥맛을 회복시켜주어 노인들에게 좋으며, 간 기능이 약화된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독특한 향이 있어 국에 넣으면 입맛을 돋우고 냉이초무침, 냉이나물, 냉이된장국, 냉이전 등으로 먹는다. 데쳐낸 것을 잘게 썰어 나물죽으로 끓여 먹기도 하며, 한방에서는 이뇨제, 지혈제, 소화제, 지사제, 숙취해소제 등으로 사용한다.

일명 나숭게, 나생이라고도 불린다. 냉이는 줄기와 잎은 물론이며 뿌리까지 같이 넣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봄철 춘곤증을 예방하는데 대표적인 식품이다. 냉이를 삶을 때는 너무 오래 삶아서 향이 떨어지고 색과 맛이 변하지 않도록 살짝 데친 후 찬 물에 빨리 식히는 것이 좋다.  


7. 취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에 약 70여종이 자생하고 있다. 혹은 취나물, 또는 동풍채라고 불리기도 하는 취는 약 24종을 먹고 있는데 보통은 참취를 가장 많이 채취하고 있다. 그 외에도 개미취, 각시취, 미역취, 곰취, 분취, 수리취, 단풍취, 바위취 등이 있다.

요즘에는 자연산 외에도 재배하기도 하는데 종자번식과 포기나누기 모두 가능한 식물이다. 산나물의 왕으로 불리는 취는 살짝 데쳐서 쓴 맛을 없앤 후 양념으로 무치거나 볶아 먹어도 좋다. 단백질, 칼슘, 인, 철분, 칼륨, 비타민C, 아미노산 등이 풍부하고, 비타민B1, B2, 니아신 등도 함유한 알카리성 식품이며 맛과 향이 뛰어나다.

감기예방과 두통치료에 효과가 있어 현기증치료에 사용되고, 진통제로도 탁월한 취는 한약재의 일종이다. 하루 5~10g을 장복하면 당뇨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8. 봄동

봄동은 봄에 나는 배추를 말한다. 딱히 봄동이라는 품종은 없으며 겨울을 나는 배추가 더디 자라고 생육 환경상 잎이 두꺼워지며 옆으로 퍼져 결구가 완전해지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영양분의 결집이 더 많으며 섬유질 함유량이 많아 맛이 다른 것이다.

비타민 A, C가 많으며 식이섬유가 많아 장 건강에 좋다. 칼슘, 칼륨 등의 무기질도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이다. 육질이 좋아 사각거리며, 씹는 맛이 김장김치의 무른 맛과는 다른 것을 느낄 수 있다. 아미노산이 있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더해져서 겉절이나 쌈으로 먹으면 일품이다. 대강 썰어서 밥이나 국수와 비벼먹는 맛도 빼 놓을 수 없다.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열이 많은 사람에게 좋고, 섬유질은 변비치료와 미용에 효과가 좋다. 봄동 나물, 봄동 겉절이, 봄동 된장찌개, 봄동 샐러드 등으로 먹으면 좋다.


9. 씀바귀

씀바귀는 이름으로 풍기는 이미지처럼 쓰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일명 산고돌배기라고도 하는데 쓴 채소라는 뜻의 고채, 산고매, 소고거, 소고매, 소고맥채, 은혈단, 칠탁련, 활혈초, 황과채, 황서초 등으로 불린다.

쌍떡잎식물 국화과의 여러해살이식물인데, 냉이처럼 줄기에서 자라는 잎이 있고 뿌리에서 자라는 잎이 있다. 강한 쓴 맛이 있고 잘라보면 흰 즙이 나오는데 이는 진정제로 쓰인다. 해열, 해독, 건위, 조혈, 소종 등의 효능이 있으며 허파의 열기를 식혀준다.

예로부터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고 하였던가. 이 씀바귀 역시 이로운 점이 아주 많다. 설사를 멎게 하고 부기를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고, 요로결석을 치료하는 기능도 있다. 뱀에 물린 상처나 괴사한 살을 밀어내고 새살을 돋게 하며, 강장 강정제로, 식욕부진, 이질, 간경화, 유방염, 구내염, 항종양, 오심, 오장보, 낭습진, 타박상, 외이염, 종기 등을 치료하는데 사용한다.

최근에는 골수암 세포를 억제하는 항암효과와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효능이 있다고 보고 된 바도 있다. 성분으로는 칼슘, 철, 비타민 함량이 시금치보다도 훨씬 많아 면역력을 키우고 생기를 불어 넣는데 효과적이다.

이른 봄에 어린잎을 먹는데,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진정 안정제로 쓰이지만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하기 쉽다. 따라서 몸이 차가운 사람, 설사를 잘하는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약용은 달여 마시면 되며, 식용은 우려내서 쓴 맛을 제거한 후 먹는다. 뜨거운 물에 데쳐서 고돌배기 나물이나 고돌배기 김치를 담가 먹기도 한다. 봄철에 고돌배기를 많이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기도 하다. 이는 식욕을 돋우는 역할도 하지만 위장을 튼튼히 하기 때문에 여름에도 입맛을 잃지 않는다는데 기인한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