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시계

ㅡ그날을 위한 앨범

31 2020년 10월

31

간이역(詩)/석불역(지평) 꽃밭에서

꽃밭에서 송 찬 호 탁란의 계절이 돌아와, 먼 산 뻐꾸기 종일 울어대다 채송화 까만 발톱 깎아주고 맨드라미 부스럼 살펴보다 누워 있는 아내의 입은 더욱 가물다 혀가 나비처럼 갈라져 있다 오후 한나절 게으름을 끌고 밭으로 나갔으나 牛角의 쟁기에 발만 다치고 돌아오다 진작부터 곤궁이 찾아온다 했으나 마중나가진 못하겠다 개들 고양이들 지나다니는 무너진 담장도 여태 손보지 않고 찬란한 저 꽃밭에 아직 생활의 門도 세우지 못했으니 비는 언제 오나? 얘야, 빨래 걷어야 겠다 바지랑대 끝 뻐꾸기 소리 다 말랐다 ㅡ『차갑게 식힌 햇살』, 시와반시. 2018. 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