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유거(禪墨幽居)

소소한 일상적 삶을 사유의 장독에서 삭혀낸 낭만적인 글과 이야기

19 2021년 01월

19

사랑방 담화 도로를 걸으며

길을 걷다가 도로의 좌우를 본다 그러라고 양 눈이 있는 것이다 오른쪽은 양지바른 산이다 왼쪽은 하천이 흐르는 음지의 산이다 왼쪽 산의 응달져 어두운 골짜기에 하얗게 얼음이 얼어있다 움푹 패인 골짜기 안에도 높은 곳과 낮은 곳이 있고 아래로 아래로 흐르던 물이 몸이 뻣뻣해져서 얼어붙어 있다 빛과 그림자가, 볕과 그늘이, 밝음과 어둠이, 따뜻함과 추위가 서로 대비되며 함께 공존한다 나는 그 사이를 걸으며 양쪽을 두루 살핀다 살피며 생각하는 뇌에도 좌우가 있어 생각을 달리하니 의문과 놀라움이 생긴다 가는 길에는 왼쪽에 있던 것이 오는 길에는 오른쪽에 있다 가던 길을 돌아서 오는 일이나 좌우가 바뀌는 일이 당연하지만 그 당연함을 새롭게 받아들인다

18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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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눈 내리는 날의 상상

사람들을 환호하며 기쁘게 할만한 굿이 없을까? 하늘이 가진 천상의 신비로 마법을 펼쳐 사람들을 선도할만한 이벤트가 없을까? 옥황상제의 뜻을 받은 구름의 신이 명한다 일찌기 볼 수 없었던 지상 최대의 쇼를 펼치리라 온 세상을 순백의 이상향으로 만들리라 하늘의 옷은 바늘자국이 없는 법이려니 거대한 솜이불로 지상을 덮으리라 구름들은 산산조각을 내어 백설로 변신하여라 소리없이 솜이 내린다 도둑의 발걸음처럼, 토굴에 든 선사처럼, 간밤에 내리는 눈은 신비를 행하는데 야단법석을 부리지 않는다 고요한 침묵은 온갖 음악보다 감동적이다 하늘의 하사품은 새의 깃털처럼 가볍고 경쾌하게 내려온다 장독의 덮개에, 초목의 우듬지에, 새들의 윗 날개에, 아이의 모자 위에 쌓이며 서서히 백색 드림이 완성되어 간다 마법의 탄성은 새벽..

17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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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데스 매치의 열광

뛰어난 목소리와 감성을 가진 탁월한 가수들이 노래를 부른다 나는 노래를 들으며 삶의 즐거움과 흥겨움, 비장한 슬픔에 잠긴다 가히 우리나라는 노래 열풍이다 나는 노래만을 듣는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열풍의 이모저모를 사유하기도 한다 경연을 하는 방식으로 몇 라운드를 통과하는 방식과 1:1 데스 매치라는 방식에 주목해 본다 모든 스포츠에서 채택하는 가장 일반적이고 치열한 방식이다 심사위원들의 점수 누계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권을 주는 방식은 한 동화를 연상케 한다 보물은 값지지만 하나일 뿐이라 오로지 한 사람만이 쟁취하는 것이다 여기서 경쟁의 원리는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선택이라는 대전제가 있다 보물로 상징되는 목표, 이상, 낙원을 찾아서 떠나는 주인공이 몇몇 단계를 거치며 꿈을 이룬다는 점이다 매 단계마다 ..

15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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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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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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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곡의 글방 나는......나는

나는 다중적인 얼굴과 마음을 지닌 묘한 사람! 내 안에 도사린 바위의 정령들이 내 PC를 기습하여 또아리를 들고 있는가 하면 내 낡은 고물차를 타고 원시로 가는 퇴행의 길로 역주행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나는 엿보기를 좋아하는 스파이! 마치 피터팬처럼 겨드랑이에 날개를 달고 경계의 문턱을 넘나들기를 좋아하지 내 안에 머무는 일이 따분하면 슬쩍 창 밖에서 나를 훔쳐보곤 하지 눈이 오는 날 아프리카의 소년이 되고 아침의 커텐을 열며 지구라는 행성으로 파견된 첫날의 설렘을 도모하지 나는 반란을 도모하는 반역자! 레코더판처럼 돌아가는 일상에서 탈출하여 미지의 거리를 방황하는 난민이 되곤하지 온 동네 사람들이 공들여 쌓은 탑을 무너뜨리고 길을 피해 고독의 땅으로 무한정 걸어가곤 하지 묘하기도 한 삶의 여정! 꿋꿋이 ..

09 2021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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